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시행령···
산안법 하위법령, 다시 제대로 만들어야"
산재와 재난 피해자 가족들,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
    2019년 06월 14일 06: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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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와 재난참사 피해 가족들이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재수정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산재 및 재난 참사 피해 유가족들 모임인 ‘다시는’과 시민사회단체 ‘생명안전 시민넷’은 1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산안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시행령을 제대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산안법 개정안 취지에 맞는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기자회견은 이날로 벌써 세 번째다.

사진=생명안전 시민넷

앞서 태안화력발전에서 일하다 사망한 고 김용균 씨 어머니와 삼성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 씨 아버지,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은 고 김태규 씨의 누나, 특성화고 현장실습 중 숨진 고 이민호 군의 아버지, tvN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등 유가족들은 입법취지에 맞게 시행령이 제대로 정비돼야 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연달아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유가족 모두와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인 김훈 작가 등은 이날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정부가 내놓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예고안은 작은 희망마저 무참히 꺾어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시행령엔) ‘죽음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며 “도대체 법을 개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허탈할 지경”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회는 고 김용균 씨 사고를 계기로 산안법 전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김 씨가 일했던 발전소 현장과 업무는 도급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여당은 시행령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정부가 지난 4월 입법예고한 시행령에 김 씨가 일했던 발전소는 도급 승인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굴삭기, 덤프, 이동식 크레인 등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대부분의 건설기계 사고도 원청의 책임을 면제해줬다.

유가족들은 “발전소 외에도 조선소와 철도, 건설 현장처럼 죽음이 반복되었던 일들이 도급 승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도 폭넓게 면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을 죽게 한 기업주 누구도 감옥에 가지 않았고, 그래서 죽음은 반복되고 있다”며 “위험작업을 하청에 떠넘기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죽음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신경 쓸 일도 많고, 힘든 자리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일을 뒤로 미룰 수는 없다”며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대통령님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과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만든 산업안전보건법이 이렇게 훼손되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다”며 “산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제대로 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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