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당직자들 수해지역서 무더기 호화 골프
        2006년 07월 21일 10: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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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종 전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들이 강원도 수해지역에서 무더기 골프를 즐긴 사실이 알려져 커다란 물의를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21일 이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 의지를 밝혔지만, 강재섭 대표가 당 지도부 골프 금지령을 내린 직후 벌어진 일이어서 오히려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홍문종 전 의원 등 경기도당 간부들과 사업가 10여명은 20일 수해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강원도 지역의 한 골프클럽에서 무더기 골프라운딩을 즐겼다. 이같은 사실은 <경인일보>가 21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한나라당 참석자들은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문종 전 의원, 이재영(평택을), 홍영기(용인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김용수·김철기 도당 부위원장, 정웅교(안산단원을) 당협 위원장 등이었다.

       
    ▲ 홍문종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연합뉴스
     

    이날 골프는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과 김철기 부위원장이 주선했고 130만원 정도의 그린피는 김 부위원장이 결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재력가 K씨가 골프부킹과 골프텔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홍 위원장 초대로 모임에 참석한 당협 위원장들은 지난 7·11 당대표 경선 때 강재섭 대표를 지원한 핵심 인사들이어서 대표 당선 축하 모임 성격도 없지 않다는 설명이다.

    홍 위원장 일행은 이날 저녁 카지노 VIP 고객이 묵는 골프텔의 최고급 호화 스위트 룸에서 하루를 묵었다. 홍 위원장은 지난 2월에도 도내 위원장급 인사 20여명을 대동하고 제주도에서 호화판 단합대회를 추진해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재섭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종합수해대책회의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고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며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당 윤리위 소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대변인도 이후 브리핑에서 “한나라당 경기도 당협 위원장 포함한 골프에 대해서는 금명간 윤리위 소집해서 강력한 제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골프라운딩은 강재섭 대표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해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저를 포함한 당 지도부만이라도 골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이틀 뒤인 20일 이뤄졌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20일 최고위원회에서도 ‘이재민고통분담주간’을 선포하고 중앙당과 시도당 등 전 조직을 총동원해 수해 복구에 나설 것을 천명하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대권주자들의 수해복구 참여를 크게 홍보하기도 했다.

    태풍 에위니아 직후에도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지역의 수해복구 대신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산 바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5.31 지방선거 압승 이후 대선까지 몸을 낮출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연일 터져 나오는 한나라당 소속 당직자와 지자체장들의 ‘한나라당스러운’ 행위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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