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MBC, 계약직
    아나운서 괴롭힘 계속”
    “'괴롭힘 없다' 노동부 판단···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무용지물 우려돼”
        2019년 10월 04일 10: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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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7월부터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제76조)이 시행되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장 내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직원 5명 이상 76만 개 업체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되어 처벌받는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 1호로 주목받았던 MBC 계약직 아나운서 괴롭힘 사건에 대해 지난 9월 26일 고용노동부는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고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2018년 계약해지 이후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신청이 인용되어 5월 복직했다. 하지만 MBC는 이들 계약직 아나운서 8인에 대해 ▲업무 미부여, ▲아나운서실(9층) 아닌 별도 사무공간(12층) 배치 ▲사내 인트라넷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고, 이○○ 등 7인은 2019년 7월 16일 이 사건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진정했다.

    사건 진정 이후, MBC 사측이 자체 조사위원회 구성해 계약직 7인에게 2020년 한글날 다큐멘터리 기획 업무를 배정하고 진정인들이 9층 아나운서실을 사용하고 기존 인원이 12층으로 이동하며, 인트라넷 차단은 해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 고용노동부는 순차적 개선시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이 직장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지난달 26일 결정했다.

    하지만 정의당 이정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괴롭힘은 계속되고 있었다. 우선 계약직 아나운서 7인은 현재 방송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상태다. 아나운서국 39명 중 시사 교양 프로그램 진행은 물론 라디오뉴스와 숙직뉴스를 포함하여 일체의 방송을 하지 않는 인원은 계약직 7인 뿐이었다.

    심지어 전임 사장 시절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신○○ 아나운서와 MBC 공정노조 위원장으로 김장겸 사장 퇴진을 막기 위해 한국당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MBC 없다면 한국당 존재 의미 없다. 태극기 애국 단체 서경석 목사팀을 비롯해 MBC공정방송지키기 집회 단체와 정보도 주고받고 있다”는 물의 발언을 했던 공정노조위원장 이○○ 아나운서도 라디오뉴스만은 진행하고 있었다. MBC는 사실상 계약직 7인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마이크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이에 항의하자 MBC 측은 라디오뉴스에 한해서만 현장교육 및 평가 후 성과에 따라 방송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입사할 때 이미 역량평가를 받았고 입사 후에는 실무교육을 받았으며 실제로 지난 해까지 현업에서 방송을 해 왔던 이들을 다시 평가를 받게 해 쓸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고의적인 모욕이다. 아나운서국 고유 업무라고 배정한 2020년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기획의 경우에도, 올해는 MBC 자회사인 MBC C&I가, 지난 해에는 외주제작사인 이큐미디어가 기획 및 제작을 맡았던 업무임이 확인됐다. 명목상만 아나운서국 업무일 뿐 아나운서국 누구도 한 적이 없는 업무를 맡긴 것이다.

    방송화면 캡쳐

    법원은 이런 식의 업무 배제에 대해서는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2014년 부산고등법원은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신청이 인용되어 복직한 기자에게 기자실 출입을 금지하고 노트북 제공을 하지 않은 신문사가 기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배상을 명령했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사용자는 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2014. 7. 10. 선고 2013라299)

    아나운서실 사용문제에 대해서도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자신들 때문에 선배 아나운서 일부가 12층으로 대신 쫓겨나게 모양새가 되면 결국 우리만 욕을 먹을 게 뻔하다’며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MBC 측은 아나운서국 공간사정과 업무배치 상황을 고려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2년 아나운서국 총원이 54명일 당시에도 전원이 9층 아나운서실을 함께 사용했고, 최근까지도 현재와 비슷한 인원이 문제없이 사용해 왔다.(2013년 39명, 2014명 36명, 2017년 36명) 회사 측 조치는 결국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우려처럼 조직 내의 분란과 반목만 커질 가능성이 높은 조치다.

    이정미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최초 발생한 괴롭힘에 대해서는 어떠한 법률적 판단도 하지 않고 회사 측의 형식적 조치만 보고 괴롭힘이 해소됐다고 판단하여 괴롭힘 사건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괴롭힘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의 유무는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판단할 문제인데, 고용노동부는 이를 간과하고 회사 측 조치만을 따졌다”면서, “고용노동부가 다른 사건들도 이렇게 처리하면 어렵게 통과시킨 직장내 괴롭힌 방지법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괴롭힘이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MBC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판례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정 지시를 명령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이정미 의원은 또 MBC에 대해서도 “지난 십년간 MBC의 정상화를 누구보다 기원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MBC 노동조합의 파업에도 연대의 뜻을 함께 해 왔다”면서, “계약직 아나운서 문제는 상시지속 업무인 아나운서 직에 비정규직을 채용한 김장겸 사장 등 전대 경영진의 잘못인 만큼 MBC 정상화를 목표로 내건 최승호 사장과 경영진이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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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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