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노사, FTA 반대 현수막 두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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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21일 04: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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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과 진종철 KBS본부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크레인 위에 올라가 한미FTA 저지 현수막 설치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KBS 노사가 한미FTA 현수막을 가운데 놓고 한바탕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1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진종철) 조합원들은 회사 쪽이 철거한 한미FTA 반대 현수막을 본관에 재설치하던 중 회사 안전관리팀 소속 직원들의 물리력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던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진종철 KBS본부 위원장을 억지로 끌어내리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 크레인 위에서 마지막까지 버틴 신학림 위원장이 청경들에게 둘러싸여 제압당하고 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청경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 50여명은 KBS본부가 서울 여의도 KBS본관 외벽에 현수막을 다시 걸기 위해 본격적인 크레인 설치 작업에 나서자 크레인 주변으로 다가왔다. 먼저 크레인 주변을 에워싸는가 싶더니 갑작스레 크레인 위로 뛰어오르며 작업 지시를 하고 있던 신 위원장, 진 위원장과 조합원, 크레인 기사들을 끌어내렸다. 당시 현장에는 노조 집행부 10여명만이 나와 있어 힘으로 밀어붙이는 이들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KBS본부 진종철 위원장과 조합원들은 안전관리팀 직원들을 향해 노조 선전활동의 정당성과 한미FTA의 위험성을 말하고, 그들 자신도 한미FTA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들을 설명했다. 하지만 안전관리팀 직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크레인 주변에서 밀려나온 KBS본부 조합원들은 한미FTA 협상의 위험을 경고하는 대형 현수막들을 본관 앞 계단과 바닥에 펼쳐 놓았다. 본관 계단 밑에 주차돼 있던 안전관리팀 직원 소유의 승용차들은 현수막을 뒤집어 썼다. 결국 본관 건물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KBS 경영진과 직원들을 향해 한미FTA 저지 현수막을 선전하는 꼴이 됐다.

    이에 앞서 회사 쪽은 지난 14일 한밤중에 본관 외벽에 걸려 있던 현수막들을 노조 몰래 철거했다. "저지!! 한미FTA" "IMF 위기 10개가 한꺼번에 닥치는 것이 한미FTA입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었다. 하루 전인 13일 전국언론노조가 한미FTA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을 때 그 배경이 됐던 현수막이었다. 20일에도 KBS본부는 철거당한 현수막을 다시 설치하려 시도했지만, 이를 막는 50여명의 청경들과 현수막 양쪽을 잡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 KBS 안전관리팀 소속 직원들이 진종철 KBS본부 위원장을 힘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피했지만 진 위원장의 손에 상처가 생겼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KBS 회사 쪽은 FTA 현수막뿐 아니라 본관 입구 시청자광장에 설치돼 있던 선전물과 노조 물품들까지 철거했다. KBS본부 한 조합원은 "회사에서 공문을 보내와 물건을 찾아가라고 해서 가 봤더니, 철거된 물품의 일부만 있고 나머지 차에 싣고 간 물품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어이없어 했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게시물과 노조 물건들을 가져가는 건 절취 행위"라고 성토했다. 진종철 KBS본부 위원장은 "회사가 계속 막더라도 현수막들을 다시 걸기 위해 조합원들과 다시 나서겠다"고 말했다.

       
     ▲ ⓒ이창길 기자 photoeye@

    미디어오늘 이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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