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프 레바논 유엔결의안 속의 "교활한 국제정치"
        2006년 08월 07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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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프랑스가 마련한 레바논 휴전 결의안이 레바논과 아랍권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당초 7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표결이 하루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프랑스는 7일 완성된 형태의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현 안보리 이사국 중 유일한 아랍권 국가인 카타르와 당사국 레바논의 결의안 수정 요구로 인해 하루 늦춰질 것이라고 AP통신이 유엔 안보리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랍권 국가들은 미국과 프랑스의 결의안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지역 철수를 명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적 군사행동 중단” 요구가 이스라엘에게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한 ‘방어행위’라는 이름으로 레바논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고 반발하고 있다.

    결의안은 “헤즈볼라의 모든 공격의 즉각적인 중단과 이스라엘의 모든 공격적 군사행동의 즉각적인 중단에 입각한 적대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문구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표정이다.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법무장관은 이를 환영하면서 “이스라엘에 카츄샤(로켓)를 발사하려는 자들을 발견했을 때 우리에겐 그에 응수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 군사행동"(offensive military operations)은 미국이 강력히 요구했던 문구였다. 프랑스는 국제적인 평화유지군이 결성되는 조건으로 휴전을 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요구를 누르고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상호간의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이라는 원칙을 명시하는 대신 이 문구를 양보해줬다. 미국으로서는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언급하지 않는 성과도 챙겼다.

    따라서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이스라엘은 현재 점령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 영토에 계속 머무르면서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한 ‘방어행위’라는 명목으로 지속적인 군사공격을 계속할 수 있게 된다.

    시리아와 이란이 미국과 프랑스의 결의안에 대해 강한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리아의 왈리드 모알렘 외무장관은 미국과 프랑스의 결의안이 “전쟁 지속을 위한 처방전”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오늘날까지 시온주의 체제(이스라엘)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중재자로 나설 권리가 없다”고 비난했다.

    레바논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이스라엘이 점령한 레바논 영토를 유엔 평화유지군에 넘기고 1967년 이스라엘이 빼앗은 이후 2000년 레바논 철수 이후에도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쉐바농장에서 철수할 것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점령하고 있다는 근거로 쉐바농장 문제를 거론해 왔다.

    누하드 마무드 유엔주재 레바논 대사는 국경선이 확정될 때까지 쉐바농장을 유엔의 관리 하에 두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안에 쉐바 농장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 수정안을 제시했다. 마무드 대사의 수정안에는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의 무조건적인 자유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에 있는 레바논 수감자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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