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획설 틀렸다" 우발적 사태 증거 속속
By tathata
    2006년 07월 26일 07: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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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과 경찰이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작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노조의 설명대로 우발적인 사태로 보이는 증거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포스코가 대체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한 지난 13일 노조는 포스코 측에 해명과 사과를 수차례에 걸쳐 요구했지만, 포스코가 끝내 이를 거부하자 노조는 본사 공터에서 로비, 이어서 2층에서 3층으로 차례대로 점거 장소를 이동했다.

법원과 경찰은 노조의 ‘사전계획설’을 입증하는 근거로 생수와 라면, 빵 등 식료품이 대량으로 농성장에 반입된 것으로 들고 있으나, 이들 물품 또한 점거 이후인 13일 밤과 14일 새벽에 구매돼 ‘준비되지 못한 점거’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13일 당일 긴급하게 보내진 문자메시지의 내용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3일 오전 ‘긴급상황’ 문자 세 차례 보내

   
▲노조는  " [긴급상황] 정문에서 전경과 대치중. 전
조합원은 지금 즉시 정문으로 집결 -포항노조"라고. 적힌 문자메시지를 7월 13일 오전 7시 43분에
 보냈다.

지난 13일 당시 상황을 종합하여 구성하면, 노조는 오전 7~8시 경 사이에 대체인력을 실은 통근버스가 포스코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확인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

이를 확인하려는 노조와 저지하려는 경찰 사이에 극렬한 몸싸움이 벌어지자, 노조는 포항건설노조 전 조합원에게 포스코 정문으로 집결하라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43분에 전 조합원에게 “[긴급상황] 정문에서 전경과 대치 중. 전 조합원 지금 즉시 정문으로 집결 -포항건설”이라는 내용을 담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오전 8시 42분에는 “[긴급상황] 전 조합원 지금 즉시 포스코 집결바람 -포항건설”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15분 뒤인 오전 8시 57분에는 “복개도로 집회 취소. 전 조합원은 지금 즉시 정문 앞으로 집결할 것 -포항건설”이라고 보냈다. 문자메시지는 1시간 그리고 10분 간격으로 보내져 당시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 "[긴급상황] 전 조합원은 지금 즉시 포스코 집결
 바람"이라고 적힌 문자메시지가 13일 오전 8시
 42분에 보내졌다.

이날 오전 대체인력 저지부터 점거까지 상황에 참여한 이창언 포항건설노조 전기분회장은 “당시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돼 집에 있던 일부 조합원들은 문자메시지를 받고 부랴부랴 포스코 정문으로 집결했다”며 사전계획설을 부인했다.

포스코 대화거부, 극단 선택 불러

포스코 건설현장과 포스코 본사는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지척에 위치해 있는데, 정문으로 집결한 조합원 1,500여명은 이후 포스코의 해명과 사과를 듣기 위해 본사로 들어갔다.

노조 지도부는 포스코 측에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본사를 점거할 수 있다고 얘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분회장은 “긴급하게 현장에서 집행부 회의가 열렸고, 지도부는 집결한 조합원의 절반은 본사 로비로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노조 지도부는 포스코 측에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으면 2층과 3층을 점거할 수 있음을 알렸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도부는 전 조합원의 포스코 본사 점거를 결정했다.

라면 물 등 생필품 구매 13~14일

포스코 본사 점거 이후 노조는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포항지역의 대형할인 마트에서 대량으로 생라면과 생수, 빵, 초코파이, 화장지, 엘피지 가스 3통 등을 구매했다. 노조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624만원을 구입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 포항건설노조가 포스코 본사를 점거한 다음날인 14일 대형마트에서 대량의 생수를 구매한 영수증.
 

노조가 구매한 상품의 영수증을 살펴보면, 지난 14일 오전 5시 19분에 월마트에서 생수 묶음 35개를 구매하여 24만7천원을 지출했으며, 비슷한 시각 수십 묶음의 생수와 랜턴 건전지, 초코파이, 화장지 등을 구입했다. 오후 6시 49분에 이마트에서 화장지 5,950개를 구입하여 13만6,350원을 지출했다. 엘피지 가스 3통은 지난 14일 구매했다.

쇠파이프를 포스코 본사에 반입한 것은 14일이었다. 이 분회장은 “경찰력이 대대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대로 앉아서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해 쇠파이프를 들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점거를 사전에 계획했다면 50대 이상의 병약한 조합원들을 위해 의약품과 생필품을 미리 준비했을 테지만 전혀 그렇지 못해 농성 내내 아픈 사람들이 속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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