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24일 총파업 예고
By tathata
    2006년 08월 10일 04: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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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오는 23일까지 산별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일 고려대, 한양대병원과 이대의료원 등 113개 3만2천361명의 명의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전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21일 파업투표 결과에 따라 세부 투쟁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는 24일 중노위가 직권중재를 회부할 경우, 민주노총과 함께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돌입할 것도 경고했다.

하지만 노조는 “쟁의조정신청과 파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노사간 합의한 매주 수요일 교섭은 진행할 것”이라며 “사측의 자율 타결 의지가 확인되면 다양한 교섭을 통해 파업 전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교섭 타결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산별교섭, 사측 ‘버티기’와 ‘시간끌기’로 일관

보건의료노조가 이처럼 파업보다 교섭에 중점을 두는 데에는 사측이 그간 교섭에서 ‘시간끌기’와 ‘버티기’로 일관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총파업이라는 선전포고를 통해 사측을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내재돼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월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3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노사는 핵심쟁점에서 이견접근을 거의 이루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사용자 단체 즉각 구성 ▲임금인상 9.3% ▲산업별 최저임금 88만원 ▲비정규직 사유제한 및 즉각 정규직화 ▲교대근무자 노동조건 개선, 육아휴직 3년 보장, 직장보육시설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사용자단체 구성은 3자에 위임하고, 비정규직은 일부만 단계적 정규직화를, 임금은 동결하거나 1.8%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산업별 최저임금이나 나머지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부분은 비용문제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측은 교섭 중 임금인상 부문 등 핵심쟁점에 대한 수정안을 그동안 제출하지 않았으며, 교섭위원들 간에 교섭의무를 서로 미루면서 교섭을 해태해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올해로 산별교섭 3년차를 맞이하며, 산별교섭 정착에 최대한 역점을 두었으나, 사측의 산별교섭 기피로 인해 연착륙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사측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노무사를 교섭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노조의 반발을 샀다. 올해에도 사용자측은 노조의 반발을 무릅쓴 채 노무사를 교섭위원으로 선임하여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

조정 및 직권중재 대비, 최저수준 교섭안 제출

사측이 산별교섭을 ‘해태’해왔다는 것은 노조가 공개한 문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공개한 사측 대외비 문건인 ‘대외비-2006년 산별교섭 대응방안’에 의하면, 사측은 지난 17일 사전대책회의에서 “노조의 조정신청이 3주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보건의료노조가 바라는 수준의 산별교섭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명시하고 있어 사측이 의도적으로 불성실 교섭을 이끌어왔음을 알 수 있다.

또 “요구안별 심의를 진행하게 될 경우 요구안 심의방식은 ABC 등급이 아닌 산별기본 협약부터 하자고 요구하여 심의를 하되 실질적인 의견접근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적시돼 있어 애초부터 교섭 의지가 없었음을 드러냈다.

특히 직권중재를 사전에 계획하고 유도한 흔적도 보인다. 사측은 “사측 요구안을 제시할 경우 산별합의 수준을 낮추는 효과와 함께 향후 중노위 조정 시 조정수준을 낮추는 효과, 산별교섭 진행의 적절한 완급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재돼 있어 직권중재에 대비하여 ‘최저수준의’ 교섭안을 제시했음을 알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사측의 이같은 직권중재 유도가 산별교섭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24일 총파업을 통해 산별협약을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파업은 “새로운 노사관계와 산별적 노사관계를 만들려는 개혁 세력과 아직도 (직권중재와 같은) 구시대 악법에 의존하여 기업별 노사관계와 구시대 관행을 유지하려는 보수 세력과의 한판 승부”라고 규정하고, “총파업 이후 진정한 산별투쟁을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묻는 분리타격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노사관계는 산별노조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데 사용자는 여전히 산별교섭과 협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반쪽짜리 산별’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번 보건의료노조 파업은 산별교섭의 방향과 전망을 찾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파업으로 인한 환자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실과 수술실, 분만실 등 특수부서에는 필수인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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