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중계권 독식…방송3사 엇박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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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04일 10: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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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의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이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오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동·하계올림픽 중계권을 단독 계약해 MBC와 KBS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KBS MBC SBS 지상파3사는 지난 5월 말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을 합동으로 따내기 위해 ‘코리아풀’을 구성해 중계권 협상에 나섰지만 SBS가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이다. KBS MBC는 3일 밤 메인뉴스에서 SBS의 중계권 단독 계약에 대해 ‘국익 무시한 싹쓸이’ ‘막대한 외화 유출’ ‘자사이기주의에 함몰된 상업방송의 한계’ ‘시청자들의 볼 권리 제한’이라며 SBS를 맹비난했다. 그러나 SBS는 "남북한 시청자가 올림픽을 함께 보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고, KBS, MBC의 반발을 의식한 듯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개념들어 해명했다.

    KBS "상업방송 한계"…MBC "시청률 몰입한 한 방송사의 독점욕"

       
     ▲ 7월3일 KBS, MBC, SBS 메인뉴스 (위에서부터)
     

    KBS <뉴스9>는 <국익 눈감은 SBS, 올림픽 중계권 싹쓸이>에서 "SBS의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이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로부터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동하계올림픽 중계권을 싹쓸이했다"며 "계약금액은 우리 돈 710억 원으로 2002년부터 2008년 올림픽 계약액의 두 배가 넘는다. 예년의 중개료보다 2배 이상을 주고 뒷거래를 하면서까지 국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고있다"고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최근까지 방송3사 합동위원회는 스위스 로잔까지 가서 IOC와 6300만 달러까지 의견접근을 봤지만 SBS가 자회사인 SBS인터내셔널을 내세워 IOC에 950만 달러를 더 얹어 주면서 독점중계권을 따냈다는 것.

    KBS는 "이는 가격을 올리려는 IOC의 이중플레이에 SBS가 말려든 것으로 국제 계약관계에서 한국을 봉으로 인식하게 만든 무모한 처사"라며 "자사이기주의에 함몰된 상업방송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강력한 공공적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KBS는 "그동안 지상파는 박찬호 중계권 등 제살 깎아먹기식의 무리한 경쟁의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다. 그 우를 다시 범하지 않겠다며 합의해 만든 코리아풀이 또다시 SBS측의 얄팍한 상술에 무너진 것이다"는 윤호진 방송영상산업진흥연구원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SBS, 올림픽 중계권 싹쓸이>라는 기사에서 "SBS가 공중파 방송사의 공동협상창구인 코리아풀을 위반하고 올림픽 중계권을 싹쓸이 막대한 외화유출이 불가피해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SBS인터내셔널이 밝힌 중계료는 우리 돈 약 726억 원으로 코리아풀이 지불한 2002년부터 2008년 대회까지의 중계권료에 비해 109%나 뛰어오른 금액"이라며 "과도한 외화유출을 피하기 위해 중계권료 협상을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방송 3사 사장단의 협약서를 불과 두 달만에 SBS가 파기해 중계권료가 폭등했다"고 비판했다.

    MBC는 "우리보다 부국인 일본이 철저히 재팬 컨소시엄으로 대응한 반면 시청률 경쟁에 몰입한 한 방송사의 독점욕이 막대한 외화 유출을 야기한 것"이라며 "게다가 SBS는 코리아풀의 일원으로 공동입찰을 했음에도 이와는 별도로 SBS인터내셔널을 통한 이중입찰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MBC는 "이윤을 추구하는 상업방송이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중계권계약에 나섬에 따라 기존의 시청자들이 누려왔던 볼 권리는 크게 제한될 전망"이라고 비판했다.

    SBS "남북 동시중계로 화해 분위기 조성 도움" 의미부여

    SBS는 KBS와 MBC의 반발이 무색하게 "남북한 동시 중계로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 도움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SBS <8뉴스>는 <2010년부터 동·하계 올림픽 남북한 동시 중계>라는 제목으로 "SBS 인터내셔널이 2012년 런던올림픽 등 4개 올림픽 경기의 남북한 중계권을 단독 계약해 남북한 동시 올림픽 중계가 가능하게 됐다"며 동시 중계가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BS는 "과거보다 중계 가능한 뉴미디어들이 많아진 데다 케이블 채널과 스포츠마케팅사들이 협상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라며 중계권료 폭등에 대해 해명했고,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점점 상품화되고 있다. 스포츠에이전시 또는 마케팅 회사간에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상파 중심의 보편적 접근권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송해룡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멘트를 덧붙여 스포츠에이전시로 화살을 돌렸다.

    SBS는 KBS와 MBC의 반발을 의식한 듯 "SBS인터내셔널은 국민의 무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SBS와 KBS, MBC 등 지상파3사는 함께 중계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독일월드컵 때처럼 중복편성으로 인한 시청자 선택권의 침해를 막기 위해 방송사가 순번대로 돌아가며 경기를 중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또 "올림픽 중계 프로그램을 지상파3사가 공동으로 만들어 제작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SBS는 이번 독점 중계권 확보에 든 비용도 700억 원이라고 낮춰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이선민 기자 ( jasmin@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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