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컨설팅의 원조 노조파괴
    영남대의료원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통
    유성기업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에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 사례 광고
        2019년 07월 27일 08: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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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파괴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관계자들이 실형을 받고 구속됐지만 창조컨설팅이 휩쓸고 지나간 곳은 복구되지 못한 채 여전히 폐허 상태다.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로 13년 전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된 노동자 2명은 한 달 가까이 70m 병원 옥상에서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 보건의료노조 주최로 26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선 ‘창조컨설팅의 원조 노조파괴 사업장, 영남대의료원 국회 증언대회’가 열렸다.

    사진=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은 2006년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맺은 후부터 치밀한 노조파괴가 시작됐다.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가동된 대표적인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1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사태가 벌어지기도 전이다.

    영남대의료원 측은 창조컨설팅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2011년 창조컨설팅이 작성해 유성기업에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에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의 사례를 적시했다고 한다.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은수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창조컨설팅 내부문건에도 영남대의료원이 포함돼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노조파괴의 일련의 흐름은 전형적인 창조컨설팅 수법이다. 사측의 교섭 불참 선언으로 파업의 고의적 유도, 폭력사태를 유발하며 노동조합 불법집단으로 매도, 단체협약 해지, 노조 간부에 대한 해고 등 징계 남발, 손해배상 가압류, 전방위적인 노조탈퇴 공작으로 노조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방법이다.

    당시 영남대의료원은 해고 10명, 정직 8명, 감봉 10명 등 간부 28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내렸고, 5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 우선적으로 5억에 대한 가압류를 집행했다.

    김지영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사무장은 “2006년 노동조합의 모든 일상활동을 불법으로 간주하며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징계․해고를 남발하는 등 노동조합을 현장으로부터 고립시켰다. 노동조합 일정에 조금이라도 참석하거나 조합원으로 남아있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상황이 그러했음에도 대구노동청은 2006~2010년까지 단 한 번도 감시 감독하러 현장에 나오지 않으며 의료원의 노조탄압행위를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영남대의료원 측은 51일간의 불법파업(1995년)과 9개월 이상의 불법행위(2006년)로 인한 당시 지부장 등에 대해 정당 해고 확정을 한 2010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해고자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재수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영남대의료원이 13년간 위와 같은 근거의 배경으로 삼는 2010년 대법원 판결은 2012년 국정감사에서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에 대한 전모가 제대로 밝혀지기 이전의 판결”이자 ”창조컨설팅에 의해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던 불법적이고 폭력적이었던 노조탄압과 해고 등에 대한 사법당국의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했던 판결”이라고 짚었다.

    정 정책실장은 “현재까지도 영남대의료원은 지난 시절 여러 차례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와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1년 창조컨설팅이 스스로 작성했던 유성기업에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에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의 사례를 적시하며 노조파괴 치적을 광고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남대의료원의 노조파괴 수순은 향후 유성기업 등에서 드러난 노조파괴 시나리오와 대체로 일치하며 아래와 같이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 시나리오를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추진됐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10여년간 진행 중인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 사건의 해결책으로 ▲노조탄압 진상조사 및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대책마련 ▲노조에 대한 원상회복 및 온전한 노조활동 보장 ▲해고자 원직 복직 ▲영남학원재단의 민주화 실현 등을 제안했다.

    이날 증언대회를 주최한 여영국 의원 또한 “노조파괴의 주범인 창조컨설팅 대표 심종두가 노조파괴 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됐지만 피해자인 영남대의료원 노동자들은 여전히 복직되지 못하고 고단한 투쟁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의 주범인 창조컨설팅 대표 심종두가 구속됐다면 그 불법행위를 지시한 영남대의료원은 사죄와 함께 사건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노조 정상화 부당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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