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이 유시민보다 낫다?
    2006년 07월 19일 04: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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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가 19일 7.3 개각의 최대 쟁점이 됐던 김병준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보고서를 채택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들은 이날 오전 김 부총리에 대한 ‘부적합’ 의견을 피력했으나 보고서에 ‘야당 위원들이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는 수준에서 정리했다. 올해 초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와는 사뭇 다르다. 김병준이 유시민보다 조금 더 낫다는 반증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한나라, 민주노동당 정반대 시각에서 ‘부적합’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염창동당사 브리핑에서 “김병준 내정자는 처음 지명 때부터 우리가 부적합한 인사라고 천명해 왔는데 청문회 과정을 통해 그 부적절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김 부총리가) 그렇게 고집하던 외고입학 지역제한을 노무현 정권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힌 점은 놀랄 만한 일”이라며 “실질적으로 노무현 정부의 졸속행정은 무소신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육위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역시 이날 “김병준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부적격’ 판정 이유로 시장주의적 대학구조조정 가속화, 한미 FTA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과 대책 부재, 자녀들의 부적절한 외고 편입학 등을 지적했다.

특히 최 의원은 김 부총리가 외고입학 지역제한을 연기한 것에 대해 “기득권층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시행 유예 입장을 밝힌 것은 결국 임기 첫 시작을 기득권 눈치 보기로 시작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정반대의 시각에서 비판하고 있긴 하지만 교육부 장관으로서 김 부총리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김 부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야당의 큰 반대 없이 채택됐다. 보고서는 교육위원들의 여러 질의에 대한 김 부총리의 답변 위주로 구성됐다.

마지막 단락인 교육부장관 직무수행능력과 관련 보고서에 “야당 소속 위원들은 공직후보자의 교육정책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일천하다 할 수 있어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야당 위원들은) 후보자가 청와대비서실 근무시 관여한 경제정책들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복잡하게 얽힌 교육정책들을 원만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는 지적 정도가 실렸을 뿐이다.

‘수해’로 바빠 보고서는 채택…’관운 좋은’ 김 부총리?

올해 초 유시민 보건복지위 장관의 청문회 때 한나라당이 ‘절대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해당 상임위에서 보고서 채택도 못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민주노동당도 당시 유 장관 후보자에 ‘부적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여전히 김 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면서 “수해 대책과 기획예산처 인사청문회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가 없어서 반대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 한나라당 관계자는 “처음 김병준 부총리가 임명됐을 때보다 북핵, 수해 등으로 언론의 관심이 줄었다”며 “김 부총리가 관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김 부총리가 ‘관운’만으로 야당, 특히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를 피해간 것 같지는 않다. 유시민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로 인식됐고, 그에 대한 비판이 노 대통령과 친노 계열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정치인 유시민의 공격적인 어투와 자세 등도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의 비판거리가 됐다. 반면 한나라당이 ‘코드인사’라며 집중 추궁을 한 김병준 부총리 후보자는 ‘대학은 산업이다’와 같은 시장주의적 마인드에서 사실 한나라당과도 일정 ‘코드’가 맞아 보인다.

한 민주노동당 관계자도 “유시민 장관의 경우, 부적격 판정을 하면서도 국민연금 개혁 의지 등 인정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김 부총리는 시장주의 인식과 한미FTA를 추진했던 주무 당사자로서 교육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관운이 좋아서건, 거대 야당과 일부 코드가 맞아서건 김병준 후보자가 이제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변죽만 울린 정치권과 언론이 앞 다투어 수해 현장으로 달려간 뒤편에서, 우리 교육의 제방이 무너져 더 크고 장기적인 ‘인재’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지켜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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