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대권후보 박원순? 아닐걸요"
        2006년 08월 07일 04: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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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변호사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또 정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8.6 당청회동’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선장영입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일부 언론들은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박변’을 여권의 영입 대상자로 지목했다. 박 변호사가 영입될 경우 "시민사회 세력의 수혈이라는 의미도 챙길 수 있다"는 주석도 달았다.

    박 변호사의 부상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별반 의미부여를 않는 분위기다. 박 변호사에 대한 정치권의 영입 시도는 지금까지 수차례 제기돼온 만큼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반응이다. 그간 정치권의 영입 제의가 있을 때마다 박 변호사는 "시민단체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면서 거듭 고사해 왔다. 이번에도 정치권의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전망이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열린우리당이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도)’를 실시한다고 해도 이미 상향식 공천제도가 자리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박 변호사가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박 변호사의 정계 진출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박 변호사의 현재 자리매김 자체를  ‘고도의 정치행위’로 바라본다. 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시민운동 안팎에서는 박 변호사를 ‘잠재적 대권후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박원순 변호사는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개혁적인 마인드와 리더쉽을 갖춰 대권후보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박 변호사의 계산된 행보가 그런 평가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박 변호사는 환경이나 경제 등과 같이 특정 영역에 국한되어 활동하지 않고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해서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희망제작소를 예로 들었다. 정책 연구와 개발을 활동의 중심에 놓고 있는 희망제작소는 이미 ‘정치인’으로서의 박 변호사의 야심과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박 변호사가 정계의 ‘러브콜’을 받아들이더라도, 입문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참여정부 들어서 386 운동권이나 시민단체 사람들도 들어갈 만큼 갔는데 박원순 변호사가 들어간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고, 본인도 이를 잘 알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정치이력을 쌓으면서 대권을 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변호사의 정계 진출 여부와는 별개로 정치권의 습관적인 ‘수혈’ 움직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선거 때마다 그리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여권은 외부인사의 충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왔다"며 "여당 스스로가 능력 있고, 리더쉽이 뛰어난 인물을 양성하지 못하고, 얼굴마담만 바꾸려 한다"고 비판했다.

    박 처장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으로 갔지만 인물 영입으로 정치권이 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정당정치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역발상’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이 같은 논란은 시민운동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도 "선거 시기만 되면 시민단체 인사들이 무슨 유행 패션처럼 거론되는데 정부와 여당의 실정과 무능력에 한 사람이 플러스 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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