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중앙일보 한겨레 등 8개사 기자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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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31일 04: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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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중진 정치인들과 지난 29일 충북 충주에서 골프모임을 함께 한 언론사는 KBS, SBS, YTN 등 방송 3사와 문화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겨레 등 신문 4개사, 연합뉴스 등 모두 8개 언론인 것으로 확인됐다.

       
    ▲ MBC <뉴스데스크>는 29일 열린우리당과 출입기자들이 충북 충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진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MBC
     

    31일 미디어오늘이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과 언론사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을 출입하는 이들 8개 언론사의 2진급 기자들이 골프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골프 모임에는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 등 범여권 고위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린우리당 고위 인사들과 출입기자들의 골프 모임이 열린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은 노무현 대통령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29일 즈음에 충주 지역엔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발 수해골프 논란…모임참여 당사자 "우리는 억울"

    한나라당이 ‘수해골프’ 논란에 휩싸인 이후 이번엔 여당발 수해골프 논란이 불거진 셈이다. MBC가 지난 29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물난리 속 또 골프>라는 기사를 내보낸 뒤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수해골프 문제에 대해 날선 비판기사를 내보냈던 언론들이 수해골프의 당사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당발 수해골프 논란의 당사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달 전부터 예약된 골프모임이었기 때문에 약속을 어기기 어려웠고 실제로 골프를 친 사람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골프를 실제로 치지는 않았고 식사자리만 함께 했다고 해명했다.

    산업자원부는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사실 확인 결과 정세균 산자부 장관은 골프를 치지 않았으며, 조찬모임만 가진 후 바로 과천청사로 이동, 수해관련 근무상황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김혁규 의원 역시 수해 때문에 골프를 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식사만 하고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골프모임 참석 기자 "취재활동 때문에 갔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기자들도 일방적인 비판은 합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치부 출입기자로서 고위인사들과 만나는 것은 취재활동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열린우리당의 한 출입기자는 "이날 모임을 알고 있었는데 안 왔다면 (오히려) 기자로서 직무유기"라며 "김혁규 의원이나 정세균 장관 같은 고위 인사들은 여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이라고 해도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기자는 "실제로 정 장관을 만나서는 유가 문제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접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들을 접할 수 있었다"면서 "기자들도 아침부터 잠도 못 자고 일하러 간 것이지 좋아서 갔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골프모임에 참석한 여권 인사들은 실제 골프를 치지 않았고 골프채도 가져가지 않았다면서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실제 골프를 친 사람들은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과 출입기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프를 친 사람도 현장에 내렸던 비 때문에 골프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디어오늘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궁색한 변명"

    하지만 이날 골프모임 당사자들의 해명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수해골프 논란 이후 국민들의 비판정서가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유사사례가 발생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골프장에 갔으나 아침만 먹었지 골프는 치지 않았다’는 변명은 ‘담은 넘어갔으나 집 구경만 하고 나왔다’거나 ‘목욕탕에 갔으나 때는 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이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서울 사는 양반들이 할 일 없어 아침 먹으러 충주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면 한가하게 들리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윤정식·류정민 기자 ( happysi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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