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소신-양심 있지만 지식-준비 부족"
        2006년 07월 15일 10:51 오전

    Print Friendly

    한미FTA 협상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공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 비서관은 1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이와 같이 제안하며, “이번 협상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재정경제부의 자세”라고 비판했다.

    “통상교섭본부장 한미FTA 공개 토론하자”

    정 전 비서관은 “굉장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어떤 유보안을 냈고 어떻게 미국이 반응했는지가 전혀 알려지지 않고 미국이 아무런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그대로 받았다는 얘기”라며 “그런 것들이 조금 알려지고 그것에 대해서 국민들의 반응을 보고, 그 다음에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우리 측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문제삼으면서 의약품 분과협상을 중단한데 이어 무역구제와 서비스 분과회의까지 아예 참석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서 우리 협상단 측도 상품과 환경분과 등 4개 분과회의를 취소해버린 것과 관련해, “(한미FTA 협상이) 결렬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한미FTA 협상에서) 미국 쪽은 어떤 분야도 양보한 적이 없다”며, 수입 소의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던 것을 예로 들었다.

    “노 대통령 소신과 양심 있지만 지식과 준비가 부족”

    정 전 비서관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인 14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자 신율)’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결단을 내린 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지식과 사전 준비를 가지고 결단을 내린 것 같지는 않다.”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연합뉴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정부 협상단이 얘기하는 내용을 보더라도 전혀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과의 FTA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고 협상에 임했다고 보인다”고 정부의 협상 준비 태도를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이러한 주장은 14일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반대하는 분들도 소신과 양심을 갖고 있겠지만 대통령도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특히 “한미 FTA의 이익은 도외시한 채 손실 부분만 잘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공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과 정 반대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정 전 비서관은 또 한미 FTA의 손익 부분에 대해서 “이익의 부분을 최대한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자료를 봐도 뚜렷하지가 않다”며 “일부러 이익을 잘라내서 말을 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찾아 봐도 별로 이익 될 게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반면에 “손실은 너무나 뚜렷하다”고 지적하고 “농업도 그렇고 서비스업의 많은 부분이 인수 합병될 것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대통령께서 반대파들이 의도적으로 손실만 부풀리고 소신과 양심을 의심한다고 보진 않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장관들, 유시민 정도의 소신은 있어야 한다”

    정 전 비서관은 이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가 적정화 정책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아 2차 협상 마지막 날 협상이 파행으로 마무리된 것과 관련해 “유시민 장관 말고 다른 부처 장관들도 이 정도의 소신은 갖고 있어야 한다”며 “약가 적정화 정책은 호주와 미국이 FTA를 할 때도 굉장히 논란이 됐었고 부처 장관으로서 국가 재정과 국민 건강을 생각해야 하므로 당연히 주장했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주장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렇게 쟁점을 삼을 경우 설사 이것을 양보하더라도 다른 것을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어“ 미국이 요구한 투자 챕터에는 갖가지 독소 조항이 다 있다”고 지적하고, “최혜국 대우, 내국민 대우, 최소기준 대우 등이 서로 엮어지면 특히 ‘투자자 정부 제소’ 건에서 우리나라의 공공 서비스라든가 중요한 제도들이 전부 제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아무런 쟁점이 제기되지 않았다는 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오는 열릴 한미FTA 3차 협상의 전망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최소한의 정보는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국민들이 약값 적정화 정책을 알게 된 후 이건 양보하지 말라고 주문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그런 국민들의 뜻을 유시민 장관이 반영한 것으로 다른 부처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아직 유보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은 것들과 관련해 미래 유보나 무제한 유보에 국민들이 요구하는 마지노선을 집어넣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