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죽음과 침묵의 공범자들
By tathata
    2006년 08월 07일 05: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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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폭력으로 하중근 씨가 목숨을 잃은 지 열흘이 다 돼가고 있다.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이 없다.

노조가 경찰이 방패로 조합원을 내리찍은 사진을 들이대도 경찰은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경북경찰청이 수사 중에 있으므로 아직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발을 뺀다. 그런데 정작 경북경찰청은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국과수의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언제부터 국과수가 경찰의 수사를 대신했나.

수구언론의 의도적 누락 보도를 마주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포항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며 길길이 날뛰더니, 노동자 사망소식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그들은 ‘침묵’을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노동자 죽는 건 관심없다."

수구언론의 침묵에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대통령도 덕을 보고 있다. 청와대는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점거농성 당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진압” 발표 이후 입을 닫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눈에는 점거 농성하는 과격 노동자만 보일 뿐 ‘맞아서 죽은’ 노동자는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도, 열린우리당도, 노동부도 구색용 애도의 말도 일절 없다.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다. 죽은 사람을 눈앞에 두고 죽인 사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죽인 사람을 옹호하는 행위다. 여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공범’이다. 정치적으로는 ‘주범’이다.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는 고 하중근 조합원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이승에서 살다 간 40여년. 건설일용직 노동자로 힘들게 살았던 고인에게 마지막으로 안식을 주는 길은 최소한 그의 죽음 앞에 사과하고, 죽인 자를 찾아내서 책임을 묻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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