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 없으면 몰락" vs “악조건 속에서 선전”
        2006년 07월 27일 06: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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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의 7.26 재보궐 선거 성적표가 초라하다. 유일하게 성북을에서 출마한 박창완 후보는 득표율 5.63%라는 낮은 결과를 받아 안았다. 처음부터 한계가 보이는 선거였다며 위안을 삼고 있지만, 지방선거 평가조차 못한 민주노동당에 대한 ‘엄한’ 평가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더구나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으로 정계개편론이 달궈지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향후 정국에서 소외되고 정당지지도 등에서 제3당의 입지를 위협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처음부터 한계가 보이는 선거?

    득표율 5.63%. 두 자리 수를 목표로 내걸긴 했지만, 투표 전 박창완 후보 선본 사무실에서 입수한 여론조사 결과 3%대에 비하면 심각한 ‘패배’는 아니라는 게 민주노동당 선거 관계자의 평가다. 인물, 조직, 선거구도, 쟁점 면에서 모두 불리한 “처음부터 한계가 보이는 선거”였다는 것. 더불어 당내에서는 이번 재보궐 선거의 정치적 가중치가 크게 높지 않다는 점을 들며 선거 결과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성북을 전체 선거 결과에 대해 정종권 선대본부장은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민주노동당이 아닌 민주당 조순형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면서 “객관적으로 호남층이 완전히 돌아섰고 민주당의 강력한 지역주의적 호소와 조순형이라는 인물이 먹혔다”고 평가했다. 즉, ‘한나라당 견제 심리+지역주의+조순형’의 산물이라는 주장이다.

    정 본부장은 “민주노동당에 재보궐 선거는 쉽지 않은 선거로 구도의 불리함, 인물 변수까지 객관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러한 국면에서 박창완 후보의 5% 이상 득표는 민주노동당의 고정지지층을 확인한 것으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민주노동당이 흡입할 수 있었던 반 한나라, 비 노무현 표를 민주당이 가져간 것은 민주노동당이 치고 올라가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심상정 의원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난 수십년간 정치에서 지역, 인물 밖에 학습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방선거 반성문도 못낸 정당…지도부 압박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민주노동당이 선거 평가조차 못하고 있는데다가 이번 선거로 부정적인 평판을 굳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선본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중앙당의 전략기획력이 저하된 상태”라면서 “해당 선본의 고군분투만 요구하고 중앙당은 일일 운동원 파견 등 물리적 지원만 고민하는 등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선거기획력 부족, 중앙의 기획 부족은 각론으로 들어가면 사람의 문제이고 누구 책임이냐는 것으로 간다”며 “지방선거 평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중장기적으로 획기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역시 “지방선거에 이어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을 확인했다”면서 “당 내부 여러 사정 때문에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자기평가 혹은 반성문조차 제출하지 못한 채 재보궐 선거를 치른 게 애석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이 제출한 지방선거 반성문은 찢어버렸고 반성문도 제출 못한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엄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재보선 선거 결과가 지도부 책임론으로까지 불거지지는 않겠지만 지도부에 대해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노동당이 한계를 돌파할 모티브의 절박함과 필요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당원들과 당 지지자들로부터 당의 역동성을 위한 비전과 로드맵이 요구될 것이고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총선을 앞두고 실력을 가늠하는 예비고사들에서 잇달아 낮은 점수를 받았으니 벼락치기라도 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벼락공부의 계획표를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용진 대변인도 “민주노동당이 다시 한번 혁신을 재촉 받은 것”이라면서 “두 번째 재촉장에도 응하지 못하면 낙오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하반기에 당 혁신, 대선준비, FTA 등 민생사안을 철저하고 확고하게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계개편 모락모락, 향후 정국에서 소외 우려

    민주노동당은 내부 선거 결과 뿐 아니라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에 따른 향후 정국의 외부 후유증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조순형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당이 의석수 제3당에서 정치적 제3당의 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의석수에서는 뒤졌어도 정당지지도나 영향력에서 실질적 제3당의 역할을 해온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조순형이라는 탄핵세력의 복귀로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민주당 발 정계개편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한 핵심 관계자는 “정계개편은 언젠가 터져 나올 것이지만 정기국회 전이냐, 후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심각하게 다를 수 있다”면서 “조순형 후보의 당선으로 정기국회 이전에 정계개편 이야기가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국이 정계개편으로 집중되면서 정책 중심의 민주노동당은 정치적 의제로부터 급격히 소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앞으로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조순형 후보의 당선이 과연 민주당, 열린우리당, 또다른 누구에게 유리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자기중심성을 갖고 자기 갈 길을 헤쳐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권영길 의원단대표 역시 “조순형 후보의 당선은 지역주의 정치로 회귀한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오히려 정체성 확립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향후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입지와 관련된 일부 우려에 대해 “이번 득표 결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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