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업계에도 FTA 협상원문 전면 공개"
        2006년 08월 11일 10: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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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국내 이해당사자 및 전문가는 물론 국회 한미FTA특위 소속 의원들에게도 협상 원문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협상 원문을 관련 업계에도 전면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1일 단독입수한 미국측 업체 자료를 바탕으로, 미측이 협상원문을 업계에도 전면 공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련 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국내 정보공개 수준이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수준이며, 미국측 역시 협상원문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 범국본이 공개한 미국 업계 자료
     

    범국본이 이날 공개한 자료는 미국의 한 제약업 관련 협회가 ITAC(Industry Trade Advisory Committee)3에 제출한 의견서다. ITAC3는 미국 통상법에 규정되어 있는 22개의 기술별/부문별 자문위원회 가운데 의약품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범국본은 "이 의견서는 미국내 수백개 기업의 연합체로 구성된 모 협회가 한미 양측이 협정문 초안을 교환하기 11일 전인 06년 5월 9일에 ITAC3에 제출한 것"이라며 "이 의견서를 제출한 협회는 ITAC3의 정식 회원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 의견서는 한미FTA 협정문 초안을 검토한 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내용은 "의약품 허가를 위해 제출한 자료의 독점권, 특허기간 연장, 의약품 허가 과정의 특허 연계 등"에 대한 것이다. 협회는 특히 미국 측이 만든 한미FTA 협정문 초안의 특정 조항의 문구 수정까지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의견서는 "미국-한국 FTA 협정문에 대한 몇 가지 수정을 제안한다"고 하면서, 지적재산권 장 제9조의 "동일 또는 유사 품목"에서 "유사 품목"이란 표현은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제8조의 (7)(a)-(b)항은 특허기간 연장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남희섭 범국본 지재권 분야 공대위원장은 "이는 본 공개 문서를 작성한 협회가 미국측이 준비한 한미FTA 협정문 초안 전체를 보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한국 정부와 협상단의 주장과 달리 미국측은 광범위한 민간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관련 분야의 이해당사자들에게 초안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위원장은 "본 공개 문서는 한국 정부와 협상단이 그 동안 협상문 공개를 기피하면서, 그 근거로 제시했던 해외 사례 및 미국의 상황 등에 대한 주장이 명백히 거짓이었음을 확인시켜주는 구체적인 증거"라며 "한국 정부 역시 ‘최소한’의 정보 공개 수준인 한미FTA 협상문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범국본은 이날 성명서에서 "국회 한미FTA 특위는 아직까지도 협상 정보를 어떻게 열람하고 국민에게 이를 공개할지 제대로 된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와 여야 정당은 대국민 정보통제 요식절차로 전락한 특위활동을 중단하고 새로운 특위를 조속히 재구성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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