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후쿠시마 오염 여전한데
    재해지 농수산물 올림픽 선수촌 제공
    탈핵시민행동 “아베 정부, 핵발전소 재가동 정책 즉각 중단해야”
        2019년 08월 13일 06: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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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여전히 인근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 지역을 포함해 재해지 농수산물을 선수촌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종교·시민사회·정당 등 30개 단체가 모인 탈핵시민행동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에 있는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나온 다양한 방사성 물질들이 인근 지역을 오염시키고 있고 핵발전소 인근 지역의 출입은 여전히 통제된 상태”라며 “그런데도 일본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후쿠시마 복구와 부흥의 홍보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사진=탈핵시민행동

    아베 총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핵시민행동에 따르면, 오염수가 매주 대략 2천~4천 톤이 발생하고 있고, 이미 그 양이 100만 톤을 넘어선 상태다. 이들은 “도쿄 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방사능 오염수에 포함된 60여 가지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정화 후에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지역을 포함한 재해지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후쿠시마 등의 농수산물을 먹는 모습을 연출해 그 안전성을 입증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중·일 정상회의나 영국 왕세손 접대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이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탈핵시민행동은 “농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측정됐다. 전수 조사가 사실상 어려운 농수산물 특성상 후쿠시마산 농산물의 선수촌 공급은 결코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실제로 2018년 일본 후생노동성 농수축산물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18종 등 농수축산식품에서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도 있다. 한국 정부 또한 후쿠시마 지역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탈핵시민행동은 아베 정부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교훈을 무시한 채 핵발전소를 재가동하는 등 핵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과 일본 국민 대다수가 탈핵 정책에 찬성하고 있음에도, 아베 정부가 핵발전소 재가동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핵산업계의 이해관계만을 쫓는 아베 정권의 정책은 일본 국민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복구에 매진해야 하며, 일본 국민의 뜻을 정책에 반영해 핵발전소 재가동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주변국과 인류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피해 복구와 에너지 정책 전환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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