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독점자본과 국제분업,
    지구적 경제일체화의 진정한 기초
    [지구화시대 자본주의- ‘후기 국가독점자본주의론’④] 제2장 국제독점자본 일반-1
        2019년 06월 21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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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화시대 자본주의― ‘후기 국가독점자본주의론’] ③ 신자유주의와 후기 국독자

    국가독점자본주의는 1980년대 이후 지구화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 시기를 전기 국독자와 구별하여 후기 국독자로 규정하는데, 이하의 장은 후기 국독자 분석에 할애할 것이다. 후기 국가독점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지구적 경제일체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구화시대의 경제주체인 국제독점자본에 관한 논의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른 모든 논의의 기초를 이룬다. 이에 관한 서술은 본장과 제3장 둘로 나누어서 진행될 것이며, 각각 국제독점자본 일반과 그 특수영역인 현대 금융업자본에 관하여 논할 것이다. 본장에서는 지구화경제 시대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독점자본 일반’을 다루도록 한다.

    우선 지구적 경제일체화의 진정한 기초인 ‘국제 분업’에 대해서 얼마간 깊이 있게 다룰 것이다. 이는 국제독점자본이 성립할 수 있는 생산력 측면의 기초인 동시에, 또한 앞서 연재한 제1장 신자유주의의 본질과 관련한 보충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난 호에서 이념으로서의 신자유주의가 반영하고자 하는 지구화시대의 자본주의 변화를 ‘생산의 국제화’라는 개념범주로 담아낼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생산의 국제화’는 ‘생산의 사회화’의 최고단계를 의미하며, 국내적 차원에서 더 이상 해결할 수 없게 된 자본주의의 과잉생산 위기를 국제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돌파구인 동시에, 다른 한편 새롭고 더욱 복잡한 모순의 출발점이 된다고 하였다. 이 같은 ‘생산의 국제화’와 가장 밀접한 개념이 바로 ‘국제 분업’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 분업의 발전과정을 살펴봄을 통해 오늘날 ‘지구화’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발전은 무엇보다도 산업자본의 국제화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며, 그리고 그 실질은 ‘생산의 국제화’라는 사실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1)

    1. 국제독점자본과 국제 분업

    국제독점자본의 역사를 보면 그것은 국내독점이 국제독점으로 확대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독점자본은 지구화시대 이전에도 일찍부터 존재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그것은 해외증권투자 위주의 대부자본적 성격을 띠면서 주로 유통영역에 기반한 ‘국제카르텔’ 형식을 취하였으며, 또 활동범위에 있어서도 일부 국가와 지역에 국한된 국지적인 국제독점이었다. 이후 그것은 종전 이후 점차 해외직접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자본 중심의 다국적기업 형식으로 발전하였으며, 또 전 지구적 활동무대를 갖는 진정한 국제독점으로 변신하였다.

    이러한 국제독점자본의 형성과 발전의 과정은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생산의 국제화’가 실현되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생산사회화의 최고형식으로서의 ‘생산의 국제화’의 발전과정은, 국제독점자본의 운동과 연관된 그간의 국제 분업의 발전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국제 분업의 제 유형

    15세기 들어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처음 출현한 이래 세계 각국 및 지역 간의 경제적 연계가 긴밀해지면서, 국제 분업은 그 이전 시기와는 다른 빠른 발전을 보였다. 국제 분업은 국경을 넘는 노동 분업을 말하는데, 국제 분업의 기초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컨대 노동기술의 차이, 각국 생산요소 풍부함의 차이, 각국에 있어 자연자원 분포의 불균등, 그리고 각국의 수요와 공급구조의 서로 다른 특징까지도 모두 국제 분업이 형성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초기의 국제 분업은 각국이 단순히 각자 서로 다른 제품의 생산에 종사하고 그것을 국제무역을 통해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올수록 국제 분업은 각국이 서로 다른 생산부문에 생산을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또한 동일한 생산부문 내지 심지어는 동일한 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국경을 넘는 노동 분업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다. 국제 분업의 유형은 대체로 다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또한 대체로 국제 분업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여준다.

    (1) 산업 간 국제 분업

    여기서 산업이란 주로 채취·광업 위주의 1차 산업과 제조업 위주의 2차 산업을 지칭한다. 경제이론에 있어서는 가장 초기에 등장한 천연적인 자연자원 보유 여부와 관련한 국제무역학설이 이 같은 분업을 이론적으로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에 입각할 경우 첫째 자연자원의 유무에 따라, 둘째 그 ‘다소’에 따라, 셋째 경제와 전략적 원인에 의하여 국제 분업이 발생한다.

    이 형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요한 국제 분업의 형식이었으며, 초기 국제독점자본의 발전 역시 이 유형의 국제 분업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1920~1939년 새로 설립되거나 혹은 1차 대전 이후 활동을 회복한 각기의 주요한 국제카르텔 협정 및 조직은 세계시장의 100종 이상의 상품을 독점하였는데, 이것들은 주로 원재료, 연료, 반제품, 공업제품과 설비 내지는 농산물, 축산물, 어업 제품이다.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에 세계 중요 공업과 광업 부문― 여기에는 채취광업, 야금, 석유, 전기, 전신기계, 제조, 화학, 방직, 목재 및 목재가공, 식품 및 기타가 포함된다―금융업, 운수업 등등은 거의 예외 없이 모두 각국 독점자본집단과 특히 그들이 만든 각종 국제독점조직의 정도가 다른 통제를 받았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원료산지를 독점하는 것은 각국 독점자본에 있어서 생명과 관련되는 중대사이었다. 이 점은 일본이 2차 대전 시 미국에 전쟁을 도발하게 되는 직접적 계기가 다름 아닌 동남아지역의 원료를 둘러싼 쟁탈전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양차 대전 사이에 제국주의 각국은 원료산지를 필사적으로 쟁탈하려 하였으며, 우선 철광석·석유·동·알루미늄·니켈과 같은 소위 ‘전략적 원료’와 연료를 둘러싼 자원쟁탈전이 특히 심하였다. 1930년대 식민지와 종속국을 포함한 낙후된 국가와 지역의 가장 중요한 광물자원 22종 가운데서, 7개 주요 제국주의국가가 그 채취총량의 87.1%(1937년)를 통제하였으며, 그중 미국이 33.2%, 영국이 37.6%, 프랑스가 2.6%, 네덜란드·벨기에·스페인·포르투칼이 13.7%를 독점하였고, 나머지 12.9% 만이 낙후국가와 지역의 민족자본에 속하였다.(2)

    이렇듯 전략적 원료 및 연료와 관련된 영역은 제일 먼저 국제독점자본이 그 통제력을 확고히 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들 영역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국적기업이 제일 먼저 발전하였으며, 또 반대로 이처럼 자연자원에 기초한 선진공업국과 원료산지와의 국제 분업(즉 산업간 분업)을 성립시키는데 있어 이를 매개한 것은 바로 국제독점자본 즉 다국적기업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제국주의 각국의 자본주의세계의 원료자원을 통제하는 독점기업은 수백 개였는데, 그들은 각국의 대략 30개 재벌에 속하였으며, 그중 25개 전략원료의 채취는 약 70개 기업이 독점하였다.

    종전 후에도 상당 기간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는 전후 10년간 미국의 다국적기업의 활동이 대부분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의 석유 및 광산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집중되었던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술진보 특히 정보기술혁명의 추동 하에서, 물질적 형식으로 존재하는 원재료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그 비중과 중요성 역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예컨대, 현실에서는 이 같은 유형의 국제 분업은 선진국의 완제품과 개발도상국의 초급제품 간의 국제무역을 통한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종전 후 완제품무역이 국제무역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이 부단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1940년에 완성품 무역액이 전체 대외무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40%에 불과하였는데, 이 비중은 1953년 50%, 1960년 55%, 1980년 57%, 1990년엔 70%, 1995년엔 80%, 2004년엔 84%로 발전하였다. 상응하게 초급제품의 무역액이 전 세계 유형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진적으로 하락했다.(3)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아직 까지도 상당부분 그 중요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당분간 또한 그러할 것이다. 종전 후 새로 독립을 획득한 개발도상국들은 196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설립하였으며, 1960~70년 구리·커피·땅콩·코코아·야자수·천연아교 등 원료생산국기구들도 이들의 주도로 설립되었다. 또 1974년과 1975년 전후해서는 아연·육류·바나나·목재·인산·사철(철가루)·정선 텅스텐광석 등의 생산국기구들도 속속 설립되었다. 이들 기구들은 지금도 존속하면서 관련 상품들의 국제시장가격의 형성과 수요공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 산업 내 국제 분업(Ⅰ): 업종 간 분업

    이는 주요하게는 제2차 산업인 제조업 분야 내에서 경공업과 중공업 내지는 노동밀집형과 자본밀집형에 기초한 국제 분업의 형성을 지칭한다. 이와 관련된 경제학이론으로는 처음 노동력을 각국 간 비교우위를 발생시키는 유일한 생산요소로 가정했던 ‘기술차이론’―이는 다시 아담 스미스의 ‘절대적 기술차이론’과 리카르도의 ‘상대적 기술차이론’으로 나뉜다, 그리고 나중에 이를 확대한 힉스(1919년)와 오린(1933년)의 ‘생산요소 자질론’을 들 수 있다. 여기서 후자(즉 생산요소 자질론)은 전자(즉 기술차이론)와는 달리 토지·자본·노동력 모두를 각국 간 비교우위를 발생시키는 생산요소로 간주한다.

    이처럼 국제 분업의 폭이 확대되고 관련한 이론이 생겨나는 것은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점차 업종과 기술이 다양해지고 있는 객관 상황을 반영한다. 즉 2차 대전 이전에 국제 분업은 주요하게는 농산품 생산국과 공업제품 생산국 간의 분업, 원료생산국과 제조품생산국 간의 분업으로 표현되었는데, 종전 후 새로운 공업부문이 신기술에 수반하여 형성됨으로써 제품의 생산 역시도 한 단계 전문화하게 되었다. 이로부터 일부 국가는 노동밀집형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다른 일부 국가는 자본밀집형 제품을 전문 생산하는 등의 과거보다 다층적인 국제 분업이 성립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일본은 아직 방직품 생산과 수출을 주로 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이는 업종 간 분업이 종전 후 선진국 내부에서도 한동안 존재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같은 유형의 국제 분업이 본격 발전한 것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관계를 통해서이다. 1960년대부터 미국 공장들은 일본 기업에 밀리기 시작한 흑백 TV의 생산라인을 대부분 노동력과 토지가격이 저렴한 멕시코와 타이완 그리고 나중에는 싱가포르로 점차 이전하였다. 이리하여 이들 국가들에서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이 본격 발전하기 시작하였는데, 다국적기업에 의해 생산된 제품들은 일부만 현지에서 소화되었을 뿐 대부분은 국제무역을 통해 다시 미국 본토나 제3국으로 수출되었다. 1970년대 들어 이 같은 국제 분업은 더 한층 발전하였는데, 이는 자국의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먼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노동집약적 제조업분야에 대한 개발도상국으로의 이전을 이 시기 들어 더욱 본격화한 때문이다. 1970년 미국의 해외직접투자에 있어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수위를 차지하여 기존까지 우위에 있던 광업과 석유채굴 등 원료분야가 2위로 밀려난 변화는 그 같은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이 발전하는데 있어서도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직접투자, 다시 말해 다국적기업 형식을 취하는 국제독점자본의 역할이 매우 관건적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이 같은 국제 분업이 먼저 기술적으로 성립 가능하였기 때문에 국제독점자본은 자신의 진출범위를 기존의 원료산지를 뛰어넘어 세계 각지로 넓힐 수 있었으며, 투자 범위를 다양화하고 그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다.

    (3) 산업 내 국제 분업(Ⅱ): 업종 내 분업 (동종(同種) 제품 내 분업)

    이는 제조업부문 내의 분업이 진일보 발전하여, 업종 간 분업에서 업종 내 분업으로 즉 ‘동종 제품 내 분업’으로 한층 심화 발전한 것을 의미한다. ‘규모의 경제와 제품 차별화에 기초한 국제 분업’,’협의(協議)에 의한 국제 분업’, ‘수요 중첩의 국제 분업’ 등이 이에 상응하는 경제이론들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1970년대 이후 출현하였으며 앞서의 고전적 국제 분업이론과 대비하여 ‘현대 국제 분업이론’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분업은 현실에서는 동일한 부문과 업종 내의 각각의 생산자가 서로 다른 ‘수준’과 ‘설계’의 제품 생산에 종사하는 경우에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나 의류 등 동종 상품에 있어 수평적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등장한다든지, 수직적으로 명품과 중저가 등으로 나뉘는 것이 그것이다. 때문에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선진국들 간에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모두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선진국들 간에는 수평적 형태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는 수직적 형태를 주로 취하는 차이점이 있다.

    이 유형을 좀 더 관찰해 보면, 앞서 업종 간 분업이 주로 노동집약성과 자본집약성 간의 차이에 입각하여 성립했던 것임에 비해,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후자 즉 자본집약적 분야에 있어 ‘고급기술’에 기초한 것과 ‘중저가 기술’에 기초한 것으로 다시 한 번 분화가 일어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점은 위 수평적 분화와 수직적분화가 발생할 수 있게 하는 전제조건이다. 즉 새로운 공업부문이 신기술에 수반하여 부단히 출현하고, 제품의 생산 역시도 날로 전문화하고 다양화함으로써, 어느 한 국가나 거대 기업이 이들 다양한 부문과 제품들을 모두 독점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 같은 다층적인 생산 분업이 생겨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 분업이 성립하는데 있어 다음 두 가지 측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째는 기술발전이며, 둘째는 차별화 및 ‘규모의 경제’이다.

    먼저 기술발전의 측면을 보자. 이는 업종 내 국제 분업이 성립하는 데 있어 기본전제이자, 특히 선진국과 관련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선진국들이 고급기술과 고부가가치 부문을 새로 창출하여 산업과 부문을 더욱 다양화하고 자국의 산업 중심을 점차 고도화의 방향으로 이동해 가지 않는다면, 선진국 간의 수평적 분업이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수직적 분업이든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성립하기 힘들다. 종전 후 국제 분업의 진행에 있어 이 문제는 두 차례에 걸쳐 해결의 실마리가 주어졌다. 첫 번째는 1950~60년대의 제3차 과학기술혁명에 의해서이다. 이 무렵 원자력·전자·고분자합성·우주기술 등이 크게 발전하였고 자동화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로부터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는 새로운 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는데, 트랜지스터라디오·TV·냉장고·녹음기·카메라·세탁기·에어콘 및 날로 저렴한 소형자동차 등이 그것이며, 산업구조에 있어서도 중화학공업 비중이 상승하고 경공업 비중이 하락하는 한편 공업발전의 중심이 원재료공업에서 ‘가공조립’ 중심으로 발전 하였다. 그리고 새롭게 서비스산업이 발전하여 일정하게 기존의 산업구조를 변화시켰다.(4) 이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와 제품의 다양화는 업종 내 분업이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였다.

    두 번째의 계기는 1980년대에 들어선 이후 주어졌다. 이 시기 정보기술혁명을 중심으로 한 생명공학·항공우주·신 재료·신에너지 분야의 첨단기술의 약진이 이루어졌다. 이 같은 새로운 과학기술발전의 성과는 각국의 산업구조와 국제무역의 구조를 크게 바꾸어 놓았는데, 무엇보다도 이 시기 들어 서비스분야의 약진을 통해 잘 나타났다. WTO의 통계에 따르면, 1970년 전 세계 서비스무역 총액은 710억 달러이었는데, 1982년 4052억 달러로 5.7배나 급증하였다. 이후 1992년에 1조800억 달러에 이른 후 1997년 1조2950억 달러, 2001년 1조4400억 달러로 증가하였으며, 2004년에는 2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35년 동안 근 29배가 성장하였다.(5) 미국의 경우 이 시기(1980년대) 들어 해외직접투자에 있어 두 번째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는데(6), 제조업 위주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병진하는 국면’으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1985년 서비스업이 미국의 해외직접투자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은 42.8%에 이르러 38.7%인 제조업을 앞서게 되었다. 이후 이 같은 비중은 서비스업에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며 양자 간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 되었다.

    이렇듯 과학기술의 진보와 함께 각국에서 새로운 서비스산업이 발전하고 국제 서비스무역이 신속히 발전하는 데는 다음 몇 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다.

    ① 과학기술진보와 생산력의 거대한 발전에 따라 산업의 구분이 날로 세밀화 되는데, 이에 따라 다른 한편에선 산업 간의 상호 연계의 요구 역시 부단히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각종 자문, 정보, 중개, 기술용역, 금융 등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되었다.

    ②수요의 각도에서 볼 때, 각국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에 대한 수요 역시 날로 세분화 된다. 이러한 다층적인 소비수요는 서비스업을 크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며, 이에 기초하여 선진 각국의 서비스업은 전반적으로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게 되었다.

    ③국제관계에서 볼 때, 고도의 과학기술의 기초위에서 세워진 국제통신시스템은 국제적 경제연계를 위해 편리한 조건을 창출하였으며, 사회적 생산과 경제교류 범위의 확대는 이 부류의 산업이 독립하여 전문성과 효율성을 더 한층 높일 것을 요구하였다. 이렇듯 국제통신시스템의 산업화로 국가와 국가 상호 간에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국제 서비스무역의 발전을 의미하였다.

    ④국제간 기술무역의 발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 이래 선진국의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의 중심이 지식과 기술밀집형 산업으로 이전하였으며, 이와 상응하여 마이크로전자기술, 정보기술, 생물기술 등 분야의 기술특허권 양도가 각국 서비스무역 가운데서 매우 중요한 내용이 되었다.(7) 이처럼 국제 서비스무역이 1980년대 이래 신속히 발전하고 있는 기저에는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 바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국에서의 서비스업의 발전은 기존 제조업에 더해 새로운 산업과 부문을 형성케 하였으며, 또 다양한 기호를 갖는 수요층을 창출하여 국제적으로 업종 내 분업이 발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다음으로 ‘차별화 및 ‘규모의 경제‘와 관련하여 살펴보자. 이는 업종 내 국제 분업이 성립하는 데 있어 경제주체의 전략 측면의 요구라고 할 수 있는데, 차별화와 규모의 경제 양자는 상호 의존적이다. 즉 ‘차별화’만 가지고서는 부족하며 동시에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비록 차별화를 통해 어떤 특정 소비 집단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틈새시장’의 개발에 성공한다손 치더라도, 그 같은 시장수요는 규모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업종 자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자본밀집형’ 성격에 부합되지 않는다.(8)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이 같은 특수 수요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하기가 힘들다. 이 같은 딜레마는 오직 국제무역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즉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이 제품에 대한 특정수요를 모두 합칠 경우 마침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업종 내 분업은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의식한 생산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이리하여 그것이 성립하는 그 자체로써 국제 분업을 크게 발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국제 분업의 최고 단계인 ‘기업 내 분업의 국제화’로 넘어가기 직전에 나타나는 국제 분업의 고차원적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제품차별화와 규모의 경제에 기초한 국제 분업은 안정성이 결여되고, ‘고정화’ 되기도 어려우며, 대신 각국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한다. 왜냐하면 한편에선 새로운 과학기술의 진척에 기초하는 산업구조의 고도화 과정은 생각처럼 쉽게 이루어지지지 않으며 때로는 수십 년의 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낡은 산업과 새로운 산업 간의 교체와 이전이 지체됨으로써 선진국과 후발 신흥공업국과의 격차가 좁혀지거나 겹쳐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선, ‘차별화’에 유념한 동종제품은 본래 경쟁국 상호간의 기술수준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즉 수평적 차별화의 경우엔 선진국 상호 간, 수직적 차별화는 개도국 상호 간에 기술수준 격차가 크지 않다. 이 경우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실현하여 제품단가를 낮출 수 있게 되는지가 경쟁의 관건이 된다.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먼저 구축하고 다른 후발국들이 신규로 참여하는 것을 배제시키기 위한 경쟁이 가열화 되며, 대규모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현지공장 설립이 활발해지는 등 국제독점자본의 발전이 촉진된다.(9)

    이상 업종 내 국제 분업과 관련한 두 가지 요건은 국제적으로 보자면 1960년대에 이미 일차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1960년대 들어 먼저 선진국 간에 업종 내 국제 분업이 출현하는데, 이 시기 서유럽과 일본의 다국적기업은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투자를 활발히 진행하였다. 이들 삼자 간 교차투자의 활성화에 따라 다국적기업이 본격적으로 크게 발전한 것은 바로 그 같은 사정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 시기만 하더라도 업종 내 분업은 선진국 간의 수평적 차별화에 그쳤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수직적 차별화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서 선진국들이 차츰 새로운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고도화에 성공함으로써 그 같은 분업이 출현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 그 같은 산업구조조정은 선진국들 간의 교차투자를 크게 확대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에선 그들은 1970년대의 노동집약형산업의 이전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을 주도한 미국을 필두로 점차로 철강·화학·조선·전자부품 등 대규모 자본집약적 산업으로까지 개도국에 대한 설비 및 기술이전을 확대하였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수직적인 업종 내 국제 분업이 성립되게 되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들 중에서는 노동밀집형과 자본밀집형에 기초한 그 이전 단계의 국제 분업을 통해 자본과 기술축적에 일정한 성공을 거둔 일부 신흥공업국들이 이 같은 업종 내 국제 분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제조업종에 있어 자본밀집형이면서도 기술적 요구가 그리 크지 않는 산업분야가 이들 신흥공업국들의 새로운 진출목표가 되었으며, 또 이들은 앞선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한 중간단계로서도 이 같은 업종 내 분업을 적극 활용하였다. 이들 신흥공업국에 속한 일부 독점자본들은 아직 공업화를 이루지 못해 자신보다 낙후한 국가들에 대한 자본수출을 시작하는 한편, 선진국의 보호무역 장벽을 뚫고 기술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서도 선진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시도하였다. 이리하여 이 시기부터 개발도상국 내에서도 국제독점자본(다국적기업)이 활발하게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4) 동일제품 내 국제 분업―기업 내 분업과 국제 분업의 통일

    이는 국제 분업의 최고의 발전형태이다. 크게 보면 이 또한 업종 내 분업의 일종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동종’ 제품에서 ‘동일’ 제품으로 까지 더 한층 심화되었다는 의미에서 국제 분업의 새로운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왕의 국제 분업은 보통 서로 다른 국가의 생산자가 전문적으로 어떤 제품이나 혹은 서로 다른 부속품의 생산에 종사하는 것을 뜻하였다. 그러나 지구화경제 시대에 들어 새롭게 유행하기 시작한 국제 분업은 대기업 혹은 기업집단이 서로 다른 국가의 생산요소 우위 혹은 자원방면의 우세를 이용해서, 자회사 제품의 서로 다른 생산단계 혹은 공정순서를 서로 다른 국가에 배치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전체적으로 생산요소 혹은 자원의 종합적인 우위를 추구할 수 있으며, 그 결과 국제 분업은 ‘기업 내 생산 분업’ 혹은 노동 분업으로 전화되며, 국제 분업과 기업 내 분업 양자는 고도로 통일되고 일치하게 된다. 과거의 국제 분업이 생산과정에서는 자기 완결적인 독자적 형식으로 진행 된 후 최종적으로 ‘국제무역’이라는 유통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국제 분업이 실현되게 되는 일종의 ‘간접적’ 형식이었다라고 한다면, 이 단계에 이르면 생산과정 자체에서부터 직접적으로 무매개적인 국제 분업이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국제 분업의 전형적인 실례로 미국 포드 자동차회사의 국제적인 생산 분업 체계를 들 수 있다. 예컨대, 이 회사의 차체와 차체밑판은 프랑스에서 생산되며, 모터는 영국에서, 바퀴와 유리는 네덜란드에서 생산된다. 또 열쇠·방향판·연료탱크·앞바퀴는 독일에서 생산되고, 주유관은 노르웨이, 전동가죽벨트는 덴마크, 산열기와 스팀계통은 오스트리아, 차축과 바람막이 유리는 일본, 속도계는 스위스, 일반 차 유리와 실린더는 이탈리아, 공기정화기와 저지 및 후시경은 스페인, 차 음향계통은 캐나다에서 각각 생산된다. 기업 본부가 있는 미국에선 단지 차바퀴와 와이퍼만이 생산될 뿐이며, 마지막으로 영국의 하리우드에서 최종 조립된다. 이렇듯 국제 분업이 기업 내 분업의 부속물이 된다.

    이 유형의 국제 분업은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정보통신혁명의 기술적 바탕위에서 이루어진 다국적기업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물론 1960~70년대부터 미국의 일부 기업들이 멕시코와 동아시아 등에 부품공장을 세운 후 이로부터 생산된 부품들을 다시 국내로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하는 식의 사례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이는 오늘날 지구화시대의 시각에서 보자면 단지 초보적 형태의 의미만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지역에 있어 전 지구적 범위가 아니라 주로 미국 본토와 가깝거나 교통이 손쉬운 몇몇 지역에 국한되었으며, 또 생산 공정의 측면에서도 가장 단순한 일부 부품의 생산 혹은 조립과정만이 해외로 분산 배치되었을 뿐이다. 이는 생산과정 일체뿐만 아니라 나아가 연구개발(R&D) 과정을 비롯해서 최종적인 판촉활동에 이르기까지 경영활동 전반의 ‘가치 체인(사슬)’의 각각을 지구적 범위에서 가장 유리한 분산배치를 추구하는 오늘날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후자와 같은 수준의 동일제품 내 국제 분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정치·기술·사회적 조건이 필요하다. 예컨대 신속하고 안정적인 국제통신과 국제운수, 국제 제품과 부품에 대한 통일적 표준 제정, 자유롭고 신속한 통관절차 및 장기간의 안정적인 국제정치질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조건은 1980년대까지는 아직 성숙치 않았으며 1990년대 들어선 이후라야 비로소 하나씩 갖추어지게 되었다.

    2)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독점자본의 형성과 발전과정의 이면에는 국제 분업이 부단히 심화 확대하는 과정, 다시 말해서 생산국제화가 점차적으로 실현되는 과정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양자 관계를 규정한다면, 국제 분업은 국제독점자본운동의 기본전제가 되며, 이에 대해 후자는 아직 잠재적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국제 분업을 현실화하고 촉진 시키는 데 있어 필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10)

    국제독점자본의 형성과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자본수출, 생산 및 자본의 집중, 혹은 자본 간 경쟁과 같은 생산관계 범주의 요인들이다. 그러나 국제 분업과 같은 생산력 범주의 요인은 국제독점자본의 발전에 있어 근본적인 영향 내지는 전제조건을 제공한다. 예컨대 독점자본이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토지 등 유리한 생산조건을 이용하여 높은 잉여가치를 획득 한다 손 치더라도, 그것의 최종적 이윤실현을 위해선 국제무역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며, 이 같은 국제무역이 성립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써 자본수출국과 자본유입국(개발도상국) 간의 일종의 ‘국제 분업’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농산물과 광산물과 같은 천연자원이나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제품의 선진공업국에로의 수출, 그리고 이들 제품들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계설비 등 자본집약적 공업제품의 수입과 같은 산업간 내지 업종 간 국제 분업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양자 관계는 개발도상국이 차츰 경제성장을 이룬 후에도 보통 시장과 기술을 선진국에 여전히 의존하게 된다는 면에서 기본적으로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 경우 일정한 변화가 발생한다. 한편에선 양자 간 분업이 산업 내 분업 혹은 업종 내 분업으로 한 단계 고도화하고, 양자 간에 존재하는 비교우위 역시도 점차 천연자원의 존재유무나 저렴한 노동력의 보유여부 위주에서, 자본과 기술 우위에 기초한, 즉 규모화 생산과 차별화 및 첨단기술독점에 기초한 것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이 진행됨에 따라 그 시장규모도 확대하게 되며, 이에 따라 선진국의 고급품(기술과 지식 집적상품)에 대한 수입시장으로서의 역할도 일정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다국적기업 내의 지구적 분업체계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는다.

    이처럼 국제 분업이 국제독점자본의 발전에 있어 기본전제가 된다는 사실은 선진국들 상호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예컨대 1950년대 미국 다국적기업이 서유럽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미국 기업들의 과학기술과 관리수준 등 전반적인 생산력수준이 서유럽 각국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며, 이로부터 양자 간 노동집약형과 자본밀집형에 기반 한 비교우위가 발생하였던데 기인한다.(11) 그리고 1960년대 이후 ‘쌍방향’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은 당시 과학기술혁명의 진전에 따라 새롭게 서비스업 등이 발전하면서 ‘제품차별화’와 ‘규모의 경제’에 입각한 수평적인 업종 내 분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제 분업은 시종일관 국제독점자본이 전 지구적 공간을 무대로 자신의 축적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기본 전제조건이 된다. 물론 위의 각종 비교우위에 기초한 국제 분업이 실제 현실화하는데 있어선 국제독점자본의 역할 역시 빠트릴 수 없다. 이들은 아직 경제발전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 및 생산설비를 제공하였으며, 또 생산된 제품에 대해 국제적인 판로를 열어주어 이들이 초기 경제발전과 자본축적을 이룰 수 있게 하였다. 또 선진국들 간에 실제 수평적인 업종 내 분업이 현실화하는데 있어서도 그들 상호 간의 ‘쌍방향’ 투자를 통한 다국적기업의 활발한 진출이 필요하였다. 때문에 국제 분업과 국제독점자본은 상호 분리할 수 없는 의존관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사실은 국제독점자본의 기초가 본질적으로 생산과정(국제 분업)에 있으며, 그 때문에 산업자본운동이 지구화시대인 오늘날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마치 지구화시대에 산업자본운동과 아주 동떨어진 별도의 금융(업)자본의 운동 내지는 그것의 통치를 상정하는 것은 자본에 대한 신비화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문 주석>

    1. ‘국제 분업’ 범주는 지구화시대 자본주의 내지는 신자유주의 문제와 관련하여 이윤율을 높이기 위한 제 범주 중의 하나 혹은, “생산성과 이윤율의 정체 속에서 노동유연화와 생산 세계화를 통한 ‘착취’ 강화”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핵심’ 범주의 하나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즉 그것은 ‘생산사회화’의 최고수준으로의 발전을 상징하며, 따라서 거기에는 생산력 발전의 측면 외에도 생산관계 즉 과잉생산, 과잉자본, 자본수출, 독점화, 독점 간 경쟁과 같은 내용들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개념은 지구화시대에 있어 생산의 사회화와 자본주의적 점유 간의 모순이라는 ‘기본모순’의 심화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
    2. [中] 宋则行 樊亢 主编, 1998年, 《世界经济史》中卷,pp217-218. 经济科学出版社.
    3. 中]姜春明 佟家栋 主编, 2007年, 《世界经济概论》,p74.天津人民出版社.
    4. 물질적 재화의 생산부문인 제1차 산업과 제2차 산업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950년대 초의 55%에서 1980년대 초의 43%로 줄어들었으며, 대신 비물질적 재화의 생산부문인 제3차 산업의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57%로 상승하였다. 《世界经济史》下卷,p27.
    5. 위의 책,p76. 여기서 국제 서비스무역은 경제수익을 획득할 목적으로 한 비물질 제품의 국경을 넘는 교역활동의 총칭을 의미한다.
    6. 미국의 해외직접투자에 있어 첫 번째 중요한 변화는 1970년 초반에 출현하였는데, 기존까지 우위에 있던 광업과 석유채굴 등 원료분야가 2위로 밀려나고 대신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1위를 차지하였다.
    7. 이상 국제 서비스무역의 신속한 발전 원인과 관련한 내용은 《世界经济概论》, pp76-77 참조.
    8. ‘업종 내 분업’ 자체가 자본집약적 분야에 있어 ‘고급기술’에 기초한 것과 ‘중저가 기술’에 기초한 것으로 다시 한 번 분화된 것이라는 앞서의 지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9. 예컨대 한국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그 좋은 실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이들을 전략분야로 선정한 후 국가적 차원에서 자본과 자원을 집중 지원하여 규모의 경제를 구축함으로써 이후 다른 경쟁국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10. 이와 관련하여 다음 인용문은 참고할 만하다. “자본주의 발전과정에 있어, 생산국제화와 자본국제화는 동일한 발전과정의 두 측면이다. 생산국제화는 생산력의 발전이 민족적 테두리의 한계와 속박을 벗어나는 것으로 표현되며, 생산사회화의 국제적 범위에서의 발전이고, 이로써 각국의 사회재생산이 날로 교차하고 밀접해지게 하는 과정이다. 자본국제화는 각국 자본의 순환과 회전이, 화폐자본·생산자본·상품자본을 포함해서 날로 국제화하는 과정을 반영하며, 자본주의의 세계적 범위 내에서 자본주의 생산관계가 날로 국제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조건 하에서 생산국제화와 자본국제화의 날로 강화되는 추세는 동시에 함께 진행되고 상호 촉진되며, 생산국제화는 자본국제화가 발전하는 기초이며, 자본국제화는 생산국제화가 발전하는 자본주의적 형식이며 변화상태이다.”[中]宋涛 陈耀庭 主编,1992年, 《论国家垄资本主义》,p199.安徽人民出版社. 여기서 ‘자본국제화’란 결국 오늘날 지구화시대에 있어서는 국제독점자본의 형성과 발전을 의미한다.
    11. 전후 초기와 1960년대, 미국 다국적기업은 서유럽 각국의 경제 회복과 발전 및 신흥 공업부문의 건설에 상당한 촉진작용을 하였다. 미국의 서유럽에 직접투자를 수행한 민간 독점기업은 일반적으로 모두 실력이 강하며 기술이 선진적인 대기업으로, 그들은 자신의 선진기술을 이용해서 서유럽 각국에 많은 신흥 공업부문을 건립하였다. 예컨대 서유럽의 석유화학공업·합성섬유·인조아교·전자공업 등은 모두 미국자본이 제일 먼저 세운 것들이다. 미국 회사는 서유럽에 선진기술과 공예를 제공하는 동시에, 선진적인 과학관리기법 또한 대동하여 현지기업의 경영관리 수준이 제고되도록 함으로써 서유럽 각국의 경제효율과 노동생산성의 성장 및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하였다. 또 다국적기업이 현지에 투자하여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그것이 소재한 국가의 취업기회를 증가시켜 당시 서유럽국가들의 심각한 실업문제가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마찬가지로, 1970년대 이래 서유럽과 일본 다국적기업의 경쟁력이 신속히 제고됨에 따라 그들은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강화하였는데, 일부 대기업은 의약·화공·전자·기계부문의 선진기술을 미국에 들여와서 미국의 일부 공업부문의 설비가 갱신되고 산업구조조정이 촉진되도록 하였으며, 미국의 국제수지상황을 개선하고 실업 압력을 줄이는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다. 《世界经济史》下卷,p390 참조.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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