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홍콩 흔들기와 세계적 금융대전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周小平의 글 : 홍콩, 5G, 이란의 연관성에 대하여
        2019년 08월 17일 08:5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번역자 주: 지난 6월 중국 본토와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반대하는 시위로부터 시작된 홍콩사태가 현재 2개월여에 걸쳐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중미 간 무역전쟁이 전면화한 배경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기에 더욱 관심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분명 이는 국제정세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국내 독자들도 이 사태에 대해 매우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에 비추어 보면 홍콩사태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태도는 대부분 서구와 미국 언론의 기조에 일방적으로 맞추어져 있어 사태의 성격이나 객관적 진행을 올바로 판단하는 데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이 글은 周小平이란 젊은 작가가 sina 인터넷 사이트의 자신 블로그 <今日平说>에 처음 발표하였다. 그것을 다시 <昆仑策kunlunce>라는 정치평론 중심의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것을 필자가 번역한 것이다. 작가 周小平은 1981년 사천성 출생으로 현재 인터넷 평론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그의 블로그는 1200여 만 명 방문기록이 있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인다.

    이 글은 중국사회 주류의 입장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 ‘주류’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한국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조선일보>를 볼 필요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에서이다. 다만 ‘실천’과 ‘결과’를 통해 어느 매체 혹은 작가의 입장이 올바른 것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 진리 여부에 대한 최종 검증은 오직 ‘실천’을 통해서 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한국 변혁진영은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 다소 치우친 감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비주류와 비판세력에만 머물다 보니, 중국과 같은 사회를 관찰하는데 있어서도 자연스레 그 나라의 소수파나 비주류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본 기사 내용의 많은 부분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은, 본 기사 저자가 중미 대결이 무역전쟁에서 금융전쟁으로 한 단계 심화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본인은 ‘전면적’ 무역전쟁이 평화 시기 중미 간 대결의 최고봉이라고 본다. 그 안에는 국부적인 군사대결과 보이지 않는 금융전쟁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작금의 환율전쟁은 이 같은 전면적인 무역전쟁의 틀 안에서 진행되는 특정시기의 두드러진 특징은 될 수 있다고 본다.)
    ————————–

    <원제목> 중미 갈등이 깊은 수역에 진입했다!
    미국의 홍콩 흔들기 배후에는 세계적 금융대전이 있다.

    저자: 周小平, 출처:<今日平说>, 발표시간: 2019년 8월 14일 12:59:01(현지시각) 원글 링크

    [서언] 홍콩, 5G, 이란―미국이 갑자기 이 세 가지 도끼를 휘두르는 배후에는 이들과 관련된 위안화 국제화의 3대 지지점(支点)에 대한 겨냥이 있다. 미국달러는 언제 홍콩달러를 공격할 것인가?

    [본문] 많은 사람들은 제조업이 세계경제 피라미드에서 중하층에 위치할 뿐이며, 금융업이야말로 글로벌경제 피라미드의 정상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제조업이라면 왕왕 일이 많고, 번거롭고, 고되고, 이익도 낮은 반면, 금융업은 흔히 높은 곳에 위치하면서 밝고, 가볍고, 이윤도 풍부하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월가가 가장 잘하는 것은 금융이 아닌 허세이다.

    금융업은 전혀 고상한 것이 아니며 단지 서양인들이 그것을 일부러 종잡을 수 없이 신비한 것처럼 과장했을 뿐이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고속철도, 군수공예, 항공기, 자동차, 심지어는 일용품 분야에서 연구개발 중인 이공계 사람들이야말로 월가의 엘리트 양복쟁이들보다 지능과 지식수준이 훨씬 높을 수 있다. 금융에 있어 우리의 수준은 줄곧 높아 왔다. 중국공산당은 해방구 시기에 이미 그것을 매우 숙련되게 잘 다루었다. 유학에서 돌아온 국민당의 소위 금융 엘리트들보다 얼마나 수준이 높았는지 모른다.

    당시 국민당 재무장관은 해외에서 학위를 받고 돌아온 후 황금이야말로 화폐의 왕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지녔다. 그래서 국고에 있는 금을 통해 지불 약속한 금원권(金圆券, 국민당 정부가 1948년 발행한 지폐-주)을 발행함으로써, 언제라도 등가의 금을 교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려 했다. 그러나 금원권이 발행되자마자 버림을 당했다. 서민들은 미친 듯이 은행으로 달려가서 금원권 지폐를 금으로 바꾸었다. 이때까지도 그는 한 차례 교환만 잘 해주면 사람들이 금원권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금 태환 파동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어 졌으며, 국민당은 곧 금 전량을 내놓아도 금 태환을 해줄 수가 없게 되었다. 이리하여 할 수 없이 황금과의 연계를 포기함으로써 금원권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중국공산당은 당시 무엇을 했을까? 중국공산당은 경제적으로 국민당으로부터 가장 혹독한 봉쇄를 당하였다. 공산당 측은 물건을 사거나 팔고 싶어도 그 일이 정말 쉽지 않았다. 화폐가 전혀 없고 금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런 일들을 처리했을까? 계속 물물교환만 했나? 물론 아니다. 당시 해방구에선 중국공산당이 발행한 쿠폰(券票)이 화폐 대신 쓰였다. 이 쿠폰은 금과 바꿀 수가 없고, 무기를 살 수도 없었지만, 언제든지 땅콩기름(花生油, 중국인들 식생활에 있어 필수품임-주)으로 교환할 수는 있었다. 공산당은 손에 얼마간 식량과 기름이 있으면 같은 가치만큼의 쿠폰을 발행하였다. 결국 중국공산당의 이 쿠폰은 민중들의 실수요에 응했기 때문에 강한 유통성을 가졌으며, 심지어는 금보다도 유통성이 더 강했다. 전란기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설령 금일지라도 반드시 식량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공산당이 발행한 식량-기름 쿠폰은 그것이 확실히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공산당은 정치군사 전략상으로 국민당에 한 수 위였을 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도 시골 출신의 공산당원들이 (도시에 근거한) 국민당을 매달아 놓고 치는 형국이었다. 공산당원은 견실하고 정신이 또렷하기에 서방의 이른바 금융전공 고학력, 두꺼운 이력서, 그리고 화려한 어휘에 휘둘린 적이 없다. 금융이라는 것은 자고로 안전이 우선이며, 태환(承兑)을 보장하는 것이 제일이다. 화폐의 신용을 지탱하는 표지물은 반드시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필자는 금융이란 말만 나오면 소로스를 숭배하고, 이른바 ‘월가의 늑대’를 좋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 월가 엘리트들의 지능지수가 높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약속을 내팽개치는 태도, 군사적 위협, 불량배처럼 무뢰한 행패를 등에 업는 것 등을 떠나게 되면, 이들 무리는 개뿔도 없는 거리의 거지나 폐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주: 폐청废青은 이상이 없이 분투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성숙한 독립적 사상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청년들을 일컫는 말로 요즘 홍콩에서 유행함-주). 강자를 존중하기에 소로스 같은 사람을 숭배한다고 나에게 말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들은 심지어 강자조차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미국이 약속을 파기하고 군사적 위협과 각종 깡패 수법으로 뒷힘을 대줘도, 월가의 최대 악당 소로스는 수차례 중국에 패배하였으며, 두 번은 가산을 탕진할 정도로 본전조차 건지지 못하였다. 첫 번째는 1997년 동남아 경제위기 때인데, 중국 정부에 패한 소로스펀드는 당시 곧바로 전면 증발되어 원금이 사라져버렸다. 두 번째는 2015-2019년 미연준이 ‘양털 깎기’ 기계를 가동한 후인데, 소로스가 양털 수확을 거두기 위해 전 세계에 펼친 포진은 중국 정부의 각국과 맺은 통화스와프 협정(유사시 정부 간 외환을 빌려주는 협정-주)으로 망쳐졌다. 소로스펀드의 수익률은 연리 30%에서 0으로 떨어져 원금까지 모두 까먹어 버렸던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정말 강자를 숭배하는 사람이라면 미연준을 경멸하고 중국 중앙은행을 숭배해야만 한다.

    필자가 보기엔 중미 갈등은 실제로 이미 깊은 수역으로 접어들었다. 양측은 처음 지정학적 승부와 산업적 대결에서 출발해서 계속해서 금융 분야로 나아갔다. 금융에서 중국에 대한 전면 총공격에 발맞추기 위해 미국은 인내심을 버리고 황급하게 홍콩 흔들기를 책동했다. 심지어는 치부를 가리는 것조차 마다않고 돈을 직접 가두시위에 뿌렸으며, 그들이 장악한 TV는 이를 공개 지지하였고, 주(駐)홍콩 미국영사관은 직접 나서서 폭도들을 훈련시켰다. 여기서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위안화에 대한 금융적 말살을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인민들의 위안화에 대한 믿음은 종교처럼 강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위안화가 국제화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위안화에 대한 같은 정도의 신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의 관건적 단계에 와있다. 한편에선 일대일로에 대한 투자의 강화와, 다른 한편에선 국제무역 결제 분야에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충분한 밑받침이 없다면 무슨 수로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화폐가 영원히 굳건할 것이라고 믿게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위안화의 국제 신용을 쌓기 위해 중국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공을 들여 많은 애를 쓰면서 적지 않은 하드 드라이브를 걸었다. 당연히 이 때문에 패권적인 국제 반동세력의 광기어린 반발을 초래하였다. 당시 811 외환개혁이 시행되던 다음 날 천진에서 대형 폭발사건이 발생하였다. 사고 직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의 기억에 따르면, 폭발 직전에 퇴적장에서 불이 났으며, 불이 난 곳에는 담배꽁초나 전선 선로는 없었다고 한다. 이 외환개혁의 첫 걸음은 우리의 금융정책이 전략적 방어에서 보다 유연한 선제적 출격 모드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주: ‘811 외환개혁’은 2015년 8월 11일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의 중간 가격을 고시하는 시스템을 조정한 것을 말한다. 중계상 역할을 하는 지정된 몇 개 은행이 그 전날 시중은행 간 외환시장의 종가 환율을 참고해서 중국 외환거래센타에 중간 값을 제시하는 제도이다. 이 조정으로 인해 위안화의 미국달러 환율 중간값 고시시스템이 진일보 시장화 되었으며, 외환시장의 당기 수급 상황을 더욱 실감나게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 결제권 강화를 위해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국제석유 선물시장을 개장했는데, 여기는 위안화를 유일한 결제 화폐로 삼고 있다. 그 이전에는 달러만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은 개장 후 결제방식에서 매도-매수 세력 간 차익분에 대해서만 화폐결제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량 현물결제를 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런데 중국은 원유 수출국이 아닌 원유 수입국이기에,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에서의 결재는 필연적으로 외국 바이어와 판매자들 사이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중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에 대해 가장 큰 지지를 보내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이란이다. 그러나 원래 1월 개장 예정이던 선물시장은 두 달간 연기되었는데, 그것은 2018년 1월 13일 원유를 가득 실은 대형 선박이 이상한 충돌사고로 폭발사고를 내면서 (중국) 동해상에서 침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유조선은 바로 이란이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에서의 현물결제를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충돌 발생 직전 거대한 유조선에 설치된 GPS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은 원인 모를 이유로 작동이 안 되면서 아무런 경고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그 후 중국 측은 해상교통안전 등급을 강화하였으며, 근해 충돌 방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북두위성 프로젝트(北斗卫星工程―중국 자체의 위성 위치확인시스템 건설 관련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은 순조로운 개장을 할 수 있었다. 국제 석유선물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일은, 마치 혁명시기 해방구 대중이 쿠폰으로 땅콩기름을 교환할 수 있는 것처럼 절대적인 실수요 중의 실수요에 기초하고 있다. 위안화가 이 같은 실수요 문제만 해결하게 되면, 다른 문제는 저절로 풀리게 된다. 이후 유럽 중앙은행은 기존 달러 외환보유액을 줄이는 대신 위안화의 보유액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보면 현시점에서 위안화에 대한 전 지구적 신뢰를 위한 3대 지지점이 거의 구축된 셈이다. 첫째는 중국의 국내적 환경의 안정이고, 둘째는 중국이 보유한 초강력 제조업이며, 셋째는 석유결제와 관련된 강력한 실수요이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위안화는 불리할 게 없고, 달러 결제의 추격 내지 심지어는 이를 초월하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제조업이 이미 공허해진 미국으로선 금융 헤게모니만이 남은 최후의 기생수단이다. 만약 달러패권마저 내팽개쳐지면 미국의 와해는 불가피하다. 이 점이 트럼프가 왜 그토록 광기어린 행동을 함에도 미국 배후에 있는 진정한 세도가들이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이유이다. 트럼프는 일련의 극단적인 폭발 수단을 가지고 중국의 평화적 발전을 저지함으로써 미국의 허물어져 가는 패권을 연명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 막후의 정치 세도가들에게 있어선 트럼프가 나서주는 것이야 말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만일 트럼프의 소동이 성공을 거두면 그들은 계속해서 기생 권리를 누리게 된다. 만약 트럼프가 철판을 걷어차다 실패하게 되면, 그 한 사람 머리에 죄명을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은 보복을 피할 수 있다. 이기면 함께 떡고물을 나눌 수 있고, 지게 되도 어차피 그가 혼자 뒤집어쓰는데 어찌 기꺼워하지 않겠는가?

    금융 분야에서 위안화를 잡으려면 미국은 반드시 다음 세 가지 지지대에 손을 써야 한다. 첫째는 중국의 전반적 번영과 안정을 해치는 일이고, 둘째는 중국 제조업의 발전을 종식시키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위안화 석유결제 시스템을 파괴시켜야만 한다. 지금 미국이 동원하는 모든 수단은 이 목적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중국의 각 성들은 단결되고 안정되어서 CIA가 인터넷에서 아무리 많은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분사기’와 ‘친미대V’들이 음양의 괴기를 일으켜서 아무리 많은 갈등을 부추기더라도 본토에선 폭동을 만들어 낼 수 없기에 눈길을 홍콩에 돌릴 수밖에 없다(주: ‘喷子’和‘亲美大V’, 인터넷과 SNS 선상에서 다수 팔로우를 거느리며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미 혹은 친일 인사를 비아냥거려 일컫는 말). 홍콩에서 여러 해 동안 경영을 해 온 CIA는 이미 홍콩 사법부, 교과서, 금융, 그리고 독점과두세력에 침투해 있으며, 그것들은 CIA가 홍콩에서 직접 돈을 뿌리며 소동을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우리가 주목할 한 가지 사실은, 미국이 홍콩에서 ‘반(反) 범죄인 인도조약’ 소요를 책동한 지 둘째 주에 유럽 각 동맹국들의 은행들을 불러 모아 홍콩은행(홍콩의 중앙은행-주)으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홍콩달러를 미국달러로 바꾸는 태환을 요구케 함으로써, 오프라인 상의 소요와 온라인 상의 금융혼란 두 대란을 꾀했다는 점이다. 소로스펀드도 준비를 다 갖춘 상태에서, 홍콩대란이 발생하면 신속히 치고 들어가 외국계 은행의 뱅크런(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주)에 맞춰 HK(홍콩은행)을 짓밟음으로써 지난날의 앙갚음을 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의 대 중국 기술봉쇄 역시도 끝난 것이 아니다. 미국의 대 중국 하이테크 무역금지가 여전히 발효되고 있는 상태이며, 화웨이 등의 블랙리스트가 해제되지 않은 채이다. 중국 기술기업 고위직 임원에 대한 불법 납치와 구금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종씽(ZET, 화웨이와 같은 중국의 5G 선두기업)에 대한 ‘식민殖民’ 식 억압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일반 완제품만으로는 위안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신뢰를 구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일반 제조업은 단기간에는 중국을 대신할 대체국을 찾기가 힘들지라도 그것은 그렇게 치명적이지는 않다. 만약 시간만 충분이 주어진다면 동남아시아와 인도가 언젠가는 일반 제조업을 계승하여 구미의 소비시장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그러나 동남아와 인도에게 아무리 많은 시간을 주어도 화웨이, 중차(“中国中车”의 약자,주로 고속철도차량 등을 생산하는 국유기업-주), 청페이(成飞, “成都飞机工业集团”의 약자, 젠20 스텔스기와 같은 첨단 항공기를 생산하는 국유기업-주)과 같은 핵심 기술기업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슈퍼차이나 제조업은 앞으로 전 세계의 중국에 대한 신뢰의 원천이 될 것이므로 하루빨리 억제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핵심 목표는 여전히 위안화 석유결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함대를 앞세워 상하이를 침공할 능력이 없으며,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을 폭발시킬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란을 위협할 수는 있다. 미국은 상하이 석유 선물시장의 국제 원유가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란만 잡으면 상하이를 빈껍데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위안화의 국제 원유 결제권을 일단 뺏어버리면 위안화 국제화의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 잘려진 셈이다. 따라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실상은 상하이에 뜻을 두고 있는 것이다.

    홍콩 흔들기, 화웨이 등 하이테크 기업의 봉쇄, 이란 봉쇄 이 3개 공조의 본질은 위안화에 대한 미연준의 대대적인 말살책이다. 그렇지만 홍콩에서 대란이 발생할 수 있을까? 중국 하이테크 기업을 봉쇄해서 죽일 수 있을까? 미군은 과연 이란을 공격하여 굴복시킬 수 있을까? 이상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현실은 답을 주고 있다.

    먼저 홍콩은 미연준이 기대하는 대란이 없으며, 중국 정부의 대응은 훨씬 차분하고 신중하다. 처음 홍콩의 소요자들은 단순히 시위와 행진으로 도로를 막았을 뿐인데, 그러면 정부도 막힌 도로를 소통시켜 주고 혼란을 방지하는데 멈추었다. 후에 홍콩 소요가 국기를 모독하고 손상시키기 시작하자, 정부는 직접 용의자를 체포하였지만 타격면을 넓히지 않고 경솔하게 군경을 출동시키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홍콩 소요가 직접 총칼을 휘두르고 경찰과 시민을 폭행했을 때라야, 정부는 비로소 경찰력을 동원해 폭도들에 대한 반격과 체포에 나섰다. 정세를 볼 때 홍콩의 난국은 곧 끝날 것이며, 미국이 바라는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국지적 난국을 조성해 중국 전역에 영향을 미치거나 번지게 하는 일은 더욱 불가능하다.

    이번 총을 지닌 폭도들은 이미 체포되었다.

    홍콩이 철저하게 큰 대란에만 휩싸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지금 1000억 달러를 동원해 준비 중인 중국의 금융 철옹성(홍콩을 지칭-주)에 대한 공략 계획은 순조롭지 않을 것임은 정해진 사실이다. 병사들이 밀려오면 장군이 나서서 막고, 물로 공격해오면 흙으로 막듯, 우리는 완전히 사태를 감당해 낼 수 있다. 미국달러로 정말 미친 듯이 홍콩화폐를 공격해도 두렵지 않다. 국제통화 발행 원칙에 따르면 홍콩달러는 확실히 달러 대신 발행하는 화폐이어서 공격받기가 매우 쉽게 되어 있다. 홍콩은행의 현행 규정에 따르면, 홍콩달러를 발행할 경우 고정 환율에 따라 대등한 양의 달러를 먼저 예치해서 배서(공동책임에 의한 지급보증)해야만 같은 수량의 홍콩달러 발행허가를 받을 수가 있다. 이는 미국달러가 완전히 홍콩 금융에 대해 목표 맞추기식 타격으로 급습(定向爆破式袭击)이 가능함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어떻단 말인가? 금융의 본질은 태환의 보장과 안정성이다. 만약 달러가 마구잡이식으로 나온다면, 홍콩정부는 화폐 사용방식을 잠정적인 것으로 하면서 상품권과 식량-식용유 쿠폰을 재발급 하여 난관을 넘기면 된다. 본토가 계속해서 물자에 대한 공급보장 약속만 지키면, 미국달러에 의한 타격은 홍콩을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이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미국은 이미 패색을 보이고 있다.

    둘째,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금수 및 기술기업에 대한 봉쇄도 거의 실패하였다. 화웨이가 5G 표준이란 성을 공격하여 점령하고 있을 때 미국은 무얼 하고 있나? 그들은 아직 5G를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납치 위협을 해도 소용이 없다. 중국인들은 이제껏 그런 수법에 넘어간 적이 없다. 트럼프는 <칼을 빼들다(亮剑)>란 중국 TV연속극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을 보고 나면 그는 중국인의 정신, 그리고 진정으로 큰 사랑과 큰 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일본 귀신을 기다리는 것은 중국인의 유순한 투항이 아니라 혼을 빼 놓는 이탈리아제 대포일 것이다.

    (주: “等待鬼子的不可能是中国人的服软投降,只可能是一发入魂的意大利炮”, 2005년 방영되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TV연속극 <亮剑>에서 주인공이 말한 대사의 일부를 빌려 쓴 것. 여기서 ‘일본 귀신’은 중국인들이 대륙을 침략한 ‘일본군’을 부를 때 쓰던 통상적인 비어.)

    끝으로 미군은 이미 실제 이란을 포위 봉쇄할 힘이 없다. 지난달 미국은 부득불 몸을 낮춰 영국과 일본 등 추종국들과 유럽연합에 대해 이란에 대한 포위봉쇄 대열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미국에 응답한 나라는 없었다. 영국 국방부는 심지어 중국의 석유업체와 협력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상선과 유조선은 모두 중국 국기를 달고 통과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하였다.

    미국의 기질에 따르면 싸울 수 있는 것은 절대 말로 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것에 대해선 결코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다. 미국이 사방팔방으로 다른 나라들에게 이란 봉쇄대열에 동참하라고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 자체가 자신의 힘만으로는 이미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금상첨화를 원하지, 눈 속에 숯을 보내는(雪中送炭) 진정 어려울 때의 구원자로 나서길 원하지 않는다. 미국이 정말 이란을 자신의 힘만으로 봉쇄할 수 있다면, 한 무리 아우들이 달려들어 비위를 맞추면서 살도 떼어줄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힘에 부친 것을 보면, 과거의 급사(小跟班, 같은 업무상의 상급에 대한 하급 부하 관계를 가리킴-주)들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뒤통수를 치려고까지 할 것이다. 이란이 쓰러지면 미국만 배부르지만, 만약 덩치 큰 미국이 넘어지면 모두가 배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전쟁(地缘战)에서 미국은 이미 졌고, 기술전쟁도 미국이 이득을 보지 못했다. 지금 금융전쟁에서도 미국은 마찬가지로 지게 될 것이다!

    미국이 화가 나서 단지 당신을 욕하기만 할 때에는, 지금 그가 당신에 대해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종합하자면, 이처럼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금융필살로 휘두르는 세 도끼는 이미 모두 허사가 되었다. 지금은 가을 추수기에 접어든 무렵이다. 미국인들이 이 도끼들을 모두 사용하고 나면, 이제는 우리가 나설 차례다. 장부를 뒤져 빚을 잘 갚도록 하자.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