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앗, 이런 일이? 기상천외한 포스코노조
        2006년 07월 24일 10: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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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는 2005년 순이익 5조2천억원, 매출액 대비 재계순위 7위, 세계 4위 철강회사다. ‘한국근대화의 상징’으로 칭송받는 포스코에는 현재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17,000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포스코에 노조는 있을까? 있다면 조합원은 몇 명일까? 건설노동자 2천5백명이 하루 8시간 노동을 하게 해달라며 본사 점거농성을 벌였을 때 포스코노조는 무엇을 했을까?

    포털사이트에 ‘포스코노동조합’을 치면 ‘포스코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노조정상화추진위)가 뜬다. 포스코노조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2006년 7월 현재 포스코노조 조합원은 20명이다. 조직률 1%다. 조합원이 20명인데 노동조합 사무실은 자그마치 50평이나 된다.

    더욱 희한한 건 조합원 20명인 회사의 노조 전임자가 4명이라는 점이다. 현재 포스코노조엔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국장-총무국장이 상근으로 일하고 있다. 조합원 4명당 상근자 1명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노조 6천개 중에서 유일하다.

       
     
    ▲ 2004년 7월 포스코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 회원들이 포항 독신료에서 노동조합 가입운동을 벌이다 경비들에게 제지를 당하고 있다.(사진 포스코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
     

    노동조합 가입원서 돌리지 않는 노동조합

    포스코 가까이 있는 수성(현 라파즈한라)이라는 회사도 조합원이 18명이었다. 회사는 상근자를 단 한명도 인정할 수 없다고 버텼고, 결국 1년을 넘게 싸웠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력을 가졌다는 금속노조도 상근자가 100명당 1명 정도다.

    노동조합이 하는 일은 조직확대, 교육과 선전,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이다. 그런데 포스코노조 는 1991년 이후에는 한번도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돌리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쓴 현수막을 단 적도 없고, 성명서 한 장 돌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포스코노사는 ‘38년 무분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포스코노조 성대영 위원장은 왜 조합원이 가입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까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며 “조합 형태가 오픈샵이어서 언제든지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고, 조합이 소수로 있는 이유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령노조가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유령노조 이런 부분도 아니고, 노동3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의 본사 점거농성에 대해서 그는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지만 점거한 것은 잘못됐고 포스코는 이해당사자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반해 노조정상화추진위 회원은 이혜우 씨는 “열악한 처지를 동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불법적으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발하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회사는 전혀 관계없다고 하는데 그분들이 건설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공장을 세울 수 없지 않느냐?”며 “상호 인정하고 끌어안는 정책으로 나가야 하는데 대년에 복수노조가 생기니까 회사가 노조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91년 조합원 2만명의 민주노조가 떴지만

    포스코노조가 처음부터 조합원이 20명이지는 않았다. 1987년 민주노조의 불길은 포항제철에도 번졌다. 1990년 7월 역사상 처음으로 포항제철에 민주노조가 들어섰다. 조합원은 자그마치 2만명이었다. 조합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포항제철은 당시 노태우 군사정권의 공안탄압을 등에 업고 노동조합을 빨갱이로 몰아 대대적인 탄압을 가했다. 6개월만에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떠났고, 노조간부들은 해고되거나 노조가입이 불가능한 부서로 쫓겨났다. 민주노조는 꽃을 피우기도 전에 꺾이고 말았다.

    포스코노조는 지난 6월 30일부터 임금교섭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임금교섭을 했고, 순이익이 5조2천억에 달했지만 결과는 임금동결이었다. 포스코 직원인 이혜우 씨는 “임금은 동결했지만 경영성과가 좋으면 성과급을 지원하기로 해 연봉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그는 “올해는 경영성과가 그만큼 안 나와서 임금이 삭감될 상황이기 때문에 노조도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물가도 오르고 학원비도 오르는데 임금이 깎이면 직원들 불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정상화추진위(위원장 이건기)는 지난 2004년 8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노조가입원서를 돌리려고 했으나 회사는 경비와 노무부 직원, 부서장 등을 동원해서 현장 노동자들이 노조가입 받는 곳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했고 결국 ‘노조정상화’는 실패하고 말았다.

    순이익 5조 2천억 회사가 2천명 아웃소싱으로 비정규직화

    2004년 11월 18일 포스코 강창오 사장은 노경협의회를 대상으로 아웃소싱(특정업무 외부위탁) 설명회를 가지면서 경비․철도정비 등 생산과 직접 연관성이 적은 부서 직원에 대한 비정규직화를 추진했다. 순이익 5조원이 넘는 회사가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려고 한다며 노조정상화추진위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아웃소싱은 그대로 추진됐다.

    포스코는 2005년 1월 1일 경비, 철도정비, 후생복지 부문과 석도강판의 셰어링 부분을 아웃소싱하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회사는 퇴직할 때까지의 총금액 30%를 위로금으로 제시해 노동자들을 설득했고,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비정규직이 됐다. 포스코 생산직은 19,000명에서 17,000명으로 줄어들었다. 포스코노조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회사는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2천명을 구조조정한 것이다.

    이혜우 씨는 “15년 정도 남은 사람은 위로금을 3억 정도 지급했는데 스스로 나간 사람도 있지만 부서를 통째로 외주파트로 넘기니까 다른 새로운 기능을 익히려면 부담되고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다”며 “강제적으로 나간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포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2만명, 건설노동자 7천명

    지금 포스코 포항과 광양공장엔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하청노동자가 56개 2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 플랜트 신축과 유지보수를 위해 포스코 포항과 광양공장에 투입된 건설노동자는 7천여명에 이르다. 포스코 하청노동자들이 수 십 차례 노조를 만들어 금속노조에 가입했지만 포스코의 탄압에 처절하게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광양에서 삼화와 태금, 영국산업 노동자들이 광양지역지회로 뭉쳐 골리앗 포스코에 맞서 외롭게 투쟁하고 있다.

    노조정상화추진위 이건기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은 경영자들 빼놓고 모두들 느끼고 있지만 1991년 극심한 탄압을 경험한 노동자들이 쉽사리 노조가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노조가입은 봇물 터질 듯 폭발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내년 복수노조 대비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회사의 극심한 탄압으로 포스코노조 정상화에 실패한다면 뜻있는 사람들을 모아 금속노조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우 씨도 “금속노조의 산별노조 전환과 내년 복수노조는 노동조합을 활성화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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