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단거리미사일 발사
    “자기 존재감 드러내려”
    일, 중·러 이어 북 발사로 안보공방
        2019년 07월 25일 02: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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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제보복, 중국·러시아의 우리 영공 침범에 이어 북한이 25일 새벽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정치권이 끝나지 않는 안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첫 번째는 약 430km, 두 번째는 약 690km”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7일 만, 6월 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후 처음이다.

    북한의 급작스러운 미사일 발사가 조속한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한과 미국이 실무 협상의 조건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이슈가 북한 핵문제가 아니라 한일 경제를 둘러싼 갈등 문제,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의 카디즈 침범으로 이슈가 전환되는 분위기”라며 “아마 이런 부분들 때문에 북한이 자기 존재감을 좀 드러내기 위해, 북미 협상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들을 관철시키기 위한 하나의 전술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시기에 맞춰 미사일을 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볼턴이 주로 한 얘기가 호르무즈해협 문제와 한일 갈등 문제”라며 “핵문제도 논의는 했을 것이라고 보지만 전혀 언론의 주목을 못받고 있기 때문에 북미 간에 합의를 깨지 않으면서도 관심을 끌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을 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치권은 연이은 타국의 안보 위협에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사태라는 주장을 펴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안보 상황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결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이후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안이한 인식이었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계속되는 북한의 핵위협,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도발, 일본의 경제보복과 독도도발이라는 삼각파도에 직면해있다”면서 “외교적 무능과 친북정책이 결합해서 지금의 엄중한 안보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균열이 생기자 일본이 경제보복을 시작했고 한미일이 무너지자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에 나섰다. 안보위기 극복을 위해서 안보정책 틀을 바꿔야한다”며 “한미동맹 강화하고 북한과의 군사합의를 무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쌀 지원에 대해서도 “미사일 발사하는 마당에 우리 안보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라며 “부끄럽게 만들지 말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발사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북한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당정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군사적 행동을 단연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북한은 추가적 군사조치가 자기들의 주장을 이해시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기 바란다”며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으로 어렵게 살아난 대화의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엄중한 안보 상황을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무책임한 시도를 중단하고 초당적인 안보협력에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회의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길에 부정적이고 자해적인 도발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번 도발은 이틀 전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북미 실무회담을 앞둔 기 싸움이자 미국의 셈법을 바꾸라는 신호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한은 지금 기 싸움을 벌일 시간이 없다. 도발을 멈추고 조속히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데 성실히 임해주길 바라다”고 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다시 힘들게 찾아온 한반도 평화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경제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거기에 걸맞은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며, 우리 정부도 북한에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는 신속하게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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