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노조 경고파업 돌입
    노사합의 이행, KTX-SRT 통합 등 요구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처우개선 합의도 1년째 안 지켜
        2019년 10월 11일 11: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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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노조가 총인건비 정상화, 안전인력충원 등 노사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11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철도공사 및 정부가 근무체계 개편, 안전인력 충원 등 기존 합의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 돌입 배경을 밝혔다. 파업은 이날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다만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는 근무를 유지한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3시에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8천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철도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20차례에 가까운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는 9월 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0%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한 바 있다.

    10일 500여 명의 청량리·성북지구 조합원 야간문화제(사진=철도노조)

    철도 노사는 지난해 주52시간제, 총인건비 정상화, 4조2교대로 근무체계 개편, 철도 안전 및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 전환, 동종유사업무 임금 80% 실현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공사가 총인건비 정상화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서 올해도 연차 보상, 정률수당 미지급 등 임금체불이 예상된다.

    철도 인력 부족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5천여명의 정원을 감축하면서 시작됐다. 총인건비 감소도 뒤따랐다. 이후 매년 신규 사업 증가에도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해왔다. 특히 철도공사의 경우 올해 공기업 직원 평균 보수가 36개 공기업 중 32위로 낮다.

    인력 부족으로 기존 인력의 시간외 근무가 늘어난 것은 총인건비 잠식의 원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유급휴일 증가에 따른 휴일수당(약 450억)으로 인력충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한 4조2교대 근무체계 개편은 청년일자리 창출, 일가정 양립,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안전 대책의 일환이었다. 공사는 이에 대해서도 지난해 합의해놓고도, 관련 교섭을 장기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는 비정규직의 직접고용과 처우개선을 하기로 한 노사전문가협의체의 합의조차 1년 넘게 지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코레일관광개발 지부, 코레일네트웍스·철도고객센터 지부 등 자회사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노사전협의체는 생명안전업무인 열차승무, 차량정비, 전기유지보수 등은 직접고용, 자회사 처우개선으로 자회사 동종유사업무의 경우 임금을 80% 단계적 실현 등에 관해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노조는 KTX-SRT 통합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KTX-SRT 통합 등 개혁에 나섰다가 최근 관련 연구 용역을 중단시켜 논란을 사고 있다. 노조는 “요금인하, 지역균형발전, 일반열차 확대 등 국민편익을 위해서도 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대체기관사 확보, 예비차량 투입 등에 나섰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10일 국토교통부 내 설치된 비상수송대책본부에서 “가을 태풍, 가축 전염병 등으로 어려운 시점에 국가 간선교통망 운영과 시민 출퇴근을 책임지는 공공기관 코레일 노조가 국민 불편을 담보로 파업을 강행하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대체기관사를 확보하고, 고속·시외버스 등 대체 수송력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승객이 일정수준 이상 증가한 노선에 예비차량을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노동자 파업 때마다 당국자의 입에서 반복되어온 레퍼토리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김경욱 차관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김경욱 차관은 박근혜 정권 시절 철도국장을 역임하며 적폐정책인 고속철도 분할을 추진한 인물이다. 이번 파업은 김경욱 차관 같은 이들이 왜곡한 한국 철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특히 “김경욱 차관은 ‘교통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로서 미음이 무겁다’고 했는데 그간 철도노조가 수차례 국토부 장차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는데도 사태 해결을 위해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묵살해왔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국토부는 이제라도 반개혁적 태도를 버리고 철도공사가 진정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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