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취소 거부,
'문재인 정부는 규탄 대상'
"대통령 순방 북유럽 국가에서 교직원노조 허용하지 않는 나라 없다"
    2019년 06월 12일 10: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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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전교조가 12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거듭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촉구했다. 전교조는 사학비리 고발 등으로 인해 해고된 교사가 조합원으로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이래로 7년째 법외노조 상태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집권 3년차가 된 지금까지도 법 개정 문제를 내세우며 공약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거부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엔 연가, 조퇴 등의 방법으로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사진=유하라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위한 민원서가 72,535부가 제출됐고, 326명의 사회원로와 1,610개 시민단체, 시도교육감협의회, 학부모단체, 퇴직 교사 등 각계 각층이 기자회견과 성명을 내어 문재인 정부에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법 개정 핑계를 대며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는 법개정과 상관없이 정부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 전교조는 창립 30주년 바로 다음날인 5월 28일, 청와대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출정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또 다시 이 거리에 서서 법외노조를 철회하라는 투쟁을 하고 있다”며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청와대의 사법농단으로 전교조는 법외노조화됐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노조 할 권리를 박탈당했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기회와 과정이 공평한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출정사가 끝난 직후 광화문 광장을 거쳐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향했다.

보수단체, 전교조 행진 경로에서 욕설과 비난 퍼부어

보수성향 학부모단체들은 전교조의 예정된 행진경로인 광화문 북광장 인근에서 미리 집결해있었다. 이들은 전교조가 행진을 하자 ‘전교조 해체’, ‘사회주의 교육 반대’ 등의 손피켓을 들고 조합원들을 향해 “북으로 가라, XXX아”, “선생이 왜 노동자냐” 등 고성과 욕설을 퍼부었다. 한 차로를 사이에 두고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이 쏟아지면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교조가 무대응으로 일관해 큰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보수단체 회원 중 일부는 전교조 행진 경로까지 넘어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촛불 정부 아니다. 규탄의 대상”

청와대 사랑채 앞에 도착한 전교조는 곧바로 본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청와대는 정치 논리의 허사에 빠져 사법부와 입법부 뒤로 숨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역사적 평가의 기로에 서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촛불정부가 아니다. 이제 우리에게 문재인 정부는 규탄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법외노조 문제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고, 대통령이 되고 나선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후엔 ‘지방선거 끝나면 해결하겠다’고 했고, 선거가 끝나니 ‘ILO 100주년 총회가 끝나면 해결한다’하고 있다. 이 수많은 약속들 중 하나라도 지켜진 것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정부 의지로 할 수 있는 법외노조 직권취소하고, 전교조 법외노조의 근거가 된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대회에 직접 참석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국가를 순방 중이다. 그 나라들이 어떻게 선진국이 됐는지 배워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북유럽 국가 어디에도 교직원 노동조합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결국 결심과 실천의 문제”라며 “집권자인 대통령이 나서서 노동존중을 결심하고 실천했기에 노동존중이 제도화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천하지 않고 말만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본대회에 참석한 전교조 대오 뒤편으론 보수단체들도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50여명이 모인 집회에서 보수단체의 한 회원은 “전교조가 교단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동성애를 비난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한국에 권고한 유엔이 “대한민국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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