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야당 찍어 누른다?"
    국회 정상화 파기 자유당의 적반하장
    박지원 "사개특위 등 연장 막아서 개혁 후퇴시키려“
        2019년 06월 26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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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한 국회 정상화 합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2시간 만에 철회된 것을 놓고 국회파행 책임론 등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이 쏟아진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사실상의 패스트트랙 철회를 담보하지 않으면 국회 복귀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이인영 “국회 정상화할 것…정략적 판단 반복 시 어떤 협상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략적 판단을 반복한다면 더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의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 운영도 합의문대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내에 강경파들이 집단적으로 발언을 해서 3당 간 원내대표의 합의사항을 무너뜨렸다고 한다”며 “이 정도로 무책임한 정당이면 공당의 자격이 없고, 당이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파탄내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부정할 생각이 아니라면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해서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같은 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재협상 요구에 “자가당착”이라고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새로운 협상은 꿈도 꾸지 마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렇게 깨져버릴 약속이라면 앞으로 대화와 타협은 불가능하다”며 “국회 구성원과 국민을 기만한 것이 아니라면 합의사항 준수를 위해 신의를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자유한국당이 소수 강경파에 휘둘려서 정략적 판단을 반복한다면 더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합의를 훼손하거나 정상적 회의를 방해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합의문대로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법대로 밟아나겠다”면서 자유한국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야3당도 국회 정상화 동참…자유한국당에 국회 복귀 촉구

    야3당도 합의를 파기한 자유한국당을 질타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바른미래당 역시 자유한국당에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법률안이나 예산안 협상결과를 놓고 각 당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협상안을 불신임한 사례는 있었어도, 국회에 등원 문제로 이런 사달을 일으킨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상임위원회에 선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민생입법을 논의하는 상임위원회에서는 회의를 방해하고, 정쟁 소재가 발생한 상임위에 우루루 몰려가서 목청을 높이는 모습은 한마디로 추태”라며 “더 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실험하지 말 것을 진심으로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등원여부와 상관없이 여야 3당이 합의한 6월 임시국회 일정에 따라 묵묵히 의사진행을 이어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해산하라는 국민청원이 180만 명을 넘서는 등 정치가 비정상을 넘어서서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자유한국당은 즉각 국회에 들어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같은 당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패스트트랙 할 때도 나경원 대표가 서명했고, 이번 정상화할 때도 서명하고 합의해놓고 (파기했다)”며 “자유한국당 마음대로 국회를 하려면 자기들끼리 의원총회를 하지 왜 국회를 하나. 협상은 끝났고, 국회는 시작됐으니 자유한국당은 조건 없이 들어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여론 악화에도 국회 복귀를 미루는 배경에 대해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활동 시한이 6월 말까지다. 그때까지 본회의를 열지 않으면 무효화되고 그렇게 되면 사개특위는 법사위로, 정개특위는 운영위로 간다. 두 상임위는 자유한국당이 위원장이고, 결국 회의 소집도 안하고, 상정도 안해서 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합의를 계기로도 국회에 복귀하지 않으면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의원은 “황교안, 나경원 리더십이 의원들에 의해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며 “(일부 강경파 의원들에게) 이렇게 끌려 다니면 황교안, 나경원은 살아서 돌아오기 힘들다”, “개혁입법을 원하는 촛불혁명의 요구를 져버리면 특히 황교안 대표는 굉장히 위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가 과연 이 당이 정치적 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대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느냐”며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 총선의 공천 문제 등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80일만에 열릴 본회의를 바로 앞에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합의를 파기한) 의원총회로 당 지도부가 지도력에 큰 손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합의문 내용에 대해) 정의당 의총에선 오히려 불만이 많이 나왔다. 합의문에 정개특위나 사개특위가 활동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연장의 건이 없었다”며 “그러한 심각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일단은 본회의를 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자유한국당이 협상 과정에서 양보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자유한국당 여전히 국회 복귀에 부정적
    나경원 “제1야당 찍어 누르면 돌아 올 수 없는 강 건너는 것”

    수차례 여야 합의를 파기한 전력이 있는 자유한국당은 이번 합의 파기 이후에도 여당이 제1야당을 탄압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회가 경직된 상황에서 없는 상상력도 꿈도 만들어야 될 텐데 ‘꿈도 꾸지마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합의 파기를 비판하며 “새로운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던 이인영 원내대표의 말을 겨냥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일방적이고 경직된 국회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라며 “제1야당을 찍어 누른다면 이제 영영 국회는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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