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삼성' 때문에 못 싣겠다" 금속노조 광고 거절
        2006년 07월 27일 03: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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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주 신문 <한겨레>가 금속노조의 의견광고에 ‘삼성’이라는 두 글자를 빼지 않으면 광고를 실어주지 않겠다며 광고를 거절한 사건이 벌어졌다.

    7월 27일 금속노조는 포항건설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한겨레>신문에 의견광고를 내기로 하고 광고국에 연락했다. 금속노조는 ‘포항건설노동자들께’라는 제목으로 가로 10㎝, 세로 8㎝의 의견광고를 계약하고 광고비 52만8천원을 입금했다.

    "삼성을 모든 회사로 바꾸면 광고 실어줄 수 있다"

    광고문구를 받아본 <한겨레>의 한 여성직원은 "입금을 시키지 말고 좀 기다려달라. 우리가 내용을 보고 연락드리겠다"고 연락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정형숙 편집국장은 "광고내용을 검열하는 거냐? 국장을 바꿔달라"고 말하자 전화를 바꾼 황모 광고부국장은 "내용을 보고 10분 후에 전화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2시 40분 경 광고를 처음 받았던 여성직원이 정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는 것이라는 문구를 포스코와 ‘모든 회사’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는 것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형숙 국장은 "의견광고의 내용을 검열하는 거냐?"고 강력히 항의하며 국장을 바꿔달라고 했다.

    전화를 바꾼 황모 광고부국장은 "포스코와 상관없는 삼성까지 실어서 삼성광고까지 못 받으면 한겨레에 많은 손해가 들어온다"며 ‘삼성’을 빼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정 국장이 "그럼 노동자들의 광고는 안 싣고 재벌광고만 싣겠다는 것이냐? 여기에 주주들도 많다. 한겨레가 어떻게 탄생했는데 광고내용까지 검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그는 또 "윤리강령을 해치거나 삼성을 공격하는 것도 아닌데 삼성을 빼라니 기사를 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돈 내고 광고를 싣겠다고 한 건데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부국장은 "노조에서 뭐 해준 게 있다고 큰 소리 치냐"며 도리어 화를 냈다.

    "회사 어려워서 노조 광고 못 싣는다"

    그는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삼성’을 빼지 않으면 광고를 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포항 건설노동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금속노조의 의견광고는 ‘삼성’ 때문에 거절되고 말았다.

    이 얘기를 들은 금속노조 간부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강지현 조직부장은 "한겨레에 시위를 하러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김유진 총무부장은 "자기들 아쉬울 때는 광고해달라고 해서 지난 번에 한겨레21에 200만원짜리 광고를 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말했다.

    <한겨레21>에서 한미FTA 특집호를 만들기 때문에 금속노조에 광고를 요청해왔고, 금속노조 명의로 620호(8월1일자)에 198만원짜리 광고가 실렸다.

    <한겨레>가 금속노조 광고를 거절하자 정형숙 편집국장은 한겨레 노동조합에 전화를 해 강력히 항의했으며 이에 대해 노조는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삼성의 ‘돈’ 앞에 무릎 꿇은 <한겨레>

    이날 <한겨레>에 내기로 한 광고에는 "우리는 16만 금속산별노조를 만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는 것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진정한 울타리가 되는 것임을 밝혔습니다.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광고문안 아래 상자 참조)

    개혁적인 신문이라는 <한겨레> 마저도 삼성의 ‘돈’ 앞에 무릎 꿇은 슬픈 날이었다.

    한겨레가 거절한 금속노조 광고 내용

    포항건설노동자들께

    포항건설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포스코 지시아래 군사독재 망령인 ‘관계기관대책회의’가 부활되고, 단일사건으로 최대인 58명이 구속되는 사상초유의 탄압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있었다면 ‘주5일제 실시’ ‘1일 8시간 노동제’처럼 가장 밑바닥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가 이렇게까지 외면당하고 공격당하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 절망 이 고통,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 줍시다. 

    포스코를 뚫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16만 금속산별노조를 만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이 포스코와 삼성에 산별노조의 깃발을 세우는 것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진정한 울타리가 되는 것임을 밝혔습니다. 그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폭력경찰의 방패에 맞아 사경을 헤매시는 하중근 동지가 하루속히 깨어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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