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민주당 집권해도 대북정책 변화 없다"
    By
        2006년 07월 31일 04:22 오후

    Print Friendly
    현재 미국에 연수 방문 중인 조승수 전 의원의 기고입니다. 조승수 전 의원은 약 한 달 가량의 일정으로 독일, 스웨덴 등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만나기로 한 존 페퍼와 연락이 안 된다. 민주노동당 미국 동부지역위원회 이재수 국장에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연결되기를 기다리며, 한국에서 가져온 존 페페의 『South korea, North korea : 남한, 북한(2003년, 한국어로는 2005년)』를 마저 읽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언론에 기고한 두 편의 글도 읽었다.

    존 페퍼는 북한에 3번 이상, 한국에 24번이나 다녀왔고 진보적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이다. 스스로 진보주의적 활동가로 불리기를 바라는 그는 한국의 지난 역사와 오늘날의 한국문제에 깊은 이해와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는 『South korea, North korea』의 결론을 대신하는 ‘한반도 미래를 위한 특별한 제안’에서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거쳐 ‘한반도 중립화’를 제안하고 있는데, 대단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장기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 존 페퍼의 이 제안을 깊이 생각할 과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책의 말미에서 “한국민 스스로 민족의 미래에 대한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핵심을 지적하고 있다. 즉,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책임 있는 자세가 현재의 핵문제 혹은 미사일 위기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드디어 존 페퍼와 연결이 됐다. 당원 서혁교씨가 통역을 해주기로 해서, 중국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가까운 거리의 연구소까지 걸어갔다.

    존 페퍼가 일하고 있는 IPS(Institute for Policy Studies)는 설립된 지 10년 쯤 되는 단체로 온라인 네트웍을 중심으로 ‘벽이 없는 연구소’를 지향하는 진보적 연구단체이다. IPS에서는 여러 연구소와 노조, 풀뿌리 시민단체 등에 연구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존 페퍼는 미국의 대외정책 분야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었고, 연구소 설립과정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약 1시간 정도 미사일 사태 이후의 한반도 정세와 미국정부 및 의회의 동향, 한미FTA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존 페퍼의 의견 많은 부분이 한국의 진보적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존 페퍼가 FTA 전문가는 아니지만,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미국 내 진보진영의 논쟁을 소개한 것이 흥미로웠다. 즉 AFL-CIO등 노조에서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노동기본권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평화운동 관련 단체에서는 남북 긴장 완화와 교류를 위해 개성공단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노동문제는 부차적 지엽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양자 간에 의견 대립이 있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내부의 문제와 이렇게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존 페퍼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내 강온파가 서로 타협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즉 매파인 네오콘은 북에 대한 추가 제제를 주장 하지 않고, 미국무부를 중심으로 하는 온건파 역시 적극적인 대북협상(6자 회담 혹은 북미 직접협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 페퍼는 이를 두고 “실용파는 전쟁을 막은 성과를 얻고, 네오콘은 협상 진전을 가로막는 성과를 얻고 있다”고 표현했다. 흥미로운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대북정책, 나아가 대한반도 정책이 달라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존 페퍼는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했다. 존 페퍼에 의하면 민주당은 안보문제에 대해 ‘불안정한(원칙이 불분명한) 정당’이며, 야당일 경우와 집권당일 경우에 그 정책방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94년 북핵 위기와 이로 인한 한반도의 전쟁 일보직전의 상황이 클린턴 민주당 정부 시기임을 상기할 때 충분히 설득력 있는 논리였다.

    대화를 마치며 가지고 간 한국식 부채 두 개를 선물로 주었더니 자신이 편저한 책을 선물로 준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9.11이후의 세계전략’이라는 부제가 붙은 『POWER TRIP(힘의 과시)』이라는 책이다. 이왕이면 책에 서명까지 해달라고 하니 흔쾌히 해준다. 유익한 만남이었고 IPS와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존 페퍼 John Feffer

    월드 폴리시 저널(World Policy Journal)의 편집위원을 지냈으며, 미국친우봉사회(AFSC)의 동유럽 및 동아시아 담당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존 페퍼는 미국에서는 드물게 보는 진보적 시각으로 한반도 문제와 미국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 연구하는 외교정책 전문가로 미국 워싱톤 D.C에 소재한 진보적 성향의 싱크탱크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FOREIGN POLICY IN FOCUS, FPIF)’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ZMAG> 등 미국의 진보 언론매체에 한반도 문제에 관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와 한국을 생각하는 학자들의모임(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의 자문위원과 미국작가연합 워싱톤 지부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남한의 NGO들과 갈등 해소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미국과 북한 사이의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동경에서 활동했다. 그는 북한을 3번 그리고 남한을 24번 이상 방문했다. 저서로는 [긴장완화를 넘어(Beyond Detente, 1990)], [충격의 여파(Shock Wave, 1992)], [유럽의 새로운 민족주의(Europe’s New Nationalism, 1996)], [희망의 삶(Living in Hope, 2002)], [남한 북한(NORTH KOREA SOUTH KOREA, 2003)] 등이 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