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불평등과 차별,
특권교육 귀족학교의 상징···폐지해야"
상산고 자사고 취소 논란···“폐지가 문재인 대선공약”
    2019년 06월 25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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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교육청이 기준점수 미달로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자격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한 것과 관련해, 25일 해당 지역 교육·학부모·청소년 단체들이 “교육부는 대통령이 공약한대로 자사고 등 특권학교 폐지를 선언하고 교육 자치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지역교육단체 28개 단체가 참여하는 ‘상산고 자사고 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대책위’(대책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 특권교육 귀족학교의 상징”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약속한대로 자사고와 외교를 폐지하고 초등교육법기행령 관련조항을 삭제해 설립근거를 없애라”고 이같이 요구했다.

사진=유하라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운영성과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에 미달한 점수를 받은 상산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상산고와 상산고 학부모는 강하게 반발했다. 다른 시도 교육청의 경우 기준점이 70점인 반면 전북만 80점으로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다. 기준점수는 시도교육청의 고유 원한으로 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상산고는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았다. 학교 측은 교육부가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수용할 경우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대책위는 상산고가 지역인재 양성, 교육과정 다양화 등 당초 자사고의 출범 취지를 훼손하고 입시 학원으로 전락해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차상철 대책위 대표는 “자사고는 교육의 다양성 확대를 취지로 출발했지만 상산고가 자사고로 지정된 지 17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교육과정이 입시 중심으로 획일화됐다”며 “자사고 출범부터 우려가 나왔던 특권학교, 귀족학교의 성향은 더욱 강화됐고 일반고를 슬럼화하고 학교를 서열화해 교육과정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짚었다.

차 대표는 또한 “상산고의 입학생 중 지역민은 20%뿐”이라며 “지역인재 양성 아니라, 지역인재 양성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사고의 연간 학비는 1천만원 이상이다. 자사고가 부모의 경제 능력에 의해 학생들의 우열이 결정되고 부모의 신분을 세습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자사고 폐지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 이상이다.

전국의 자사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전북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까지도 교육청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일부 학부모들의 표심을 의식해 대통령 공약 파기까지 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만 한 대목이다.

차 대표는 “일부 정치권이 기득권 세력과 연대해 교육청 결정에 흠집을 내고 있다. 정치권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하며 개입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그러한 행위가 지속된다면 도민들의 여론을 모아 단호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년환 전교조 부위원장은 “상산고 자사고 취소 결정은 평가단위에서 평가가 끝난 일인데 국회의원들이 이를 재고하라고 교육감에게 요구하는 것은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자 “교육감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명백한 교육자치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상산고 자사고 취소, 일반고 전환 문제 논란을 야기한 것이 정부라는 비판도 나온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사고 폐지가 가능했음에도, 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문제를 떠넘겼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만든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나, 박근혜 정부가 때 도입된 교육부 장관 동의권 역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책위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권교육, 귀족학교인 자사고와 외고의 폐지를 공약했다. 그러나 당선 이후 관련법령인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쉽게 자사고를 폐지할 수 있었음에도 시도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치기 정부가 아닌 촛불 정부를 원한다”며 “정부는 특권교육 자사고 폐지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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