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홍남기 “명백한 경제보복, 대응 고민”
    김경주 "중장기적 관계 개선, 양국 간 신뢰 하루 빨리 되돌려야"
        2019년 07월 04일 03:47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내놨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안전보장상의 이유’라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반도체에 이어 금속, 철강, 금융 등 추가 보복조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경주 도카이도대학 교양학부 교수는 4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비자 발급을 어느 단계에서 제한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 이전에 일본이 쓸 카드가 상당히 많다”며 “이번에는 반도체만 해도 여러 가지 부품이 있고, 제조업 관련해 금속, 철강 쪽도 상당히 한일 간에 연계가 돼 있다. 외환 관리와 관련해서도 송금이나 이런 데 있어서도 어느 정도 제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본이 국내 정치적으로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계 개선, 양국 간에 신뢰를 하루 빨리 되돌려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안부 문제 같은 경우 우리 정부가 손 놓고 있다가 결국 위안부 피해자들이 헌법소원을 해서 정부 간에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갔다. 그렇게 밀려서 가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이 문제에 관해 한국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요구를 일본에게 하고자 하는 건지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우리 정부에 대한 아베 총리의 보복 조처 배경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당연히 국내 정치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의 이번 참의원 선거가 그 어느 선거보다도 중요한 것이 아베 정권의 숙원이 개헌이 걸려 있다. 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한 아베 지지층을 겨냥해 내놓은 메시지라는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홍남기 “명백한 경제보복, WTO 제소 등 대응조처 고민”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명백한 경제 보복”이라며 “강제 징용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을 경제 영역에서 보복한 조치”라고 단언하며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일본에 대한 ‘맞보복’ 조처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WTO에 제소에 관한 내부 검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일본의 조처는) 다자적인 자유무역에 기반한 WTO 협정 위반이자, 지난 G20 오사카 정상 선언문의 취지에도 반하는 내용”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이지만 일본으로서는 그런 식의 검토를 할 수 있다”며 “만약 이런 조치가 서로 간에 시행된다면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일본 경제에도 피해가 가는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생각”이라며 “WTO 제소를 비롯해서 우리의 국제법이라든가 국내법상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TO 결과가 나오려면 굉장히 장구한 세월이 걸린다. 궁극적인 유일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며 “일본 측이 경제 제재 보복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는 상응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일본에 대한 수출 규제, 경제 조치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배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보복이 다시 보복을 낳는다면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일본 경제에도 불행하다. 가능한 그런 단계까지 가지 않고 잘 마무리되기를 저는 희망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해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고, 당연히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