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통권, 조중동 '치고' 한경서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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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09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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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하는 시점 이후 주한미군을 추가 감축하겠다’는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놓고 9일자 조간신문의 논조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조선일보·동아일보는 이 소식을 지난 7일자부터 연재를 시작한 ‘한미 동맹 위기론’ 기획과 연계해 비중있게 다뤘으며, 중앙일보도 기획지면을 편성해 논조를 같이했다.

반면 한겨레는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면 수구언론이 이를 확대하고 있다’며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울신문과 경향신문도 미국의 이 같은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며, ‘동맹위기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조선·동아 ‘동맹위기론’ 절정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주한미군 규모 더 줄일 수도">라는 기사를 배치하고, 미 국방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한미동맹에 매우 나쁜 신호" "미국이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을 가져갔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소리" 등 한국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전했다. 또한 지난 7일부터 3회에 걸쳐 연재 중인 ‘무너지는 동맹, 흔들리는 안보’ 기획면(4-5면)에서도 워싱턴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전시작통권 반환이 ‘동맹의 균열’ 수준을 넘어 ‘동맹의 종결’을 부를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8월9일자 4면  
 

   
  ▲ 동아일보 8월9일자 2면  
 

특히 5면에서는 <신뢰 추락→군사갈등→외교마찰 악순환>, <점점 벌어지는 한·미 관계, 뒤에서 웃는 중·일>, <노 대통령 ‘작통권 환수’ 공개 거론만 14차례> 등의 기사를 배치해 한·미 동맹위기의 책임이 노무현 정부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작전권 환수 표현은 국민 속이는 정치 선동>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미국은)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선전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한국정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3면에 조선과 같은 날 연재를 시작한 ‘워싱턴 중도파가 보는 한반도와 한미동맹’이라는 기획면에서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끌어안으려고만 했다. 어리석었다"라고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당위론의 허실>이라는 기사에서는 전시 작전권 환수가 안보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사설에서는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제목 아래 "임기가 1년 반 밖에 남지 않은 정권이 벌이는 ‘안보 도박’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가슴은 불안하고 암담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앙도 ‘동맹위기론’ 동참

중앙일보도 1면 머리기사인 <"전작권 앞당겨서 이양 주한미군 더 줄일 수도">에서 미 국방부 당국자 발언을 전했으며, 그 바로 하단에 <‘능력 있든 없든 전작권 이양’ 미국, 노무현 정부에 화낸 것>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는 워싱턴의 군사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부시 행정부가 한미 동맹보다 자주 국방을 강조하는 노무현 정부에 화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을 전했다.

   
  ▲ 중앙일보 8월9일자 4면  
 

이어 4면과 5면 양 면에 걸쳐 ‘한·미 갈등인가’라는 제목의 기획면을 잡고, <‘갈등 책임은 노무현 정부에’ 못박기>와 <미 "전투기 사격훈련 못하면 한국 뜬다">라는 기사를 각각 실어 한국정부의 잘못으로 인해 주한미군 감축까지 예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동맹위기론’ 보도 정면 반박

반면 한겨레는 조중동의 이 같은 ‘동맹위기론’ 보도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조를 보였다. 한겨레 역시 1면 머리기사로 <"작전권 넘기면 주한미군 추가 감축">이라는 미 국방부 당국자 발언내용을 보도했으나, 3면에서는 <"기술적 조정일뿐" 확인 속 한국 내 갈등 부추길 뜻도>라는 기사를 통해 미 국방부가 한국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기사에서 한겨레는 "이번 발언에 대해선,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 부담 협상에 이어 주한 미공군의 대체사격장 제공 문제에서 미국 쪽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한국 안의 갈등을 이용하려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면의 <미 은근히 불만 토로하면 수구언론 "동맹훼손" 압박>이라는 기사에서는 "미국이 뒤에서 은근히 불만을 토로하면 수구 언론과 야당이 나서서 ‘안보 위기’와 ‘동맹 훼손’이라며 정부를 압박한다. 전직 국방장관들까지 나선 것도 과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몇 년째 계속되는 양상"이라며, 조중동의 ‘동맹위기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사설에서도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의 ‘정치화’를 경계한다>는 제목으로 "야당과 일부 보수세력은 진정으로 국익을 생각한다면 이 사안의 정치화를 자제하기 바란다. 별 문제 없이 진행돼 온 미국과의 협의 틀을 깨려는 것이 정말 누구에게 이로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서울·경향도 "’동맹위기론’ 신중해야 "

서울신문과 경향신문도 이러한 한겨레의 논조와 유사한 시각을 보였다. 경향은 <작통권 환수 불안 부풀리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은 우리뿐 아니라 미국의 이해에도 맞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다. 작통권 환수로 그런 이해가 단번에 무너지지 않는다"며 한미 안보연례협의회를 두달 앞둔 지금 동맹위기론은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5면에 작전권 환수문제 관련 기사로 <"한국 군사력 지속적 증강이 선행조건"> <미가 ‘군사동맹 재조정’ 밝힌 배경은> 등을 배치하면서 "일부에서는 미국이 대북 억지력에 필요한 비용과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고 주한미군의 동북아 중심축을 일본으로 옮긴 뒤 그 여력을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으로 소진된 본토병력에 충원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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