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부글부글"…공멸 우려 겉으론 조용
        2006년 07월 27일 04: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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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보궐선거 전패의 후폭풍이다. 의원들의 모습에선 낙담과 위기감이 읽힌다. 김근태 의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강한 거부감도 감지된다.

    그러나 개별적인 발언은 가급적 삼가는 분위기다. 지금 판을 깨봐야 실익도 없고 자칫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변화와 혁신’이라는 원론만이 한 목소리로 나온다. 그런데 ‘변화와 혁신’의 방향이 미묘하게 갈린다.

    김혁규 의원은 대통합론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2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당 내외에서 거론되었던 대통합론을 비롯한 모든 논의에 대해 어떤 터부나 선입견 없이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각각의 입장이나 유, 불리를 떠나 큰 틀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정치적 낯가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영남 기반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천정배 의원은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민주당에 호의적인 신호를 보냈다. 법조 출입기자단과의 26일 오찬에서다. 보궐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이다.

    이 자리에서 천 의원은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와 추미애 전 의원을 열린우리당으로 데려오지 못한 것, 나아가 한화갑 대표를 끌어안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한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대표가 보수적 측면이 있으나 나하고는 인간적으로 아주 가까운 관계였고, 민주당 시절 조 전 대표가 가장 아꼈던 후배가 나일 것"이라며 조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민병두 의원은 새로운 이념과 정책의 창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민 의원은 27일 정치공학적 정계개편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한나라-비노무현’에 대해 "실체도 애매하고 역사적인 한계가 뚜렷하다"며 "정치세력화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당도 전망을 제시한 적이 없다"면서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일축했다.

    민 의원은 대신 "새로운 역사, 시대적 과제에 대한 소명을 읽어내고 그 기치를 분명히 한 뒤 범개혁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앞으로 남은 몇 개월, 길어야 6~7개월의 기간 동안 새로운 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공간의 창출과 기치에 전념해야 한다"면서 "거기에서 결국 정국의 주도권도 나오고, 구도와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고 정권재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의 정책을 통한 재결합이나 정당의 현대화 및 국민참여형 대선제도의 개발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다.

    <희망21>, <국민의 길> 등에 소속된 여당 초선의원 39명은 역사와 정치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재보선 결과를 계기로 정계개편 논의가 앞당겨지거나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정계개편 논의는 정파적 이해를 떠나 역사와 정치발전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에는 친노계, 친정동영계, 친김근태계 등 당내 주요 계파가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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