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김정은 친서 교환,
    북미 관계 정상화와 정상회담 신호?
    박지원 "트럼프 방한 때 판문점서 김정은 만날 수도"
        2019년 06월 24일 1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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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위기를 맞았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계기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는 29~30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 동지께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왔다”며 “최고 령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시면서 민족을 표시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친서의)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의 보도와 함께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읽는 사진을 게재했다. 다만 이 매체는 친서가 전달된 시점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지난 11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아름다운 편지”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이에 대한 답신으로 읽힌다.

    국내 북미 문제 전문가들은 친서를 주고받은 양국 정상의 긍정적 반응에 비춰 교착상태였던 북미 관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내용을 두고 여러 예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4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멈춘 비핵화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노이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하자’, 이런 표현들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빅딜과 스몰딜이 서로 마주쳤다면 서로 그것을 반 발짝씩 양보할 수 있는 모티브”와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담겼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와) 아마 유사한 내용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그동안 미국과 각을 세웠던 것을 이제는 대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그런 표현들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G20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그 이전에 북미 간에 실무접촉, 비건 대표와 북측의 최선희 부상 수준에서의 실무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이미 이뤄지고 있을 수도 있다”며 “비건-최선희 라인이 아니라도 실무접촉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 최고지도자들의 판단이나 그런 것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준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거의 분명한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에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시설을 추가 공개하고, 미국인 경제제재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접근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미국에서 북한에 의심 가는 시설을 몇 군데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북한에서 거기에 대해 응답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에서 흥미 있다고 얘기한 대목은 아마도 경제 제재와 관련된 얘기가 아닐까 싶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이 맞교환이 됐다면 상대방에 대해 가장 흥미를 느낄 만한 부분을 주고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에서 전혀 양보가 없었던 북미가 태도 전환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양국 정상의 의지나 국내 정치적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하노이에서 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서 북미 양 지도자가 굉장히 아쉬움이 컸다. 일부 언론에서는 하노이 트라우마라고도 하지 않나”라며 “들리는 얘기로는 하노이 회담 직후 당 간부 회의인지 정확하게 명칭은 알 수 없지만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나는 경치 좋은 곳에 여행이나 가서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눈물까지 흘렸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자체에 반대했던 미국 정치권의 기류가 바뀐 것도 북미관계에 긍정적 신호다.

    김 의원은 “이제는 대북 정책에 대해 트럼프와 야당인 민주당 간에 그다지 갈등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과 대화 자체를 반하던 민주당이 트럼프에게 ‘단계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해라’ 이런 조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가 다시 북한과 과감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국내 정치적인 여건이 마련이 된 것”이라며 “비건 대표도 유연한 대북 접근을 표방하면서 일괄 타결론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여기에 민주당이 상당한 관심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민주당과 트럼프 간의 막후 대화도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 방한 때 DMZ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깜짝 만남?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양국의 친서 외교는) 좋은 징조”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때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하면서 ‘흥미로운 내용에 대해 신중히 생각을 해 보겠다’고 말한 것까지 북쪽 언론이 보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 김에 DMZ를 간다고 하니까 깜짝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다른 용기와 판단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얘기했다. 그런 것을 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2시경에 DMZ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에 판문점에서 만날 수도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의 북쪽 지역으로 못 넘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아마 그때 그동안 있었던 일이 전부 다 정리가 되면서 새로운 북·미 협상의 가능성이 대문이 활짝 열리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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