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칠레 FTA 후 포도농가 30% 몰락"
        2006년 07월 14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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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자유무역협정) 2차 본 협상 마지막 날인 14일, ‘건강보험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을 둘러싼 양 측 간의 이견 차로 인해 모든 협상 일정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칠레 FTA 후 포도농가 30% 이상이 몰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재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13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자 신율)’에 출연해 “(한·칠레 FTA 후) 포도 재배를 하던 약 30% 이상의 농민들이 폐원 신청을 했다”고 밝히고, “해마다 포도 농가가 줄어들고 있고, 칠레산 포도 수입은 60%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쌀은 한미FTA 협상의 의제조차 되지 않는다”

    최 위원장은 한미FTA 우리 측 김종훈 수석대표가 협상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쌀은 개방 제외’라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쌀은 한미FTA 협상의 의제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쌀은 지난번 WTO 협상 원칙에 따라 향후 10년 간 유예하는 조건으로 각 나라마다 의무량을 배정해서 우리가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미국으로부터 추가로 수입하는 건 WTO 원칙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즉, 김 수석대표의 발언은 “하나마나한 얘기를 했다”는 게 최 위원장의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이어 “쇠고기의 경우 협상도 하기 전에 이미 줘버린 상태이고, 그 외에도 여러 농산물에 대해 예외 없이 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과거 과수나 축산 일부에 머물렀던 칠레와의 FTA에 비하면 모든 농업 분야에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미FTA 체결 이후 농민의 절반 이상이 농촌을 떠날 것”

    한미FTA 체결 이후의 우리 농촌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대해 최 위원장은 “(농민의) 절반 이상이 떠날 것”이라며, “농업 총생산의 절반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지금 상태에서 자기 소득의 절반을 감소하고도 농촌에서 살 수 있는 농민은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쌀이나 쇠고기 외에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농산물로 축산물과 사과나 배 같은 과수를 들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곡물도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이나마 재배했던 밀이나 옥수수는 전멸하게 된다”는 게 최 위원장의 전망이다.

    그는 또 “(한·칠레FTA) 이후 포도 재배를 하던 약 30% 이상의 농민들이 폐원 신청을 했고, 칠레산 포도 수입은 60% 이상 급증했다”면서 “그나마 남은 농가들조차도 싼 포도값 때문에 아주 적은 돈을 벌고 있다”고 밝혔다.

    “칠레와 미국은 비교도 할 수 없다”

    최 위원장은 이어 “칠레와 미국은 비교도 할 수 없다”며, “칠레와 FTA를 맺을 땐 쌀이나 사과, 배 등은 제외했었고, 칠레의 교역 규모는 미국에 비하면 1/20도 안됐지만, 칠레에 비하면 미국은 너무나 강한 상대이기 때문에 피해 규모는 엄청날 것”이라고 거듭 우려를 표했다.

    “훨씬 많은 양이 훨씬 낮은 가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게 최 위원장의 우려의 이유. 그는 “우리가 정부에게 ‘미국과 FTA를 해서 우리에게 경쟁력 있는 품목이 있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한미FTA 협상 중단 외에 다른 대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대책으로는 그 피해가 너무나 엄청나기 때문에 중단 외에는 다른 대책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농업은 무너질 대로 무너지고, 개방할 대로 개방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여기서 더 개방한다면 농업 없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또한 농업이 적은 돈으로도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데, 그 중에 대다수의 고용 또한 상실하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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