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게시판 격한 내홍...샌드위치 비대위
        2008년 01월 29일 03: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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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의 명운을 가를 임시 당대회를 앞두고 당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게시판에서도 혁신안을 놓고 격한 감정 대립과 ‘당 파괴범 충당 운동’ 등으로 극한 홍역을 치루며 내홍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당 쇄신안의 내용이 홈폐이지를 통해 전격 공개된 지난 28일에 올라운 댓글은 무려 150여 건이(7페이지분량) 넘는다. 보통 하루 평균 2~3페이지 정도의 글이 올라올 때에 비하면 두 배 이상 급격히 늘어난 분량이다. 이에 인터넷 게시판 관리자도 사실상 악의적으로 도배하는 글을 제하고는 일일히 관리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이다.

    게시판의 주 내용은 혁신안을 놓고 비대위 탄핵 등을 주장하며 33년만에 무죄 판결난 인혁당과 일심회 사건을 비교하는 등 비대위를 비판하는 목소리들로 대의원 대회 통과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진통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당 비대위를 무력화시키려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혁신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탈당을 선언하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혁신안을 ‘분당안’으로 규정하고 절대 통과시킬 수 없는 안이라며 한 치의 양보없이 팽팽히 맞서고만 있다.

    혁신안을 놓고 강하게 성토하는 자주파 진영은,  본인이(최기영 당원)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에 따른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비대위가 임의적으로 추정 판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디 ‘공사다망’은 "최기영 당원은 본인이 그런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법원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누구의 말을 믿을 것인가? 법원 판결이니 그냥 믿으면 되는가? ‘공당’은 당원의 말보다 사법부의 말을 더 믿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에 있다가 입당한 정태인 당원도 우리 당의 소중한 인재인데, 정태인 당원도 이른바 ‘행담도 사건’으로 얼마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그럼 정태인 당원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 백승우씨는 "대법원 판결문을 가지고 비대위가 국가보안법에 의해 탄압받는 동지들에 대해 추정 판단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최기영 당원을 향해서는 "당을 대표하시는 심상정 비대위원장, 비대위원들의 ‘국가보안법 지키기 운동’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최기영씨의 좋지 않은 건강 상태 등을 염려하며 격한 감정 섞인 반응을 보인 글도 많다. 아이디 ‘폭풍21’은 "짐승도 아프면 둥지에서 내보내지 않는 법인데, 이들을 향해 출당을 결정을 하는 것이 진보를 파괴하고 당을 와해시키려는 불순한 동기와 목적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짐승도 낯을 붉힐 이런 짓을 꺼리낌없이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최소한의 진보적 가치조차 없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지역위원회에서도 성명서가 발표됐다. 민주노동당 용인시위원회 운영위원은 성명서를 통해 "국가보안법에 의해 옥살이를 하는 것도 억울한 상황인데 이를 지켜주어야 할 민주노동당이 오히려 두 당원에게 칼을 들이대는 것은 국가보안법을 인정하는 반민주, 반통일적 행위일 뿐"이라며 "당 파괴자 조승수, 김형탁, 한석호 당원에 대한 출당과 최기영, 이정훈 당원에 대한 제명안 철회"를 촉구했다.

    자주파 진영과 함께 범 좌파 진영에서도 혁신안에 대해 미흡하다고 비판을 제기하며 비대위를 압박했다. 아이디 ‘장석원’은 혁신안에 대해 "최기영씨의 출당은 상식이고 그의 해당행위가 밝혀졌을 때 했어야 하는 것을 이제 하는 것일 뿐이다"면서 "종북주의 극복은 그의 출당으로 갈음할 수 없으며, 진정으로 비대위가 종북주의를 뛰어넘고 북한으로부터 자유롭고 주체적인 모습을 국민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다면 모든 시도당, 모든 지역위에 ‘종북주의의 실체, 종북주의의 과오, 종북주의의 극복’을 주제로 토론회를 반드시 열 것을 지시하는 등의 사상투쟁을 거쳐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종북주의는 한 개인의 문제로, 패권주의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당 혁신은 인물의 문제로 슬쩍 바꿔놓는 것은 인민들을 기만하는 것이지 혁신도, 더 이상 ‘진보’도 아니다"면서 "종북주의는 건재하고, 패권주의는 잠복하며, 당의 혁신은 심청이 대신 인당수에 팔려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 관악을 총선후보 신장식씨는 조건부 탈당을 선언했다. 신장식씨는 "혁신안이 부결돼 결국 국민들에게 ‘종북, 패권’정당으로 낙인찍힌 자주파만의 민주노동당은 제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다"면서 "혁신안이 부결될 경우 저는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고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 씨는 "저는 오늘부터 저와 뜻을 함께 하는 분들과 함께 조건부 탈당계를 모으는 일에 나설 생각이며, 2월 3일 당대회 단상에 저의, 그리고 저와 뜻을 함께 하는 동지들의 조건부 탈당계를 올려놓겠다"면서 "세칭 자주파 대의원 여러분,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참여 당원 여러분, 제 탈당계를 여러분 손에 맡긴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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