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평가 독일국채 DLS 판매,
키코공대위 등 우리은행 사기혐의 고발
“‘손실율이 0% 되는 자료까지 만들어 고객 모집···사기판매의 증거”
    2019년 08월 23일 07: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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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공동대책위원회(키코공대위) 등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DLS)을 판매한 우리은행을 사기혐의로 23일 검찰에 고발했다.

키코공대위를 비롯해 금융정의연대와 약탈경제반대행동 등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LS 사기 판매를 지시한 손태승 우리은행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 기자회견(사진=금융정의연대)

키코공대위는 “올해 3월부터 독일 10년 국채금리가 0% 이하로 떨어지는 시장상황으로 볼 때 금리 하락추세가 어느 정도 예상돼 당시 독일 국채금리 연동 금융상품은 ‘매우 위험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전국의 지점 PB센터를 통해 고객들에게, 독일S국채 10년물 파생결합펀드의 DLS상품을 마치 ‘저위험상품’ 내지 ‘안전자산’인 것처럼 속여 적극적으로 판매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우리은행이 적극 판매한 DLS는 독일국채 10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6개월짜리 상품으로, 최대 수익률은 4.2%인 반면 손실률은 100%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돼있다. 기초자산인 독일국채 10년물의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환산 4.2%에 달하는 수익을 지급하지만, -0.2% 미만부터는 손실이 시작돼 –0.7%에 도달하게 되면 투자한 원금 100%를 잃게 되는 구조다. 이 상품은 총 1266억 원 어치가 팔렸는데 대부분 우리은행에서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피해자들에게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처럼 소개하며 이 상품을 판매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판매 지시를 받은 시점인 지난 3월 22일부터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는 -0.015로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섰고,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 등 유럽경제의 불안요소들로 인해 금리의 추가하락 요인은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리은행 지점 PB센터 고객들에게 전화 및 대면상담을 통해 해당 상품을 “예금 금리보다 조금 더 얹어주는 매우 안전한 상품”, “안전한 독일 국채에 투자하니까 걱정 없다”, “손실 난 적 한 번도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배포한 상품판매서를 통해서도 DLS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우리은행 자체 상품판매서는 “만기평가일에 -0.2% 이상이면 연 4.2% 지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 부진한 성장세는 올 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9년도 하반기 0.3% 내외로 상승 전망”된다고 홍보했다. 여기에 더해 “2000년 1월 1일 이후 독일국채 10년물의 최저 금리는 –

우리은행 자체 제작 상품판매서

0.186%”였다며 “이 펀드의 행사가인 -0.02%보다 낮은 적이 없었다”고 명시하고는, “만기상환 확률 100%”, “원금손실 가능성은 0%”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공개하며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나 유경PSG자산운용사가 처음 작성한 DLS 상품판매서는 원금 100% 손실 가능성을 수차례 적시하는 등 이와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유경PSG자산운용사는 “과거 스트레스 시장상황 및 향후 전망을 고려할 경우 독일 국채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으며, 높은 레버리지(200배)로 인해 원금 100% 손실 가능”, “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경우 회복되기까지 장기간 소요될 수 있어 만기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경PSG자산운용사 상품 판매서

키코공대위 등은 “같은 시중은행인 신한은행, IBK기업은행이 판매를 중단한 것만 보더라도 이 금융상품은 절대 안전한 상품으로 볼 수 없다”며 “우리은행은 유경PSG자산운용사의 원 자료를 숨기고, 자체적으로 자료를 새로 만들어 지점 PB센터 직원들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포하고 사기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DLS의 만기는 다음 달이다. 20일 기준 현재 독일국채 10년물의 금리는 –0.689%까지 하락했다. 오는 11월까지 원금손실 기준선인 –0.2% 이상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전망이라, 투자자들은 단 몇 개월 만에 원금 전체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특히 이번 사건 피해자들 상당수는 60,70대로 은행 PB들의 이야기를 믿고 노후자금, 은퇴자금으로 마련한 전 재산을 투자했다.

이날 우리은행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한 60대 후반의 피해자 A씨도 “은행에서 위험성이 있다는 얘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은행은 2%를 주는데 이건 4%를 준다’고 해서 가입을 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단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저는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공대위 등은 피해자를 모집해 고소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에서 ‘손실율이 0%가 나온다’는 자료까지 만들어 고객들을 모집했다. 이는 (사기 판매에 대한) 직접적 증거 자료”라며 “피해자 의향에 따라 피해자를 모집해서 추가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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