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정치권력보다 '무서운'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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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14일 10: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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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저가발행을 통한 편법증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박성재)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최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장남 이재용 상무를 직접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도 내비쳤다.

    이상은 14일자 대다수 조간들이 전한 내용이다. 비중과 무게중심은 저마다 달랐지만 ‘검찰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비공개 조사했고,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상무도 곧 조사할 방침’이라는 점은 거의 대부분 공통적이다.

    KBS ‘뉴스9’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 공개소환 방침 보도

       
      ▲ 8월13일 KBS <뉴스9>  
     

    하지만 13일 방송3사 메인뉴스에서 이 내용을 보도한 곳은 KBS 밖에 없다. MBC와 SBS는 관련 내용을 전하지 않은 채 모두 침묵했다.

    KBS는 이날 <뉴스9> ‘공개소환 방침’에서 "삼성그룹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비공개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제 관심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환, 특히 공개 소환 여부에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검찰에 출석한 시점은 지난주 목요일. 한 달 넘게 소환에 불응했던 홍 전 회장은 법조비리 수사에 관심이 쏠린 틈을 타 비공개로 조사를 받았다"면서 "이제 남은 핵심 피고발인은 이건희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상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등 3명. 이재용 상무의 그룹 경영권 확보라는 큰 그림에서 이들이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가 남은 수사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KBS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검찰에서 어떤 내용으로 수사를 받았는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늘자(14일) 조간을 보면 검찰은 △에버랜드 주주사인 중앙일보가 1996년 에버랜드가 발생한 전환사채를 인수하지 않고 포기하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이나 비서실과 모종의 논의가 있었는지 △이건희 회장이 98년 홍 전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보광그룹에 중앙일보 주식 51만9000주를 무상 증여한 것이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한 데 따른 대가였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SBS, 관련 내용 전혀 언급 없어

    하지만 MBC와 SBS는 이날 관련 내용을 리포트로 전혀 처리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스포츠중계권을 둘러싼 ‘보도전쟁’의 와중에도 MBC 이상호 기자의 ‘X파일’ 선고공판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해 주목을 받았던 SBS는 물론이고 ‘X파일’의 한 축인 MBC도 이 문제에 침묵했다. 이유가 뭘까.

    지난해 발행된 <시사저널>의 보도는 두 방송사의 ‘침묵’과 관련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 조선일보 8월14일자 8면  
     

    <시사저널>은 지난해 9월 발행한 추석합병호(830·831호)에서 14개 주요 방송사·신문사의 광고매출액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시했다. 이른바 광고로 비판기사를 막는 삼성의 ‘언론관리 비법’을 보도한 것이다.

    <시사저널>이 한국광고데이터(KADD) 자료를 근거로 광고매출액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4위는 서울신문(17.1%, 59억8500만원), 경향신문(16.7%, 63억2900만원), 문화일보(15.1%, 40억8300만원), 한겨레(14.6%, 61억34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진보적인 매체로 알려진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삼성광고 의존도가 동아일보(5.6%)·중앙일보(5.0%)·조선일보(4.1%)의 광고의존도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삼성 광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언론

    하지만 비율이 아니라 실제 삼성그룹 광고액으로 따지면 결과는 달라진다. 조선·중앙·동아에 비해 경향·한겨레 등의 전체 광고매출액은 300∼400억 원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광고 매출액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보면 중앙일보(124억5800만원), 조선일보(119억4400만원), 동아일보(117억8100만원) 한국일보(95억3800만원) 순이다.

       
      ▲ 한국일보 8월14일자 8면  
     

    MBC(593억2000만원)·SBS(549억6800만원)·KBS2(510억9600만원) 방송3사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14개 주요매체 전체를 살펴보면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이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주요 신문·방송사들은 보도를 할 때 삼성의 광고를 통한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허나 그래도 이해할 수 없는 것 하나. 오늘자(14일) 조간들은 이 내용을 대부분 보도했다는 점이다. 삼성에 대한 광고의존도가 방송사보다 훨씬 큰 ‘작은 신문’들도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연간 매출액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MBC SBS가 이 문제에 침묵한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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