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부터 서로 딴소리,
    자유-공화-변혁 동상이몽
    사전교감 없이 급작스럽게 제안돼
        2019년 11월 07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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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총선을 앞두고 통합을 위한 보수진영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인 6일 보수대통합을 제안하자마자 유승민계인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신당 창당기획단을 출범하는 등 통합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변혁 회의를 열고 신당기획단 출범을 공식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장은 권은희‧유의동 의원이 맡기로 했다.

    앞서 전날인 6일 황 대표는 “범자유민주세력이 분열하지 말고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변혁과 우리공화당 등에 통합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보수대통합 논의에 임하지만 신당 창당 추진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변혁 회의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국당이 제가 얘기한 보수통합의 세 가지 원칙,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며 “보수 재건을 위해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거다. 그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혁에 참여하고 있는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통합보다는 혁신이 먼저”라며 “혁신 없는 통합은 선거용 야합에 불과하고, 혁신 없는 통합으로는 보수 재건도 공염불”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제시한 보수통합의 원칙을 강조한 셈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실정으로 보수를 떠났던 중도층이 아직도 보수에게 돌아올 기미가 없다. 이런 국민들 마음을 움직여서 떠났던 분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혁신밖에 없다”며 “그런데 혁신도 하지 않고 통합부터 한다면, 국민들은 ‘선거 때 눈속임으로 표나 받으려는 잇속밖에 없는 모리배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적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정강 정책도 다 바꾸고 이를 실천으로 보여둬야 한다. 총선에서 실천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사람에 대한 문제”라며 “따뜻하고 정의롭고 공정하고 책임지는 보수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영입하고 공천하는 것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혁과 자유한국당, 우리공화당이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제안한 유승민 의원은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유 의원은 “우리공화당이 탄핵에 대해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보수재건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며 “그걸 무조건 아우르고,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이긴단 생각은 옳지 않다. 그 점에 대해선 우리공화당보다 자유한국당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도 “우리공화당에 대해선 얘기할 것도 없는 게 어제 그분들은 일성으로 ‘결사반대’ 비슷한 말씀을 했다.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탄핵5적을 정리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공화당은 통합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 통합을 할 리가 없는 분들이기 때문에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도 변혁과의 통합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보수대통합에 왜 반대하겠나. 그런데 보수대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를 골라내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사탄파’가 잘못했다고 하고 이제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겠다고 하고 해도 될까 말까인데 지금 우리가 잘못한 게 뭐냐, 이런 식으로 나가면 그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그것이 (보수대통합의) 아젠다로 올라와 있어야 하고, 그것에 관해서 어떤 합의를 우리가 이끌어 내야만 보수대통합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유승민 황교안 홍문종

    황 대표는 이번 보수대통합 제안마저 ‘정치 아마추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통합의 주체인 변혁-자유한국당-우리공화당 사이에 사전 물밑대화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통합은 수없는 물밑 접촉을 통해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 사이에 개략적이나마 큰 그림에 대한 합의를 먼저 이루고 국민들 앞에 모양새를 갖추는 방식으로 공개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고 공식협의체부터 만들면 합의 도출도 어렵지만 합의 도출 과정에서의 갈등과 이견들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돼서 통합의 효과가 다 사라져 버린다”고 우려했다.

    황 대표가 물밑 접촉 없이 갑작스럽게 보수대통합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통합을 처음 해 봐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홍문종 대표도 “동상이몽들을 하고 있는데 아무 사전 준비 없이, 교감 없이 황교안 대표가 질러 버려 굉장히 당혹스럽다”며 “황교안 대표 입지가 상당히 많이 좁아지고 있으니 외부에 아젠다를 만들어서 당내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한 것 같다. 이런 조언을 누가했는지 모르겠지만 잘못 조언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내에서 나오는 보수대통합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황교안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국면전환용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 논의가 이뤄져도 그 과정에서 벌어질 지분 싸움이나 통합 이후 공천 문제로 잡음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민주당은 과감한 물갈이를 통해 젊은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한다. 선거는 변화를 추구하는 당이 이기게 되어 있다”면서 “자유한국당 황교안식 통합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다 공천을 보장해야 통합이 된다. 결국 총선은 실패하게 될 것이고 황교안은 대통령 후보에서도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황교안 대표는 어떻게든 대통령을 해보려 하는데 리더십 문제 등으로 수렁에 빠졌다. 그래서 보수대통합이라는 기치를 든 것”이라며 “위기 탈출용 보수대통합론은 결국 실패를 할 것이고 황교안만 자꾸 나락으로 빠져갈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에게도 이번 보수대통합 제안이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보수대통합을 하려면 ‘자기가 출마를 하지 않겠다’, ‘대권 후보를 하지 않겠다’는 희생 아래서 뭉치자고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희생의 각오를 밝히지 않았다”며 “‘박근혜 강을 넘자’고 하는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오세훈, 김무성 등 기라성 같은 차기 대선 후보들과 통합을 하면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고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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