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세, 개봉관 싹쓸이 법으로 막는다
    2006년 08월 14일 03: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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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이 1천만 관객 돌파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대형 영화 1~2개가 영화상영관을 싹쓸이해 문화 다양성을 해치는 영화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안이 발의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하나의 영화가 멀티플렉스에서 최대 30% 이상 상영관을 점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내주 초 발의한다. 비상업적인 독립영화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예술영화 등을 상영할 대안영화관 의무설치도 포함된다.

   
▲ 서울시내 한 대형복합영화관이 영화 ‘괴물’을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천영세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생방송 토요일>에 출연, “영화 ‘괴물’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추어 최단기간 흥행속도를 올린 것도 있지만 사상 유례 없는 숫자의 개봉관을 장악해 관객을 ‘괴물’처럼 빨아들일 수 있게 한 한국영화산업의 구조도 추동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영화 ‘괴물’은 1,600개 상영관 중 620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돼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상영관 개봉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천 의원은 “대박을 내는 서너 편의 영화가 한국영화의 양적 성장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한국영화의 다양성, 즉 질적 성장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면서 “하나의 영화가 4~5개의 스크린을 차지해 영화의 다양성을 해치고 관객의 선택권을 축소시켜 결국 한국영화산업의 획일화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8개 상영관을 가진 멀티플렉스는 2개관에서만, 10개 상영관을 가진 멀티플렉스는 3개관까지만 한 영화를 중복 상영할 수 있다.

천 의원은 “왕의남자의 경우, 20%가 안되는 스크린을 점유했지만 천만관객을 훌쩍 넘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며 “다른 영화의 개봉을 가로막는 압도적인 개봉관수가 아니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규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천 의원은 8개 이상 스크린을 가진 멀티플렉스에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대안상영관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적용될 경우, 현재 예술영화관 10여 곳에 추가로 90곳에 달하는 대안상영관이 생긴다. 천 의원은 “봉준호 감독이 제안한 ‘마이너리티 쿼터제’로 볼 때 약 6% 마이너리티 쿼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 의원은 “멀티플렉스의 스크린점유율 제한이나 마이너리티 쿼터는 한국영화산업을 질적으로 높이자는 취지인데, 영화산업 자체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질적 성장은 논할 수조차 없게 된다”면서 스크린쿼터의 회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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