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천재 아니라 인재"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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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7월 18일 08: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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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남부를 휩쓸고 있는 집중호우에 신문들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조간신문들은 출근길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한편,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의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안양천 범람으로 침수된 양평동 문제는 부실공사로 인한 ‘인재’라는 지적이 일관되게 나왔다.

조선일보 ‘양평동 집단소송 움직임’ 1면 머리기사로 보도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침수 양평동 주민 "집단소송">에서 "16일 집중호우로 서울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영등포구 양평2동 일대 주민들이 정부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지하철 시공사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7월 18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은 8면에 안양천 제방이 무너진 이유를 자세히 분석한 해설기사도 실었다. <제방 흙다지기·방수파일 모두 부실> 기사에서 조선은 "안양천 제방의 붕괴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건설을 위해 둑을 허물어낸 뒤 재축조하는 과정에서 둑 방향을 따라 박아놓은 ‘시트파일’에 문제가 있었고, 둑을 다져 올리는 과정 역시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은 8면에 양평2동 주민들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손해배상을 낸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도 덧붙였다.

서울신문도 3면 머리기사로 <복구 두달만에 터진 안양천둑…인재냐 천재냐>를 올리면서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신문은 이 기사에서 "피해주민들은 이번 수해가 부실한 공사장 관리와 난개발로 인한 ‘인재’ 또는 ‘관재(官災)’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건설업체와 지방자치단체는 공사장 관리 등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초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와 시공을 맡은 S건설이 공사를 위해 제방을 절개했다가 복구공사를 한 지점이 무너져 내린 것과 관련한 피해주민들의 반발 코멘트도 실렸다. 그러나 지하철건설본부는 "지하철 공사구간 내 제방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터진 것은 맞지만 제방 복구공사가 잘못된 탓인지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이밖에 한겨레와 한국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 등 다른 신문들도 <안양천 수해주민 손배소 움직임> <분노의 양평동 "부실 제방공사 손배소"> 등의 제목으로 서울 양평동 상황을 전했다.

한겨레·한국 "언제까지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나"

한겨레는 3면 머리기사 <토목공사 ‘소잃고 외양간’…터지면 또 ‘하늘탓’>에서 토목공사 문화의 문제점을 짚었다. 한겨레는 "도시화의 영향으로 숲과 같은 완충지대가 적어져 같은 양의 비가 와도 체감 감수량은 훨씬 많다. 그런데도 ‘토목공사 문화’에는 이런 환경 변화에 상응하는 긴장도의 상승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수해예방을 위한 치수사업비보다 복구비가 4배에 달하고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천재지변’으로 몰아가려는 당국의 태도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부실 토목공사의 반복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책임시공’을 위한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시공사의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7월 18일자 한겨레 3면
 

한국일보도 정부의 ‘땜질처방’을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3면 머리기사 <덮친 데 또 덮치지만 방재대책은 ‘땜질뿐’>에서 "천재지변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정부의 자연재해에 대한 인식이 안이했고 근본적인 대처가 너무 허술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최근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우리나라 우기의 주된 특성으로 자리잡으면서 매년 아까운 인명과 천문학적인 재산을 앗아가는데도 정부는 수십년전 ‘장마대책’에 매달리고 있다"며 "차제에 복구중심의 재해대책을 예방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중앙 "동강댐 있었더라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진작에 동강에 다목적댐을 설치했어야 한다고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주장했다. 동아와 중앙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론자들의 논리를 비판하면서 하루빨리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동아는 <물난리 뒤끝, 다목적 댐이 아쉽다>에서 저수용량 1억톤 이상의 다목적댐을 표로 정리하면서 한탄강댐과 동강댐 중단을 아쉬워했다.

동아는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집중호우의 발생빈도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저수용량 3억톤 이상의 다목적댐을 착공한 것은 1990년 전북 진안군의 용담댐(8억 1500만톤) 이후 16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환경단체들의 반박을 전하면서도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인 댐 건설을 무조건 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수자원 전문가의 코멘트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 7월 18일자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도 <동강에 댐이 있었더라면…>에서 홍수를 막는 한강 댐들을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북한강 수계는 소양강댐·화천댐·춘천댐·팔당댐 등이 방파제 역할을 해줬다. 덕분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충주댐 하나에 의존하는 남한강 수계는 사정이 달랐다"고 전했다.

중앙은 "최근 12년간 홍수조절 능력이 있는 댐은 하나도 건설되지 못했다. 환경 및 생태 파괴에 대한 우려와 지역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라며 "가뭄 등에 대비한 댐 건설은 국가 안보 차원이 일"이라는 전문가 코멘트를 인용해 댐건설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환경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산사태는 급경사 지역에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고랭지 채소밭 때문이다" "영월댐이 건설돼도 남한강 본류의 홍수 조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아와 중앙은 각각 사설 <‘환경 극단주의’에 눌려 10년간 큰 댐 못지은 나라>와 <추가적 댐 건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도 썼다.

서울·한겨레 "시민 안전불감증도 문제"

한편에선 시민들의 안전불감증도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겨레는 3면 <무시당하는 대피령>에서 "동강 물이 넘칠 수 있으니 대피를 하라고 해도 안해요. 주민들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습니다"라는 강원도 영월군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관공서의 경고를 무시하는 주민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 양평 2동의 경우 전체 주민 7천여가구 2만여명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435명이 대피하는 데 그쳤고, 영월군청 대피장소에는 겨우 73명이 모였다는 것이다.

서울신문도 8면 기사에서 인명피해 원인을 분석하면서 주민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풍수해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있던 주민들의 안전불감증도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온 또다른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 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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