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공사 "3백개 역사 -15,000여명 정리"
    By tathata
        2006년 07월 31일 07: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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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공사가 조직과 인력을 대규모로 구조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공사는 ‘조직진단 및 직무분석을 통한 한국철도의 조직운영 혁신방안’을 세우고, 조직 인력 인사제도를 개혁해 외주용역화를 적극 추진하여 1만 5천여명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었다.

    <매일노동뉴스>는 31일 철도공사의 용역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네모파트너즈와 삼정회계법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공동으로 지난 5월부터 조직현황 진단을 시작으로, 8월중에 최종보고서로 제출될 계획이다. 용역보고서의 내용이 그대로 실현되면 철도공사는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보여 향후 노사관계에도 거대한 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화 대책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정부기관은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외주화, 비정정규직을 대량으로 양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용역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의 정책이 자칫 ‘공염불’에 크칠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철도공사가 정부 경영평가에서 고가점수를 받기 위해 고강도의 구조조정과 조직혁신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현재 철도공사는 지난 4월 파업에서 노사협의 사항으로 약속했던 지사 개편을 공사가 일방적으로 단행하여 3백여명이 대기발령 상태에 놓여 있으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3백여명에게는 파면과 해임, 정직과 중징계를 내린 상태다.

    노사간의 약속을 어기고 철도공사가 지사개편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에게 대량징계를 내린 것이 한편으로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조직혁신안을 계획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외주화와 구조조정 계획을 단계별로 실시하여, 오는 2020년에는 외주화 비율을 31.1%로 높여 1만5천여명을 감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매노>는 조직혁신안을 인용하며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606개 역 가운데 300개가 채산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들 역을 “2014년까지 역 운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고 여기에서 일하는 1,537명의 직원은 효율화 방안에 따라 정리한다”고 보도했다.

    300개 역은 △관광개발이 가능하지 않는 경우 △관광개발과 부대사업이 가능하지 않고 역의 위계가 높은 경우 △관광개발이 불가능하고 역의 위계가 낮은 경우로 나눴으며, 등급에 따라 열차운행 횟수 감소, 역의 급수 하향화, 역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역 안에 자동발매기를 설치하여 창구발매인원을 112명을 줄이고, 장애인의 열차 홈 안내 등을 맡는 열차감시 업무도 폐지가능 업무로 규정하고 36명은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산출했다고 보도했다.

    대규모의 외주화도 광범위하게 이뤄지도록 하여, 매표 안내 수송분야의 외주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광역 전철역의 위탁방식을 계속 유지 확대시킬 것도 보고서는 주문하고 있다. 기존에 비정규직으로 고용했던 인력은 외주업체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고도 조언했다. 이렇게 될 경우, 외주인력 활용비율은 3%에서 45.9%로 증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매노>는 이로 인해 "매표인원 1,397명과 안내 807명, 외근수송 1,472명은 모두 외주화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보도했다.

    승무인원의 축소도 동반된다. 먼저 광역전철 승무원과 동력차 승무원의 1인 승무를 확대를 제시하고, 이 기간을 2007년 이후라고 명시했다. 이렇게 되면 차장업무를 폐지하고 688명 가량의 인력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현재 일반열차와 광역전철 준비기관사, KTX 승무원 등 606명, 7.1%를 외주직으로 전환하여 41.8%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비영업구간을 운전하는 KTX 기장 75명과 열차 동력차 승무원 169명, KTX 열차팀장, 여객전무와 차장 및 승무원, 광역전철 차장 1,942명 등 모두 3,086명이 포함됐다.

    외주화를 위한 방법으로는 출자를 통한 자회사 신설, 사내조직 분사, 제3자 매각 뒤 위탁, 민간 합작투자 등이 제시됐다.

    철로보수, 검수요원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차량분야에서 844명을 감축하고, 검수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173명과 화차 검수업무를 맡고 있는 648명은 외주화 해야 한다고 권했다.

    선로 등 시설 유지와 보수 직원 2,230명, 기계관리반 77명, 건축유지 보수 206명, 설비 유지 보수 266명 등을 모두 외주화해 외주직 비율을 현재 5.7%에서 62.7%로 늘려야 한다고 보고했다. 전기 분야 또한 전기전력 통신과 신호제어 인원 1,036명을 외주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연호 철도노조 교선실장은 “용역보고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훼손하여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있다”며 “이것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철도는 서서히 무너져 결국에는 망가지고 말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용역보고서를 시행한다면 철도공사는 노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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