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고통을 소비하는 자들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환구시보의 '반대파'와 '폭도' 규정
        2019년 10월 15일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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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복면금지법’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홍콩의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법률 정도로 다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환구시보가 아래 본문에서 ‘반대파’와 ‘폭도’를 구분하고 있음에 독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복면금지법에 반발하는 홍콩인들(방송화면)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누가 홍콩의 고통을 소비하며 올가미를 씌우나

    2019-10-07 02:30 (현지시각)

    홍콩의 반대파들이 조직한 일요일(10/6) 시위는 참가자 수가 그들의 기대에 훨씬 못 미쳤지만, 폭도들의 만행은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새로운 히스테리로 나타났다. 특히 일요일에는 여러 명의 일반 홍콩인들이 폭도들로부터 난폭한 폭행을 당했고, 그 중 한 택시기사는 실신할 때까지 맞았으며, 여자 연예인 마티루(Ma Tai-Lo)는 머리가 찢어지고 피를 흘렸다. 폭도들이 던진 화염병에 맞아 몸에 불이 붙은 기자도 한 두 명이 아니다. 홍콩 전철은 금요일 밤 큰 피해를 입어 토요일에 지하철 전 노선 운행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서방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이 같은 폭력 활동에 침묵하는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홍콩정부의 <긴급법> 발동에 의한 <복면금지법> 시행을 앞장서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미국과 서방 언론은 전력을 다해 <복면금지법>을 공격하며 각종 방식으로 그 법에 대한 홍콩인들의 ‘저항’을 부추기고 있다. 그들은 홍콩의 반대파들을 도와 <복면금지법>이 “심각하게 민심을 잃고 있다”는 거짓 여론을 조장하면서, 폭도들의 기를 돋우어 그들의 기고만장한 기세를 이어가게끔 하려하고 있다.

    지금은 광범위한 홍콩 시민이 눈을 밝게 씻고 집단적인 정치적 감성지수를 보여줄 때이다. 현재 홍콩은 글로벌 도시로서, 특히 국제금융센터로서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질서와 공공안전이 존재하는가? 지하철은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없고, 은행과 상가는 정상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본토의 표준말을 쓰는 사람들은 안전감을 상실하였으며, 홍콩 현지인들도 뜻밖의 재난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인가? 이러한 홍콩이 정말 여러분이 원하던 것이었나?

    <복면금지법>은 홍콩인의 시위 권리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홍콩을 무너뜨리고 있는 그 같은 폭력 활동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폭력 범죄가 복면으로 엄호되며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입법은 광범위한 시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질서를 재건하려는 선의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도 반대파 의원들은 집단적으로 이 법을 저지하고 있으니, 그들도 홍콩 시민인데 이 선의를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 말인가?

    우리는 홍콩 미래의 근본과 직결되는 주요문제가 걸린 일에 있어선 그들 중 몇몇은 시비곡직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그들의 하나같이 가지런한 반대는 여전히 전형적인 정치게임이지 도의적인 행동은 아니다. 그들은 명백히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을 전체 홍콩인들의 공동 이익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펠로시 같은 정치인들은 더 악랄하다. 생각해 보라, 만약 <복면금지법>이 정식으로 시행되고 홍콩의 상황이 갑자기 바뀌면 그들이 얼마나 실망할지를! 중미 무역전쟁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워싱턴 일부 엘리트들의 대중국 악의가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의 급진 정치인과 언론이 무엇 때문에 홍콩 질서의 회복을 환영하겠는가? 또한 그들이 홍콩의 폭도들이 ‘저항’하도록 계속 부추겨 홍콩의 혼란을 이어가지 않도록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미국사회와 홍콩사회의 가치관이 어느 정도 같은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양측의 이익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중국과의 대국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현재의 미국 정치 엘리트들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필요치 않으며, 홍콩이 얼마나 민주적인지도 그들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 그러나 홍콩을 베이징을 상대할 수 있는 적당한 카드로 삼으면서,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를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워싱턴 일부 사람들에게는 가장 만족스러운 일이다. 이는 국제정치의 ABC(기초)라고 할 수 있는데, 몇몇 급진적인 홍콩인이 기본적인 냉정함을 회복하기만 하면 쉽게 이 점을 파악할 수 있다.

    홍콩의 반대파는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반대해야 한다”는 식의 정당정치로 장난질을 치고, 미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홍콩인들의 근본 이익을 해치는 국제정치로 장난을 하고 있다. 이 두 세력이 홍콩 여론을 조작하고 홍콩인들을 기만하며 믿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중 앞에서 경찰을 습격하고, 정견을 달리하는 시민을 때리는 일은 민주라는 표지가 붙여져 의협심의 발현으로 묘사된다. 이는 홍콩 사회의 집단 이성과 지혜를 모욕하려는 심도 깊은 우롱이다.

    홍콩의 주말은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의 시간인데, 그것들이 이 도시의 연속되는 악몽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정상적인 사고 논리가 홍콩의 여론공간으로 돌아오고, 홍콩인들의 이익이 뚜렷이 식별되고 표시되도록 하자. 누가 홍콩과 친근하고, 누가 홍콩의 고통을 즐기고 있는지, 또 누가 홍콩에 함정을 파고 있는지, 이러한 문제는 결코 모호해서는 안 된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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