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최소인상 결정,
    ‘최고임금제’ 필요성 확산
    부산시 조례 통과 이어 경기도의회 표결 앞둬, 서울시의회도 조례 발의
        2019년 07월 13일 01: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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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위원회가 올해보다 2.87%(240원) 인상하는 859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산정했다. IMF 구제금융 때인 199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0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속도조절 주장이 반영된 결정으로 읽힌다.

    최저임금위는 노사가 각각 제시한 6.3%(8880원)인상안과 2.87%(8590원) 인상안을 놓고 표결을 거쳤다. 노측 안이 11표, 사측 안은 15표를 얻었다. 최저임금위가 노·사·공 각 9인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9명의 공익위원 중 6명이 사측 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결정하는 최저임금위 전체회의를 마친 후 “대한민국의 경제적 형편이 여러 가지로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속도·방향 조절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낮은 인상률에 대해선 “최근 어려운 경제·사회적 여건에 대한 우리 자신의 정직한 성찰의 결과”라고 말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해식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경제 위기 등의 상황에 노사가 합심해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결과”라고 평했다.

    당면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률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경제상황 악화의 해결책으로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결정을 한 만큼,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기업 경영진의 임금인상을 제한하는 최고임금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최고임금제는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을 연동하도록 해, 경영진과 노동자의 임금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최고임금제 필요성 확산 ··· “고임금자의 높은 임금에 대해서도 책임 물어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역대 최저 인상은 경제위기의 원인을 최저임금을 돌린 것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을 경제위기를 불러온 죄인으로 만들었다”며 “보수집단의 속도조절론에 손을 들어준 만큼, 최고임금제를 비롯해 고임금자들의 높은 임금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제도 도입에도 당연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부합하지 않는다’,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등의 이유로 최고임금제 관현 법을 3년째 심의조차 하지 않고 묵혀두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선 최고임금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부산시의회에선 지난 4월에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기준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지역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최저임금제와 연계하고 기관장은 최저임금 7배(1억4000만원), 임원은 최저임금 6배(약 1억3000만원)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경기도의회 또한 ‘경기도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16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조례안은 도가 설립한 공사와 공단, 출자 및 출연기관은 임원의 연봉 상한선을 최저임금의 연봉 환산 금액 7배 이내로 정해 권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서울시의회도 지난달 ‘서울특별시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 제정안’이 발의됐다. 해당 조례안은 공사,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임원의 총액임금을 최저임금의 6배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을 연동해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임금의 천장과 바닥 사이의 간극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의 조례안은 모두 정의당 소속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정의당은 최고임금제와 관련한 일명 ‘살찐 고양이법’을 주요 당론으로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알바노조, 알바연대, 청년정치공동체너머, 투기자본감시센터, 평등노동자회 등으로 구성된 ‘1:10운동본부’도 올해 꾸준히 최고임금제 도입 운동을 해왔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사회적 임금 최고선을 정하는 최고임금위원회를 만들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벌이고 있다.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CEO의 임금을 최저임금에 비례해 정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9일 경총 회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총이 진심으로 나라경제를 걱정한다면 우리가 제안하는 최고임금제도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최저임금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최고임금제 도입을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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