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남북경협, 의존에서 협력 구조로 바꾸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 관광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남북 경협을 의존에서 협력으로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미 협상에서 남북 경협을 논의할 때 북한의 지분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24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선임자들의 잘못된 의존 정책’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니까 사업권을 내주고 그 사람들이 사업을 해서 얼마 주는 돈을 받는 그런 식의 소위 처분만 바라는 사업 방식은 이제 끝내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남북 경협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지분을 높일 수 있다. 북한이 내놓은 땅 또는 부지 같은 것을 값으로 치면 북한이 지분을 상당히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 경협에 대한 북한의 지분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북미 협상의 의제로 남북 경협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봤다. 특히 대미 협상 실무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대동한 채 금강산 시찰에 나선 것도 “(남북 경협 문제를) 미북 간의 협상 의제로 만들겠다는 의지”라는 설명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9.19 평양 공동선언 등을 믿고 금년 신년사에서 ‘대가 없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은 바로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이 계속 견제를 하는 바람에 실천이 되지를 못했다”고 짚었다.
미국으로 인해 남북 경협이 좌절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한국 압박 전술을 편다는 게 정 수석부의장의 해석이다. 그는 “한국을 일종의 고육지계로 쓴 거다. 한국의 팔을 비틀어서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이 이래도 이것을 붙들고 있을 거냐,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그런 일종의 고도의 압박 전술”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했으면, 남북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트럼프도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을) 막지는 못했을 거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협상을 하면 미국은 웬만해서는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이번 기회에 대통령 간의 통화를 하든지 한미 간에 좀 밀도 있고 강도 높은 정상급 협상을 해서 결론을 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