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던 여야, 한자리 모여
“‘노회찬 정신’ 이어가자”
손호철 "정치인의 진정한 추모는 한계까지도 드러내어 계승하는 것"
    2019년 07월 16일 07: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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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의원의 서거 1주기 추모주간 이틀째인 16일 여야 원내정당이 한 자리에 모여 노회찬 의원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넘어,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위한 ‘노회찬의 정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과 민주연구원, 민주평화연구원, 바른미래연구원, 여의도연구원, 정의정책연구소 공동주최로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선 ‘노회찬과 한국정치 : 현실 진단과 미래 비전’라는 주제로 서거 1주기 추모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축사에 나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저는 20년간 고단한 진보정치의 능선을 함께 걸어왔다”면서 “노회찬 대표가 가신 지 1년 됐지만 노회찬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저 밑에서 서러움, 분노와 죄송함 그리고 그리움과 아픔, 안타까움 그 많은 감정들이 큰 덩어리가 돼서 밀려온다. 아직 그 감정을 해체할만한 용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노회찬 대표는 많은 분들이 평가하듯이 꿈꾸는 현실주의자”라며 “수많은 이름 없는 보통 시민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자영업자들, 장애인들, 여성들, 청년들, 6411번 버스를 타면 늘 만날 수 있는 그 분들과 두 손 꼭 잡고 차별 없는 세상,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자는 것이 노회찬의 노선이고 우리 정의당의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노회찬 대표가 못다 이룬 꿈, 우리가 포기할 수 없었던 진보정치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내년 총선 승리하고 진보집권의 길을 힘차게 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싸우던 여야, 한자리 모여 “‘노회찬 정신’ 이어가자”
손학규 “노회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과 실천 의지 강한 사람”
사회적 약자 목소리 정치 반영 위해 선거제 개혁 완수하자는 다짐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이 서면으로 축사를 보내왔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직접 참석했다. 각 당 정책연구원장들도 토론회에 함께하며 노회찬 의원과 정당은 다르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그의 진정성 있는 정치는 모두가 이어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학규 대표는 “노회찬 의원은 그것이 이 사회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한 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바쳤다”며 “특히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것에 대한 실천하려는 의지, 이것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노회찬 대표는 돌아가셨지만 그 분의 삶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빛을 주셨다”고 추모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은 “노회찬 의원이 꿈꾼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이 명제의 뜻을 달리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 환경이 너무나 각박하고 대립적인 구도에 빠져 있는 것이 송구스럽지만, 노회찬 의원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정치권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장은 “노회찬 의원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 다투는 우리를 한자리에 모이게 했고 함께 꿈꾸는 자리 마련해줬다”며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선거제도 개혁은 노회찬 의원의 정신이다. 민생과 민주주의 가로 막는 선거제 개혁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장도 “현대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대의되지 않고 대변되지 않는 소외된 국민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체제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 노회찬 의원”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노회찬 의원에 대한 회고를 넘어서서 소외된 국민의 의사가 정치에 반영되고 그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고민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호철 “정치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
그의 한계까지도 드러내어 그의 정신 실현하고 나아가 그를 넘어서는 것”

각 정당의 축사가 끝난 후엔 손호철 정의정책연구소 이사장(서강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제 등이 이어졌다.

손호철 이사장은 17대 총선이 있었던 2004년 4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갔다. 손 이사장은 “5.16 쿠데타에 의해 사라졌던 한국의 원내 진보정당이 43년 만에 부활한 날”이라며 “비례대표 마지막 한 석, 299명의 국회의원 중 299번째 의원을 놓고 벌어진 혈투에서 결국 민주노동당이 앞서면서 김종필을 꺾고 노회찬 의원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한국정치의 강시’의 숨통을 끊은 사람이 바로 노회찬 의원”이라고 떠올렸다.

손 이사장은 노 의원을 조봉암 이후 가장 대중적인 진보정치인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촌철살인과 불판교체론 등을 언급하며 2004년 이후 노 의원이 우리 사회에 남긴 진보정치 발전과 진보적 정책 실현에 대해 평가했다.

손 이사장은 노 의원이 정치권의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한국정치의 주류세력인 보수독재 세력과 비주류인 자유주의세력, 그리고 ‘비주류의 비주류인’ 진보세력 중에서도 계급 문제를 강조한 좌파는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였다는 것이다. 그는 “노 의원의 평가에 있어서 대중적 진보정치인이라는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고독과 고뇌라는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노 의원의 지난 행적에 대해 찬양과 칭찬일변도의 평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 말했다.

손 이사장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점 중 하나는 ‘죽은 분’에 대해 ‘용비어천가’ 식으로 좋은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면 ‘사자 모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 분위기”라고 지적하며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그래선 안 된다. 비판적 평가가 없다면 역사의 발전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그에 대한 우상화가 아니라 그의 한계까지도 드러내어 계승해야 하는 그의 정신을 실현하고 나아가 그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그가 한 정치적 선택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판적 평가를 하는 것이 그가 꿈꿨던 진보정치가 한국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의원이 걸어온 길, 고뇌어린 선택들은 진보정치의 발전에 있어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절충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연구가 그 같은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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