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력제공국으로
    유엔사에 일본 참여 추진
    “유엔사 해체해야···일 자위대를 한반도에 끌어들이려는 미국 규탄”
        2019년 07월 13일 0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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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일본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사에 일본이 참여하면 한반도 전시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가 병력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전날인 11일 <연합뉴스>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엔군사령부 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유엔사 후방기지들이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유사시 한반도에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유엔 전력 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같은 날 발간한 간행물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서도 “유엔사는 정전협정 교육, 비무장지대 접근 통제 등의 임무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반도) 위기 시 일본을 통한 지원 및 전력 이동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유엔사의 일본 참여를 완강히 부인했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전력제공국은 1950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국가들”이라며 “일본은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일본의 유엔사 참여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해식 대변인은 12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 중인 상황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진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역사를 왜곡하고, 초계기 위협 등의 몰지각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2015년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자위대 군사력 확장의 길을 튼 일본의 유엔사 참여는 세계 평화를 위협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경우라도 유엔사 회원국의 확대는 당사국인 한국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전력 제공국에 일본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서는 안 되며, 유엔사 확대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반드시 협의하고 한국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미국이 유엔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사진=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유엔사 해체해야···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준비시키려는 구상”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평통사 등이 참여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자위대를 한반도에 끌어들이려는 미국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유엔사는 국제기구 행세 말고 당장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우선 국민행동은 “유엔사는 국제기구인 UN의 산하기구가 아니라,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이 임의대로 유엔군사령부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라며 “국제기구가 아님에도 국제기구 행세를 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권한, 북한지역에 대한 점령권 등을 가지고 있는 초법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민행동은 “미국이 최소한의 기능만 하고 있던 유엔사를, 최근 들어 급속하게 강화하는 것은 전작권 반환과 한반도 평화 정착 이후에도 자신들의 역할을 놓지 않고 적극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사의 강화 구상에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NATO처럼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견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국적 군사기구로 발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에 일본을 포함시켜 전범국가가 전쟁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일본은 아직도 전범국가로서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준비시키려는 구상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앞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하면서도 뒤로는 철저하게 전쟁을 준비하고 패권을 강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할 유엔사를 지금 당장 해체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KT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사 확대, 강화는 “한국군의 작전통제권 행사를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집단자위권 행사로 역외 분쟁에 개입할 수 있게 된 일본군이 한반도를 재침탈할 수 있는 길을 터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평통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걸림돌이 되며,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 구도를 강화함으로써 동북아 평화 실현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라며 “유엔사 확대 강화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구시대의 냉전 잔재에 지나지 않은 유엔사는 한시라도 빨리 해체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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