• 패트 과정 자유당의 폭력·감금행위,
    "저항권 행사" vs "국민을 바보로 보나"
    윤소하 "피고발인들 전원 출석 조사 받는 게 상식"
        2019년 11월 15일 12:54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자유한국당의 폭력, 감금 행위에 대해 여권의 불법 사·보임에 따른 “저항권 행사”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국민을 또 한 번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가 벌어진 지 7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8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후 검찰청을 나서면서 “자유한국당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당시 충돌의 직접 원인이 여권의 불법 사·보임이었다며, 헌법에 보장된 저항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설훈 민주당 의원은 15일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사보임에 따른) 저항권이 말이 안 된다는 걸 전 국민이 알고 있는데 원내대표란 분이 어떻게 저항권 운운할 수 있느냐”며 “그동안 사보임은 수백 번 있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경우만 시비를 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회의를 방해한 건 분명하고,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회의장 앞에 드러눕고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하는 것을 다 봤는데 잘못했다고 해야지, 그걸 아니라고 우기고 저항권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또 한 번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보임 문제로 아무리 해석상에 다툼이 있더라도 (폭력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이 야당일 때) 박근혜 정부 당시 열 몇 시간을 의사장에서 발언한 것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의사진행방해를 하자고 해서 그런 거다. 우리가 바보라서 열 몇 시간을 그렇게 단상에서 연설을 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사보임 문제는 바른미래당의 사안이었다. 자유한국당에서 (사보임 때문에 저항권 행사 차원에서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 자체도 안 맞다”며 “(나 원내대표가) ‘내가 책임진다’고 했는데 책임질 일이 있다면 분명히 책임져야 하고 본인만이 아니고 60명이 전원 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사보임 문제로 당시의 폭력 사태를 덮으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사보임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의원을 감금하고 드러누워서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불법이고 훨씬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당시 사보임 문제는 국회 사무처와 국회의장이 이미 유권해석을 내려서 가능하다고 판단한 사안”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주장에 반박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사보임을 핑계로 저항권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책임 회피용”이라고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따라 저항권을 가질 수 있는데 역으로 이런 이야기를 물어보고 싶다. 황교안 대표가 공안검사였던 시절에 양심수들의 저항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한, 제대로 된 역사가 있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면서 어제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모의지시를 전면 부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은) 당내 정치용 플레이라고 본다”고 주장하기도 햇다.

    그는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나 원내대표가) 책임지는 건 좋은데, 피고발인들은 정범이 됐든 공동 정범이 됐든 전부 검찰에 출석을 해서 조사를 받는 것이 상식”이라고 짚었다.

    검찰 조사 받고 나오는 나경원 자유당 원내대표(방송화면)

    반면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저항권을 주장한 것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홍문표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여당 혼자서 통과할 수 없는 선거법을 결국은 야합으로 사보임을 했고, 그 후에 국회의장이 편법적인 사회를 보면서 이와 같은 상황(폭력, 감금)이 벌어졌다. (충돌 상황이 벌어진 원인을) 수사관들에게 논리적으로 잘 말해서 상당히 납득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사보임을 인위적으로 해서, 그리고 (다른 야당들을) 친여권을 만들어서 이걸 밀어붙이려고 했고 국회의장까지 가세해서 편파적인 사회를 봤다”며 “우리로서는 헌법에 보장된 저항권밖에 더 있나”고 했다.

    홍 의원은 “사보임 문제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사보임은 의미가 없다”며 “이번 패스트트랙의 문제는, 집에 강도가 들어면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몸싸움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이 당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폭력 사건으로 인해 고발 등 수사대상에 오른 국회의원은 110명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이 60명, 더불어민주당 39명, 바른미래당 7명, 정의당 3명 등이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경찰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