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여성의 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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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31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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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녀는 성매매 이력을 커밍아웃한 1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용기 있고 당찬 그 언니를 좋아한다. 요즘 언니는 인천여성의전화에서,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단다.

며칠 전, 언니로부터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사연은 이랬다. 자신이 맡고 있는 탈성매매 여성 자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대학에 다니고 있는 후배가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 있으니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다.

돈 여유가 있었다면, 바로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내 주머니는 가난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몇몇 여성담당 기자에게 전화를 돌리는 일 정도였다. 탈성매매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으니, 기사를 써달라는 것 정도였다.

내가 언니를 만난 건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의신문> 기자 시절, 친구인 우먼타임즈 송옥진 기자가 낮술을 먹자며 불쑥 편집국으로 찾아왔다. 근무시간에 낮술을 먹으려면 이유가 있어야하는 법. 송 기자가 낮술을 먹도록 나를 유인한 것은 좋은 사람 소개 시켜주겠다는 것이었다.

신문사 근처 맥주집에서 언니를 만났다. 학생 때 당한 성폭행,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유흥업소로 흘러 들어가게 된 사연, 그리고 성매매, 성매매 현장 활동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성매매 여성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 언니의 살아온 나날 모두가, 그리고 그녀의 꿈이 나를 매혹시켰다.

그런 언니가 지금은 탈성매매 후배의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후배는 00대학교 사회복지학과 1학년 1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낮에는 인천여성의전화에서 하는 노동부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성실한 학생이란다. 2학기 등록금이 없어서, 2학기 등록 마감일까지 등록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마음이 짠했다. 왜 언니가 개인적으로 이런 도움을 구하며, 내게 미안해야 하는지 말이다. 여성가족부의 ‘탈성매매 여성 자활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

여성가족부와 국가청소년위가 통합될 것이라는 ‘설’이 들려온다. 그런데 여성가족부 예산을 증액하고, 몸집을 불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하던 탈성매매 지원 사업이 얼마나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할 것 같다.

성매매는 불법이 되었지만, 불법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탈성매매를 한 여성들은 지금 할 일이 없다. 실업자가 넘쳐나는 이 고실업시대에 가뜩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탈성매매 여성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도대체 무엇일까? 노동부와 여성가족부는 탈성매매 여성들의 현실적인 자활, 학업, 노동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후원문의: 019-296-6018 배임숙일(인천 여성의전화 대표 겸 인천 성매매현장 상담소장)
후원계좌: 한미은행 469-00313-250 예금주 인천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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