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한국, 김수환 추기경 '한나라당 지지 발언' 축소·외면
    By
        2006년 07월 27일 12:55 오후

    Print Friendly

    지난 26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예방을 받은 김수환 추기경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추기경은 강 대표에게 "한나라당에 대통령 후보가 여러 명 있어 불안하다. (차기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며 "국민들이 믿을 곳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잘해 달라"고 했다고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경향, 국민, 동아, 서울, 세계, 한겨레 등은 <"다음 대선 정권교체 중요" 김수환 추기경 발언 파문> <"정권교체 잘돼야 나라 안정" 김수환 추기경 발언 파장> 등의 기사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사실상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중앙은 김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축소한 채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옹호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중앙은 1면에 <"노 대통령 인기 높아질지 모르나 국익에 도움 안돼"> 기사에서는 김 추기경의 한나라당 지지발언을 제외하고 보도했고, 4면 <"비공개 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 기사에서 <김 추기경 발언 놓고 소동>이라는 소제목을 달아 파장을 축소시키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 중앙일보 27일자 1면
     
       
    ▲ 중앙일보 27일자 4면
     

    조선도 <"이 통일 장관 아슬아슬…한·미관계 불안> 기사 말미에 "한나라당에 대선후보가 여러 명 있어 걱정이 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김 추기경의 발언이 공개되자 "천주교측이 ‘덕담 수준으로 한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는 정도로 처리했다.

    특히 한국은 유일하게 김 추기경의 한나라당 지지 발언 내용을 제외한 채 보도했다.

    조순형 후보 당선에 주목한 언론

    ‘탄핵 주역’ 조순형 후보가 돌아왔다.

    지난 26일 전국 4곳에서 실시된 7·26 재보선에서 조 후보가 서울 성북을에서 당선됐다. 서울 송파갑, 경기 부천소사, 경남 마산갑에서는 한나라당 맹형규, 차명진, 이주영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조간신문들은 민주당이 1곳, 한나라당이 3곳에서 당선자를 낸 재·보선 결과를 일제히 1면에 보도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해 지난 5·31 지방선거의 참패를 이어갔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한 평가는 신문마다 대체로 비슷하다. 서울 성북을에서 조순형 후보가 한나라당을 제치고 당선됨에 따라 수도권 교두보를 확보한 민주당이 향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신문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다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해 정치권을 떠났던 조 후보가 역풍을 뚫고 당선된 데에는 한나라당의 수해 골프 사건도 한 몫 했지만, 열린우리당의 잇단 실정도 큰 이유라며 열린우리당의 각성을 촉구했다.

       
    ▲ 한겨레 27일자 1면
     

    경향신문은 <7·26 재·보선에서 다시 확인된 민심> 사설에서 "국민들은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가 있을 때마다 표를 통해 집권세력의 무능과 혼란을 심판하고 경고했으나, 그들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해 왔다면서 5·31 지방선거 이후에도 "되레 인사 논란, 한·미 FTA와 북한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정책 혼선, 대통령의 부박한 언어 등 과거의 잘못된 모습들만 재연됐다"고 질타했다.

    또 "열린우리당은 다시금 엄혹한 민심이반의 원인을 정확히 읽고, 그것을 겸허히 수용하는 데서 새로운 출발을 벼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2004년 이후 이어져온 재·보선 불패 신화가 깨진 데 대해 "색깔론과 대리전으로 점철된 당대표 경선, ‘수해 골프’ 같은 도덕적 해이 등 지방선거 후 한나라당이 보여온 태만과 오만에 대한 민심의 징계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초반 우위를 보인 성북을에서 제3당 후보에게 패배한 까닭을 가벼이 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사설 <‘대통령 탄핵 주역’ 조순형씨의 정치적 부활>에서 "21세기 세계의 흐름에 역행해 이념 논쟁과 과거사 들추기로 경제와 민생을 망치고, 좌편향 코드와 편 가르기로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킨 정권에 거듭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물난리로 인명과 국민 재산이 떠내려가는 와중에 희희낙락하며 골프를 즐기는 모습은 국민을 절망하게 했다"며 "지금의 인적 구조와 체질로는 대안정당이 되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중앙 역시 사설 <탄핵 주역 조순형씨의 당선 의미 알아야>에서 "국정의 안정을 위해 현직 대통령을 탄핵까지 해서는 안 된다는 게 2년 전의 민심이었다면 7·26 재·보선에서는 탄핵 발의가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라며 "한나라당이 4대 악재에 휘말리고 지방선거의 압승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있는데도 또다시 전패한 의미를 새기지 못한다면 열린우리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반면, 서울신문은 <7.26 재.보선 최대 패배자는 정치다> 사설에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재.보선의 최대 패배자는 정치 자체라고 진단했다. 서울은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또 전패의 쓴맛을 봤"고, 한나라당은 "민심을 거스르는 행태를 거듭하다가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가지 못했"고, 민주당 조 후보의 당선은 "제1, 2당의 무능과 오만 때문이지, 스스로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서울신문 27일자 사설
     

    특히 "무엇보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투표율은 여야 정치권의 맹성을 촉구하고 있다"며 "유권자 4명 중 1명밖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대의민주정치의 앞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 안경숙 기자 ( ksan@mediatoday.co.kr)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