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균 사망 345일째
    정부, 약속 지키지 않아
    김용균 특조위-국가인권위 권고 외면···추모 분향소 설치, 농성 돌입
        2019년 11월 11일 04: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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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용군 노동자 1주기를 한 달 앞두고 발전사 노동자들이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를 비롯해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발전사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는 권고안을 냈지만 정부여당이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는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위험의 외주화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고를 듣고 있다”며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던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나”라고 반문했다.

    연대회의는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가 목숨을 잃은 지 345일째”라며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고 김용균 동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곽노충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후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정규직 전환 사각지대 점검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구성된 김용균 특조위는 지난 8월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분야의 직접고용 등을 골자로 하는 22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정부여당도 이듬해 2월,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시행 책임과 정규직 전환의 조속한 실시, 노무비 착복 없는 지급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정부는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김용균 특조위 진상조사 결과와 권고안에 대해 정부는 아무 대답이 없다.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정규직 전환 완료와 노무비 삭감 없는 지급 역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균 특조위가 주요하게 지적한 하청업체의 노무비 착복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부는 그간 노무비 착복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업체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상정비의 경우엔 정규직 전환마저 거부하고 있다.

    앞서 김용균 특조위는 경상정비업무분야에서 하청업체의 노무비 착복률이 5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으로 지정을 검토하는 한전산업개발의 경우 52.2%로 조사 대상이 된 업체 중 착복률이 가장 높았다.

    연대회의는 “정부는 고 김용균 노동자가 했던 발전소 업무인 연료환경설비운전 분야의 경우 직접노무비 전액 지급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하청업체(한전산업개발)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는 여전히 노무비를 착복하는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노무비가 삭감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발표가 있었지만 9개월이 지나도록 발전소의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업체는 원청인 발전사로부터 받은 직접노무비를 노동자들에게 전액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김용균 특조위의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고 버티는 정부의 행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과도 엇갈린다. 인권위는 지난 5일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안’을 통해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분야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 끔찍한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동자들은 절박한 마음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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