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후보 사모펀드 논란
    법 위반 사퇴 vs 잘한 일
    조국 "진실과 달라, 청문회서 해명"
        2019년 08월 19일 01: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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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그 가족이 신고 재산보다 많은 74억 원을 사모펀드(PEF)에 투자약정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야당들은 고위공직자의 사모펀드 투자 행태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일부에선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잇따른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약정이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며, 야당의 문제제기엔 정치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에 총 74억5500만원의 투자 약정을 맺었다. 조 후보자의 아내가 64억4500만원, 20대인 자녀 2명이 각각 3억5500만원씩 투자를 약정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가족이 펀드에 실제 납입한 액수는 10억5000만원이다.

    쟁점은 사모펀드 투자 자체와 과다한 약정금액에 대한 비판,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약정한 사모펀드가 관급공사 수루를 받은 중소기업에 투자함에 따른 이해충돌 가능성, 또 지위를 이용한 내부정보 취득가능성 의혹 등이다. 여기에 더해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소유주가 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닌 조 후보자 친척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조 후보자는 자신과 가족에게 제기된 사모펀드 의혹에 “실체적 진실과 다르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화면 캡처

    조국 후보자 사모펀드 논란에
    자유한국당 “법 위반 소지…즉각 사퇴”
    바른미래당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비도덕적 행위”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약정에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위투자 약정, 편법 증여, 내부정보 활용이 의심되는 사모펀드 투자는 이미 자본시장법, 부패방지법 및 국민권익위원회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며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에 앉아있으면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었는지 이 역시 민정수석 재태크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조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지명 철회해 달라. 지금 인사청문회 자리가 아니라 검찰 수사 받으러 검찰청에 가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경태 같은 당 최고위원도 “본인의 재산보다 훨씬 더 많은 74억 이상을 약정했고, 거기다가 (조 후보자의) 20대 자녀들이 3억 5천 5백만원씩 각각 사모펀드 약정했다”며 “20대 때 뜨거운 심장으로 민주주의 운동을 했다는 분이 50대의 뜨거운 심장으로 사모펀드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모펀드 투자약정을 통한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민정수석 지위를 이용한 내부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펀드운용사에 넘겼을 가능성도 나온다.

    성일종 같은 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펀드 운용사가 투자한 곳이 정부와 수의 계약을 하는 회사다.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있었다”며 “권력을 이용해서 수익률을 높이려고 하는 건 아닌지 정보를 준 건 아닌지 국민들이 지금 굉장히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 재산보다 많은 액수를 사모펀드 투자 행태 자체가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비상식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 사모펀드 74억은 비상식적인 투자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본인의 재산보다 18억 원이 많은 투자 약정한 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투자약정이 합법이라 문제가 없다는 조 후보자 측의 주장에 대해선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 장관 후보자는 (불법적 행위뿐 아니라)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비도덕적 행위를 한 것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약정이 간접투자를 빙자한 직접투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 원내대표는 “전체 모집한 펀드 자체가 13억 정도인데 그 중에 조 후보자가 투자한 금액이 전체 금액의 대부분인 10억 5000만 원”이라며 “사모펀드 블라인드 투자 방식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투자하는 전체 펀드금액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분이 결과적으로 전주의 역할을 하고 그래서 사모펀드 운용사를 고용하게 되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왜 이렇게 투자가 이뤄졌으며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한 회사, 가로등 업체라고 일컬어지는 그 업체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에서도 사모펀드를 문제 삼아 조 후보자의 사퇴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사모펀드가 편법증여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법비스런 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사퇴가 답”이라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촛불 정부를 팔면서 더는 촛불 시민들을 절망케 해서는 안 된다”며 “법무부 장관 지명자 조국은 자진사퇴 후 차라리 패밀리 비즈니스에나 집중하시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정의당도 사모펀드 문제에 관해선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무모한 폭로, 부정적 인상 씌우기 등은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조 후보 본인도 국민정서상 괴리가 있다고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사모펀드 투자약정, 오히려 잘한 일”

    반면 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공세”라며 방어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법 위반은 아니다’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말할 게 아니다. 잘한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주식은 갖고 있으면 어떤 종목인지 알게 되고 그러면 그 회사를 봐줄 것이고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펀드는 상관없다. 특히 이 펀드가 어디에 투자했는지 모르는 블라인드 펀드라면 권장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장경제는 출자해서 움직이는 것이라 오히려 펀드를 넣어서 돈을 돌리는 게 시장경제에 훨씬 기여하는 것”이라며 “조국 후보자 얘기로는 이 펀드가 어디 출자하는지 모르고, 또 이 펀드 대표 얘기로도 투자 약정할 때는 어디 출자한다고 결정을 안 한 상태에서 약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지위를 이용해 내부정보를 취득한 후 이 정보가 펀드 투자 운용사에 전달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만약 그렇다면 범죄다.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무슨 근거가, 단서가 있어야 되는데 그럴지도 모른다는 것은 야당의 확증편향”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같은 당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모펀드 투자약정이 불법 행위를 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공직자도 펀드에 돈을 맡길 수 있다”며 “(사모펀드를 불법으로 하면) 전 국회의원 300명 대상으로 사모펀드에 넣은 사람을 다 같이 불법화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후보자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가 점입가경”이라며 “청문회 날짜는 안 잡고 인사청문회를 뜬소문만 가득하게 변죽만 울리는 청문회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국회는 조국 후보자의 사법개혁 의지와 법무부장관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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