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갈등, 총선에 긍정적?
    야당, 민주당 보고서 비판
    민주평화당, 양정철 원장 사퇴 촉구
        2019년 08월 01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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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등 여당에 우호적인 야당들마저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SBS <8 뉴스>는 민주연구원이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작성해 당 소속 의원 128명 전원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7월 26~2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민주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SOI> 7월 정기조사 결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방식의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78.6%로 절대 다수”이라며 “우리 지지층일수록 현 상황에 대한 여야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추어 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캡처한 것과 양정철 원장

    이러한 보고서 내용에 야당들은 반발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기업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데 이 정부는 총선 계산만 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매국적 정무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은 생각하지 않고 (한일 갈등을)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며 “우리 당에 악착같이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반일감정을 선동한 정권의 의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고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집권세력은 정권 연장, 정치적 이익만 눈앞에 있지 국민도 국민의 삶도 안중에 없었다. 난국 돌파 해법을 찾기는커녕 선거전략이나 짜고 있었다”며 “민중선동연구원이냐”고 반발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전날 낸 논평에서 “민주당이 집권욕에 눈이 멀었다”며 “반일감정을 만들어 총선의 ‘재료’로 활용하는 민주당은 나라를 병들게 만드는 ‘박테리아’같은 존재”라고 힐난했다.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번엔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앞으로는 아베 내각의 경제도발에 맞서 국민적 단합을 외치면서, 뒤로는 이 상황을 두고 표계산에 분주했다니, 한마디로 양두구육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사회의 위기나 혼란을 틈타 자신의 잇속을 챙기려는 세력은 언제 어디서나 있어왔지만, 민족주의를 정치에 동원하고 부추겨 잇속을 챙기려한 세력은 역사에서 연제나 가해자였고 결국에는 패자가 됐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며 양정철 원장의 자중을 촉구했다.

    그는 거듭 양 원장을 겨냥해 “삼성의 연구소를 찾아가 ‘슈퍼애국자’라 칭하기 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에 대한 검찰 수사, 정년을 앞두고 삼성에서 해고돼 53일을 고공에서 단식농성을 한 노동자의 사정 등에 대해 생각해봤어야 한다”며 “균형감각을 갖추지 못한 정치적 왜소함이 국가적 위기를 두고 내년 총선의 유불리나 저울질 하는 비루함으로 나타난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보라”고 조언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국민의 악재가 총선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발상은 입에 담아서도 글로 써서도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구원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양정철 원장은 민주연구원 보고서 파동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비판에도 정작 민주당은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원칙을 지키며 강경하게 대응한 것에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고, 그런 측면에서 여론조사 내용을 사후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해임, 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고위원회에 보고된 보고서도 아니었고, 당대표도 ‘총선과 관련된 내용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락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엔 야당과 언론에서 확대해석 하는 것 같고,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일본의 프레임에도 말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일(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각의 결정도 있어서 민감한 시점에 이 문제를 자꾸 정쟁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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